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DECEMBER/ vol.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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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도전’은 설레는 동시에 두려운 한 단어입니다.
미래를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설레지만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두려운 것도 사실이죠. 조수미 씨도 그랬습니다.
유치원 교사에서 아이들과 안정적인 한 때를 보내던 때에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는 것이 과연 맞는 일일까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또 질문했죠.
그 질문 끝에 결국 새로운 배움에 도전한 수미 씨는 결과가 어떻든
도전은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황정은 / 사진박찬혁

작은 일상 속에서 발견한 달콤한 꿈

10년 전 대학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유아교육을 복수전공으로, 조소를 부전공으로 삼은 조수미 씨는 아이들을 좋아하고 손재주가 많은 대학생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워낙 손으로 만드는 일을 즐거워하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행복해 했기에 수미 씨는 유치원 교사로 진로를 선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참 높았어요. 아이들을 보살피며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저한테 마치 선물같이 느껴졌거든요.”

실내 수업보다는 야외 수업을 더 선호했던 수미 씨는 평소 아이들과 종종 유치원 앞에 있는 작은 숲에 나가 자연을 만나는 일을 이어갔습니다. 미술교육과 유아교육을 전공한 만큼 아이들과 숲에 나가 다양한 자연물을 이미지화 하는 활동을 즐겼던 것이죠. 그러던 어느 날, ‘오늘은 뭘 만들어볼까?’ 라는 수미 씨의 질문에 한 아이가 ‘꽃 케이크를 만들어봐요!’ 라고 대답한 것이 수미 씨 마음에 또 한 번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아이들이 숲에 떨어진 낙엽과 열매, 꽃을 이용해 흙 위에 케이크 모양으로 데코레이션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만들어진 ‘꽃 케이크’를 저에게 보여주는데 정말 예쁜 거예요. 그걸 보더니 한 아이가 ‘선생님 진짜 꽃 케이크 만들고 싶어요’ 라고 말한 게 제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그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그러게. 나도 정말 꽃 케이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에 가득 차 올랐죠.”

플라워케이크, 내가 만들 수 있을까?

본래 손으로 만드는 일은 무엇이든 좋아했기에 수미 씨는 곧장 플라워케이크를 만드는 공예학원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당시에는 플라워케이크가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기에 이를 알려줄 학원을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학원을 검색한 결과 수미 씨는 자신에게 맞는 학원을 찾을 수 있었고 정규과정과 심화과정을 모두 수료할 정도로 열심을 다해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업을 다 듣고 나니 저만의 플라워케이크를 만들고 싶었어요. 하지만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투 잡을 가질 수는 없었기 때문에 한 동안 재능기부 형식으로 플라워케이크를 만들고 나눠주는 일들을 이어갔어요. 그저 즐거워서 한 일이죠. 하지만 평일에는 아이들을 만나고 주말에는 혼자 케이크를 만드는 일이 육체적으로 고되더라고요. 한 가지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무엇보다 제 마음속에 이 일을 보다 전문적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져갔거든요.”

그렇게 유치원 교사와 플라워 케이크 제작을 병행한 지 약 4년이 지났을 즈음, 수미 씨는 본격적으로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결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보다 진지한 물음을 스스로에게 거듭 건넨 후 수미 씨는 유치원을 그만 두고 이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했습니다.

“2020년 2월에 유치원 교사를 마무리하고 한두 달 정도 여행을 다녀온 뒤 본격적으로 제과제빵 공부를 위한 루트를 알아봤어요. 어떤 기관이 저에게 잘 맞는지 알기 위해 인터넷으로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했죠. 하지만 광범위한 정보들로 인해 오히려 선택지를 좁히지 못하고 그저 시간만 보내게 됐어요. 그러던 중 고용노동부가 생각났어요. 스무 살 때 학교에서 ‘고용노동부에 가면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문득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거든요. 그렇게 무작정 고용지원센터에 찾아갔습니다. 이곳에서 ‘내일배움카드’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제가 사는 곳과 가장 가까운 고용지원센터에 방문해 상담을 받게 됐어요.”

