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촬영은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전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하나를 하면 끝을 본다는 정진주 씨는 몇 년 전까지 영어 교육 분야에 몸담았습니다. 20대 후반부터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다 영어 교재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에서 교육과 영업을 담당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아이들의 교육을 진행할 수 있는지, 어떤 교육에는 어떤 효과가 나는지, 일할수록 재미있었고 적성에도 맞았습니다.
“어린 시절엔 어머니가 교대에 가라고 하셨어요. 그 시절까지 저는 허세가 가득한 아이였어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 보다 대학에 나가 성인을 가르치는 게 더 멋져 보이더라고요. 대학교수가 될거야! 라고 했지만, 우연한 기회로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아서 하는 일이었죠. 이래서 어머니 말을 들어야 한다니까요.”
정진주 씨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소녀 같은 웃음을 짓습니다. 남편의 직장에서 발령이 나며 지난 2018년 강릉으로 자리를 잡은 정진주 씨는 본의 아니게 회사를 그만두며 새로운 인생을 펼쳐야 했습니다. 남편의 직장 발령이 아니었다면 여전히 교육 일을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어찌 됐든 그만두고 나니 새로운 인생에 대한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 밀려왔습니다.
처음 얼마간은 쉬는 게 어색했습니다. 그러다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일하는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음식을 해 준 일이 적다는 것을 깨달은 정진주 씨는 막연히 요리에 도전해보기로 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 소풍이면 엄마가 싼 김밥을 꼭 먹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바빠서 친척에게 돈을 주고 부탁했죠. 그때 아이가 꼭 김밥이 아니라도 좋으니, 엄마가 싼 주먹밥이라도 해달라더군요. 오래된 일이지만 죄책감이 잊히지 않아요. 시간이 많아지니 그동안 못한 맛있는 음식을 가족들에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렇게 시작했어요.”

그저 호기심과 흥미로 시작했던 새로운 배움에는
국민내일배움카드의 공이 아주 컸어요.
예전에도 무언가 배우고 싶었지만,
항상 어마어마한 수강료에 이내 포기하곤 했었거든요.
그런데 국민내일배움카드로 국비 지원을 받으니 경제적 부담이 수월해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주저함이 없어졌어요.

가족을 위해 시작한 국민내일배움카드
빵을 좋아하는 가족을 위해 시작은 제과, 제빵이었습니다. 홈베이킹이라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배움이 진행될수록 빠져들었습니다. 코스가 자격증 시험이다 보니 자연스레 자격증 취득에도 도전하게 됐습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작했으면 끝을 보는 성격 덕분인지 2018년부터 시작한 자격증 도전이 지금은 다섯 개의 결실을 보았습니다. 강릉에서도 어렵지 않게 국민내일배움카드로 배울 수 있는 요리 학원이 많았습니다.
“저는 제가 요리를 잘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된장찌개, 김치찌개는 곧잘 끓였으니까요. 하지만 학원에 가 보니 저는 요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더라고요. 기초부터 탄탄히 배우기 시작했어요. 필기는 한 번 만에 붙었는데 실기는 너무 어려웠어요. 양식 자격증은 다섯 번 도전해서 붙은걸요. 시작한 것은 단계적이지만 제 자격증 취득일은 붙어있어요. 무슨 말이냐면, 끊임없이 도전했다는 거예요. 자꾸 떨어지니 오기도 생기고 인디언 기우제처럼 붙을 때까지 하면 될 거라는 믿음도 생기더라고요.”
정진주 씨는 지금 제과, 제빵, 한식, 양식, 떡 제조기능사까지 다섯 개의 국가자격증이 있습니다. 직업에 대한 확신이 없어 막연히 국가자격증이라도 취득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새로운 일을 해보겠다고 이력서를 쓸 때마다 자격증란이 항상 공란이라 자신이 초라하고 부끄러웠지만, 이제는 그 칸에 5개의 자격증을 나열할 수 있게 됐죠.
“그저 호기심과 흥미로 시작했던 새로운 배움에는 국민내일배움카드의 공이 아주 컸어요. 예전에도 무언가 배우고 싶었지만, 항상 어마어마한 수강료에 이내 포기하곤 했었거든요. 그런데 국민내일배움카드로 국비 지원을 받으니 경제적 부담이 수월해서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주저함이 없어졌어요. 가끔 사람들이 뭐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국비로 공부한다고 으쓱거리곤 한다니까요.”

도전이라는 행운과 성취라는 결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정진주 씨는 또다시 설레는 기회를 맞이합니다. 식당 주방에서부터 유치원 급식실까지, 자격증을 가지고 취업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들에 도전하게 된 것입니다. 정진주 씨는 자신이 직업에 대한 편견이 적었던 덕분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자격증을 이용해 취업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새로운 꿈을 향해 한 발씩 다가가기 위해 다양한 경험치를 쌓는 중입니다.
“제대로 경험하고 정확하게 준비해서 저만의 공간을 만들어 창업하고 싶어요.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앞서나갈 수 있는 저만의 것을 찾는 중이죠. 최근 들어 창업 관련 서적도 많이 읽고 있는데 이를 통해 사회적 가치, 지속 가능한 것들에 대해서도 새롭게 배우는 중이에요. 요즘엔 로컬에서도 다양한 재료를 얻을 수 있잖아요? 로컬에서 나는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만드는 것이 사회적, 환경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걸음이라고 생각해요. 가족을 위해 시작한 공부와 자격증 도전이었지만, 자연스레 지역과 타인을 위한 생각으로 커지고 있어요.”
영어 하나밖에 할 줄 몰라 평생 영어 교육업계에서만 일해 온 정진주 씨는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해 국가자격증을 취득하고 자신감이라는 큰 자산을 얻었습니다. 무엇을 할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이 생겼습니다.
“이제 백세시대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아직 청년이란 생각이 들어요. 살아야 할 날이 많은데 앞으로의 계획을 새로 세우는 건 저에게 큰 기회로 다가왔어요. 좋은 기관에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한 지원을 받으며 마음 편히 교육받았고, 그런 일련의 과정에 개인적으로 많은 호기심으로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에요. 행운은 멀리 있지 않아요. 많은 분이 행운을 거머쥐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