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촬영은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학교 일에만 전념하던 제가
퇴직 후에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충격적이었죠.
허탈한 마음에 3년 남은 재직 기간 동안 별다른 준비도 하지 못했어요.

40년 잡은 교편을 내려놓다

1982년 상업계 고교 교사를 시작으로 40여 년간 교편에 섰던 임혜진 씨는 교사, 교감, 교장으로서 교육 발전에 매진하다 지난 2022년 3월 정년퇴직했습니다. 그는 나이 63세에 처음 마주한 새로운 현실에 가슴 설레게 두근거리기도, 당혹감에 어린아이처럼 엉엉 울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관장으로서는 가장 높은 위치에서 최고의 선택만을 하던 그가 퇴직을 앞두고 고용지원센터에 전화 상담을 했던 날은 충격적인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퇴직을 3년 앞둔 2019년 어느 날이었어요. 퇴직 후에 할 수 있는 일이 꽤 많을 거라 생각했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용지원센터에 전화를 걸어 제 나이와 신분 그리고 노인상담사와 사회복지사 자격증 등이 있다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제 경력이나 역량과는 맞지 않는 일자리들만 추천해주셨어요. 제 나이대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설명과 함께요. 하루에 10시간 이상 학교 일에만 전념하던 제가 퇴직 후에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충격적이었죠. 허탈한 마음에 3년 남은 재직 기간 동안 별다른 준비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방황은 길지 않았습니다. 퇴직 직후 임혜진 씨는 파주시 고용지원센터를 방문해 퇴직 후 재취업을 위한 상담을 받았습니다. 전직장에서 추진했던 업무와 취득한 자격증을 바탕으로 상담이나 교육 방면에 취업하길 원하는 임혜진 씨에게 컨설턴트는 중장년일자리 희망센터에서 운영하는 취업프로그램을 소개해주었습니다. 더해 센터에서 추진하는 자격증 관련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내일배움카드를 발급 받아 재취업 준비를 같이 하자는 든든한 말도 해주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받은 것을 어르신들께 돌려드릴 차례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살아오신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즐겁게 사시도록 몸과 마음의 지킴이가 되겠습니다.

아버지의 치매가 준 사명감

임혜진 씨는 고양 상공회의소에서 생애경력 설계서비스 프로그램 온라인 강의를 듣고 생애설계를 위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작성했습니다. 직업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기관도 알아보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신장 투석과 치매로 통원 치료를 하던 아버지가 집에서 낙상하신 후 치매 증상이 심해져 결국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나쁜 일은 겹쳐 온다고 하잖아요. 병간호하시던 어머니께서도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 입원해 치료받으셨어요. 지금은 정기 검진을 받고 계실 정도로 쾌차하셨지만, 당시엔 자괴감이 컸죠. 내가 왜 아버지의 치매 증상을 알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도 많이 들었어요. 치매 환자를 돌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도 생생하게 깨닫게 됐지요. 그때 컨설턴트께서 중장년희망일자리센터에서 실버인지놀이 전문가 자격증 과정을 개설한다고 전화를 주셨어요. 저는 이거다 싶었어요. 그날로 강의 신청을 했습니다.”

임혜진 씨는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자격증을 취득한 뒤 컨설턴트의 알선으로 노인 인지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브레인 힐’과 강사를 양성하는 ‘교육하는 날’에 면접을 보았고 노인 일자리 지원사업에 참여해 노인 인지 개발을 위한 프로그램 교육을 이수했습니다. 지난해 10월까지 브레인 힐과 연계된 복지시설기관에서 현장실습을 마친 임혜진 씨는 2022년 11월부터 데이케어센터와 요양시설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현장실습을 하면서 연계된 복지시설기관의 사회복지사, 활동에 함께 참여하는 요양보호사와 교육에 대한 긴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또 현장실습 중 발생하는 여러 사안에 대해 정기 협의 시 브레인힐 대표께 제안하고, 강사들과 서로 코치하면서 어르신을 교육했습니다. 컵교구를 이용한 놀이 활동을 할 때는 어깨에 멍이 들 정도로 연습했어요. 하지만 좋아하시는 어르신들과 복지시설 관계자를 보니 무척 뿌듯했어요.”

직업학교 설립의 꿈

정년 퇴임과 잠깐의 방황 그리고 우연히 겹친 아버지의 병환으로 생긴 사명감이 임혜진 씨에게는오히려 역량을 되살리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복지시설기관에 계신 어르신들과 노래를 부르며 율동하거나 그림을 그리고 종이를 접는 것이 낯설었지만, 임혜진 씨는 자신이 이런 활동에 익숙해지도록 몬테소리시니어지도사, 색종이접기전문가 1급, 손유희지도사 1급, 동화구연지도사 1급 과정도 이수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능력 있는 인재들에게 맞춤형 직업교육을 실시하여 만족한 삶을 영위하게 할 뿐만 아니라 사회발전에 기여하도록 직업학교 설립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런 꿈을 꾸고 실천할 수 있는 데에는 준비 없이 드넓은 세상에 홀로 나온 저의 손을 힘껏 잡아준 파주시고용지원센터와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컨설턴트 님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제가 받은 것을 어르신들께 돌려드릴 차례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살아오신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즐겁게 사시도록 몸과 마음의 지킴이가 되겠습니다.”

Tip.

퇴직자들에게 드리는 임혜진 씨의 당부
퇴직 후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해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그럴 때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고용지원센터의 여러 기관을 방문해 자신에게 맞는 맞춤형컨설팅을 받으세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기타 다른 전문기관에서 운영하는 직업프로그램 이수, 내일배움카드 발급으로 필요한 직업역량을 키워가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상실되지 않도록 운동을 열심히 하시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긍정적으로 단련시켜가면서 전문기관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면 원하는 직업을 분명히 가지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