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촬영은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수거하거나 기부 받은 장난감의 양은 일주일에 10톤이 넘습니다.
이 중 70%가 재사용 될 수 있을 만큼 멀쩡합니다.
나머지 30%의 못 쓰는 장난감은 해체한 뒤 재생 소재로 이용되는데, 이렇게 얻은 소재는 타일이나 조명, 가구로 재탄생합니다.

장난감의 선순환을 실현하다

요즘은 대형마트나 문구점, 편의점만 가도 장난감이 넘쳐납니다. 아이들은 손 쉽게 장난감을 가질 수 있죠. 아이가 사는 집엔 방 하나가 장난감으로 가득 찬 모습을 보는 건 흔한 일이 되었어요. 아이가 성장한 뒤 혹은 고장나 더 이상 쓸모 없게 된 장난감은 대수롭지 않게 버려집니다. 대부분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은 환경을 헤치게 되죠. 당연하게 생각했던 이 시스템에 끊임없이 물음표를 던지고 선순환의 가치를 지켜나가고자 하는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코끼리 공장입니다.

울산시 중구 성안동에는 자리한 코끼리 공장은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직원들은 아이들과 손을 잡고 온 가족 손님들의 장난감을 기부 받고, 환경교육과 더불어 폐 장난감을 이용한 수공예 작품 체험을 지도합니다.
이 가족 손님들은 뜻깊은 수공예 클래스를 듣고, 장난감을 기부하는 대신 새롭게 고쳐진 장난감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한편에선 개인이나 단체로부터 기부 받은 어마어마한 양의 장난감을 소독한 뒤 사용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으로 분류합니다. 다른 직원들은 분류된 사용 가능한 장난감을 고치고 사용 불가능한 장난감은 해체하는 작업을 합니다. 또 다른 직원들은 유치원이나 보육원 같은 단체로 가 기부하는 장난감을 수거해 옵니다. 이렇게 수거하거나 기부 받은 장난감의 양은 일주일에 10톤이 넘습니다. 이 중 70%가 재사용 될 수 있을 만큼 멀쩡합니다. 나머지 30%의 못 쓰는 장난감은 해체한 뒤 재생 소재로 이용되는데, 이렇게 얻은 소재는 타일이나 조명, 가구로 재탄생합니다.

위생관리·소독수 판매로 찾은 활로

코끼리 공장은 10년 전, 이채진 대표가 장난감 봉사단 ‘두루별이’를 만들며 시작됩니다. 아동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하고 울산시 육아종합지원선테와 울산 남구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교사로 근무하던 이채진 대표는 아이들이 만지고 놀다가 고장나 버려지는 너무 많은 장난감들이 눈에 밟혔습니다. “봉사 단체를 만들어서 지역의 장난감이라도 고쳐주자”라고 시작했던 두루별이는 3년 만에 사회적 기업 코끼리 공장으로 재탄생합니다.

“얼마 전까지도 저는 이 일을 회사가 아닌 봉사라고 말해왔어요. 그만큼 인건비가 나오기 힘든 구조였죠. 장난감 선순환도 좋지만, 조금이라도 돈을 벌어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했어요. 그 때부터 ‘아동기관 관리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아동기관에 가서 장난감을 고치고 수거해오면서 그 기관의 위생관리를 함께 해주는 것이죠.”

아동기관 관리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8년째지만, 코로나19가 터지고 오히려 계약이 늘었습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같은 집단 생활을 하는 곳은 예전부터 전염병에 취약했지만, 최근 들어 경각심이 일고 있는 덕분이었죠. 소독서비스와 위생 관리를 통해 장난감 기부를 이끌어내는 기능도 합니다. 이렇게 고정적으로 수익이 들어오면 그돈으로 예산이 부족해 위생 관리를 못하는 아동복지 기관에 무상으로 서비스를 해줍니다. 그야말로 남는 것 없는 장사를 하는 셈이죠.

7년 전부터는 소독수 제조업도 하고 있습니다. 기부 받은 장난감을 소독하기 위해 소독약을 구입해 뿌렸는데, 안전성을 따지다보니 고가의 소독약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출이 너무 커 고민하던 찰나, 마침 현대차그룹을 통해 받은 1억여 원의 지원금으로 소독수 제조 기계를 구입합니다.
이후 직접 만든 소독수를 관리하는 기관에판매했습니다. 몇 해 전 가습기 살균제 사건이 터졌을 때 식품의약품안정청 KFDA와 미국 FDA에서 식품첨가물 인증을 받은 코끼리 공장의 소독수 판매량이 급증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또 한번 입소문을 타며 수익이 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증가한 수익의 절반 이상을 예산이 부족해 소독수를 못 사는 기관에 또다시 나눕니다. 코끼리 공장은 항상 수익의 절반 이상을 나누는 것이 원칙입니다.

얼마 전까지도 저는 이 일을 회사가 아닌 봉사라고 말해왔어요. 그만큼 인건비가 나오기 힘든 구조였죠. 장난감 선순환도 좋지만, 조금이라도 돈을 벌어 인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했어요. 그 때부터 ‘아동기관 관리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아동기관에 가서 장난감을 고치고 수거해오면서 그 기관의 위생관리를 함께 해주는 것이죠.

진정성 있는 사업과 파트너십과

"코끼리 공장의 존재가 알려지며, 택배로 장난감을 기부하는 개인도 늘었습니다. 초반에는 택배비를 회사에서 부담했지만, 하루에 200박스 이상 받다 보니 택배비가 부담스러워졌어요. 결국 양해를 구하고 기부자 부담으로 바꾸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이 와요. 죄송한 마음이 많죠. 저희 입장에선 개인 참여를 더 많이 끌어내기 위해 택배회사에서 지원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예요"

나눔의 가치를 지키며 한 자리에서 10년간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레 코끼리 공장의 진정성을 알아보는 곳들이 생겨났습니다. 이채진 대표는 기부를 받거나 장난감을 파는 것이 아닌 협력구조를 통해 회사를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10여 년간 기업들이 EGS를 바라보는 참여 의지가 많이 바뀌었고 그에 따라 시장 경제의 흐름도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진정성 있는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기업들이 늘어나며 코끼리 공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과 협력해 비영리 단체 ‘그린 무브 공작소’를 설립했고, 근로복지공단에서 전국에 있는 임직원 가정의 장난감 8,000개를 기부하고 소독수를 구입해 취약계층에 나누었습니다. 점점 후원의 형태가 아닌 사업 모델의 형태로 바뀌고 있어요. 지금까지 우리는 민간시장을 대상으로 살아남았고 운 좋게도 수익 사업을 내고 있었지만, 이제는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거나 유지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요."

코끼리 공장의 목표는 10년째 바뀌지 않습니다. 장난감 순환모델을 전국 규모로 확장하는 것입니다. 이채진 대표는 모두가 알아줄 코끼리 공장의 가치를 위해 기초 공사를 단단하게 다지고자 합니다. 언젠가 전국에서 쏟아질 많은 양의 장난감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고민을 멈추지 않습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소외된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나누고 싶고, 그것이 코끼리 공장의 가치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