상담을 받은 결과 수미 씨는 한국외식조리학교의 ‘취업패키지프로그램 Ⅱ’를 수강하는 게 가장 적합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곧장 조리학교에 등록했습니다.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체계적인 수업이라는 게 마음에 들었던 만큼 지체할 이유가 없었죠. 사실 수미 씨는 그동안 플라워케이크의 꽃을 만드는 것은 자신 있었지만 빵을 만드는 건 자신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이번 기회에 기술을 익혀보자 싶었죠. 나아가 이것을 통해 높은 퀄리티의 플라워케이크를 만들 수 있다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달콤한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준,
국민내일배움카드

“조리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혼자 집에서 만들었을 때 베이킹에 실패한 이유를 체계적으로 알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배합의 기초와 공식부터 배우다보니 스스로 기본이 탄탄하게 쌓인다는 것을 느꼈고, 그럴수록 베이킹에 대해 자신감이 올라가더라고요. 5개월, 주5일, 풀타임 과정이었는데 태풍이 너무 심해서 차량 이동이 어려웠던 하루를 제외하고는 빠지지 않고 수업을 들었어요.”

제과제빵에 대한 기초 지식을 배울 수 있던 5개월의 시간은 수미 씨에게 매우 필요하고, 그렇기에 소중한 날들이었습니다. 재료의 배합표가 얼마나 중요한 지 스스로 되새겼고 이곳에서 배운 것을 응용해 자신만의 배합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제과제빵을 배우기 위해 모인 수강생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는 것은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20대의 어린 친구들도 있었지만 40대, 50대, 나아가 70대의 연세 지긋한 할아버지까지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습에서 많은 귀감을 얻었죠.

“특히 어르신들서 열심히 빵을 만들고 계신 모습을 볼 때면 저도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저는 그 때 당시 제 나이가 늦었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그 분들을 보면서 도전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새삼 느꼈어요.”

과정 이수 후, 자신만의 작은 공방을 만들어 케이크를 만들어 판매하는 일을 1년 동안 이어간 조수미 씨. 1년의 시간 동안 수미 씨는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 많은 고객과 만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플라워케이크 강사로도 활동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죠.

“제과제빵을 배우고 스스로 창업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 저에게는 선물 같은 시간이었어요. 무엇보다 제 안의 다른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는 게 가장 좋았어요. 앞으로 무엇이든 좀 더 자신감을 갖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전이라는 단어가 한편으로는 막연하고 두렵게 느껴졌는데 이번 기회에 두려움보다는 설렘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이 지면을 통해 제게 제과제빵을 알려주신 윤영국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용기 내어 창업을 할 수 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얻은 좋은 에너지를 저 역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어요.”

현재 수미 씨는 공방을 접고 다시 유치원 교사로 돌아갔습니다. 공방을 운영하던 1년 동안 많은 손님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덕에 행복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혼자 모든 주문을 감당하는 게 어려웠기에 스스로에게 잠시 쉬는 시간을 내준 것이죠. 그 시간 동안 유치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몸과 마음을 건강히 만들어 머지않은 시간에 다시 창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이제는 제 삶에서 직업이 하나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다양한 일을 넘나들 수 있다면 그게 능력이라고 생각하게 됐죠. 이런 생각을 갖게 되기까지 국민내일배움카드가 큰 도움을 줬어요. 국민내일배움카드는 저에게 ‘엄빠 카드’나 다름없어요.(웃음) 서른이 넘은 나이에 부모님께 지원을 받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시작을 위해 저를 지원해주는 국민내일배움카드가 마치 ‘엄빠’ 카드처럼 든든하게 여겨졌어요.”

국민내일배움카드의 응원과 함께 앞으로 더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는 수미 씨는 자신이 배운 것을 유치원에서 함께하는 아이들과 더 재미있게 나눌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 창업자‘s 꿀팁 >

창업을 앞두고 계시다면 무엇보다 자신이 창업하려는 분야의 기본 지식을 탄탄하게 쌓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래야 고객들에게 더 깊은 신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자본금은 여유롭게 마련하세요. 저는 빠듯하게 창업 했는데 그래서인지 여유가 없어서 심적으로 어려움이 오기도 했어요. 혼자 창업하고 운영하는 일은 쉽지 않아요. 직원을 고용할 것인지 등 계획을 잘 세운 후 창업하실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