* 본 촬영은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그동안 써 왔던 ‘일과 인생’이라는 주제를
놓치지 않고 글쓰기를 하려면 청년과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직업에
도전하자는 생각이 이어지더군요.

30년의 회사 생활을 끝내고

아내, 두 딸과 함께 가정을 꾸려온 한덕환 씨는 공기업에서 신입사원부터 부장까지 거친 후 15년 만에 창업의 꿈을 안고 첫 번째 회사를 퇴직했습니다. 이후 디지털 제품을 개발하는 중소기업을 창업했지만 15년간 회사를 운영하며 서서히 번아웃에 빠졌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열정과 창의력을 요구하는 연구개발 회사의 경영자로서 부족함을 느꼈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상황이 쉽지 않아지며 마음도 지쳐갔기 때문이죠. 결국 동업자에게 회사를 맡긴 후 사장 자리에서 내려오게 됩니다. 이를 두고 한덕환 씨는 자신이 가장 잘한 선택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30년간의 회사 생활을 끝내고 은퇴 후 한덕환 씨는 1년간 중소기업의 경영 자문을 제공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곧 관두고 가장 좋아하는 일인 글쓰기에 몰두하게 됩니다.

“은퇴 직전 시작했던 글쓰기는 ‘은퇴 후엔 좋아하는 것만 하겠다’고 다짐한 혼자만의 약속 같은 것이었어요. 글쓰기를 워낙 좋아해 브런치 작가로 활동을 시작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 소재가 고갈돼 무엇을 써야할지 모르겠더군요. 그동안 써 왔던 ‘일과 인생’이라는 주제를 놓치지 않고 글쓰기를 하려면 청년과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직업에 도전하자는 생각이 이어지더군요.”

한덕환 씨는 이후 1년간 청년을 만나 이야기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재취업 지원서를 냈지만, 반응은 감감무소식이었습니다. 수십 통의 지원서 중 단 두 회사에서 면접 기회를 주었지만, 그것마저도 불합격이었습니다. 일 년간의 재취업 도전이 실패로 끝난 것이죠. 하지만 한덕환 씨는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좋아하는 일을 좇았습니다.

“재취업의 실패로 인한 우울을 견뎌내기 위해 좋아하는 일을 찾다 보니 ‘유튜브 크리에이터’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이번엔 실패하지 않기 위해 딸들의 도움까지 받아 체계적인 접근을 하기로 했습니다. 찾아보니 ‘서울시50플러스센터’에서 유튜브 제작 과정교육이 있더라고요.”

한덕환 씨는 2020년 초 마포에 있는 ‘서울시50플러스센터 중부캠퍼스’에서 개설한 ‘유튜브 제작을 위한 기초과정’과 ‘중급과정’을 동시에 신청하고, 두 달간 병행 수강했습니다. 교육을 통해 유튜브에 대한 기초 지식를 습득했고, 유튜버 활동을 시작할 준비를 했습니다.

인생 2막은 1막처럼 하나의 제대로 된 직장이나
직업만을 기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부터 그 욕심을 버려야 하는 것이죠.

재취업을 향한 끝없는 도전

“재취업 도전에서 연전연패하여 시무룩한 저를 보고 있던 딸들이 얘기했습니다.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아빠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이 모여 고민을 함께하는 곳을 찾아보는 게 어떻겠냐고요. 그러면서 추천한 ‘서울시50플러스센터’는 저에게 많은 변화를 줬습니다. 교육과정을 마친 후, 일단 시작하고 부족한 것은 채워가자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유튜브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편집해 업로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죠.”

이처럼 인생 2막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한덕환 씨에게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우연히 서울시50플러스센터의 게시물을 통해 ‘굿잡5060’의 신중년 역량강화 과정을 발견하게 된 것입니다. 2021년 2월부터 3월까지 밟은 ‘신중년 역량 재충전 코스’는 한덕환 씨에게 또 다른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재취업을 위해 꼭 필요한 체계적인 교육훈련과정을 밟으며 한덕환 씨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재취업 준비생으로 변모했습니다.

“준비하고 나니 그제야 재취업시장의 문이 열리기 시작하더군요. 두 달간의 교육과정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경험한 여러 교육훈련이 금과옥조이자 실전 레슨이었습니다. ‘굿잡5060’의 교육과정을 끝내고 다시 시도한 도전은 준비 없이 시작했던 그전 1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신중년의 재취업에도 체계적인 학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2021년 4월, 불과 한 달 동안 한덕환 씨에겐 여섯 번의 면접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다섯 번의 면접에서 떨어진 후 여섯 번째 면접에서 합격 소식을 받은 한덕환 씨는 본격적인 인생 2막의 직업을 갖게 됩니다. 바로 ‘서울시 뉴딜일자리 매니저’로서 수행하고 있는 구청의 ‘청년 일자리 멘토’ 일입니다. 결국 한덕환 씨는 ‘글을 쓰기 위해 청년을 만나겠다’는 무모하지만 당당했던 그의 꿈을 이룬 것입니다. 인생 1막의 30년과는 전혀 다른 조직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조직생활. 다양한 청년들을 만나며 한덕환 씨는 그렇게 고대하던 글감들을 다채롭게 접했고, 30여 편에서 멈췄던 그의 브런치 작품은 90편이 넘었습니다.

좋아하는 것을 하는 중년

한덕환 씨는 2023년엔 종이책을 출간하겠단 새로운 목표를 세웠습니다. 그동안 브런치에 쌓아온 글을 모아 한 권으로 묶어볼 생각입니다. 책을 출간한 뒤엔 글로 기록한 그의 인생을 바탕으로 강연을 다니고 싶습니다. 인생 2막을 앞두고 막막해하는 신중년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로 고민을 함께 풀어가고자 합니다. 강연자가 되어 지방을 다니며 신중년들을 만나고, 한편으론 지역의 좋은 곳을 영상에 담아 유튜브 작품으로도 올릴 계획입니다.

한덕환 씨는 이제 중장년이 되면 같은 일을 같은 수준으로 성과를 내더라도 사회는 같은 성과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생 2막은 1막처럼 하나의 제대로 된 직장이나 직업만을 기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처음부터 그 욕심을 버려야 하는 것이죠.

“대신 크기가 작더라도 여러 개를 모아보면 어떨까요? 큰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오히려 다채로워서 지루하지도 않으며 다양한 즐거움을 줄 수 있습니다. 나이는 들었지만, 그 대신 풍부한 노하우와 경험, 다양한 스토리를 기억 주머니 속 이곳저곳에 담아 놓았습니다. 너무 많은 곳에 너무 많은 것을 오랫동안 담아놓다 보니 어디에 어떤 것이 존재하는지를 기억하지 못할 뿐입니다. 그런데, 이 경험이 주는 지혜는 결코 사라지거나 늙지 않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그것을 나의 N잡으로 삼아 몰입하다 보면, 어느새 즐거운 인생 2막을 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저처럼요!”

Tip.

“부캐를 찾으세요”

준비 없이 맞는 인생 2막이 얼마나 막막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당장 ‘좋아하는 일부터 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보면 그것이 수익화로 발전할 수 있고 결과물을 축적하다 보면 새로운 가치로 진화하기도 합니다.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 시작하고 지속하는 데 ‘비용 부담이 적은 것’, ‘나이와 무관하거나 나이가 들면 더 어울리는 것’, 그리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을 찾는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