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촬영은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30년을 넘게 일하고 ‘퇴직’이란 것을 하니
처음에는 자유로움이 주는 해방감이 참 좋았어요.
은퇴를 했던 2004년에는
‘인생 이모작’이라는 말도 없을 때였죠.

퇴직 이후, 새로운 분야로 나아가다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남달랐던 김현 씨는 젊은 시절, KBS TV의 프로그램 제작팀에서 사회생활의 첫발을 내딛습니다. 방송국 일을 하며 베트남전 참전이라는 남다른 경력까지 쌓은 김현 씨는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자 밤낮이 없는 방송국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이후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1980년부터 2004년까지, 25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대 학사지원부에서 일했습니다. 일하는 동안 북유럽 식품 최고 경영 CEO 과정을 연수하고 미국 USC, UCLA 등 UC 7개 대학의 진로상담을 연수하며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갑니다. 하지만 그도 퇴직 후의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습니다. 어렴풋하게나마 “설마 일을 못 하겠어?”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죠.
“한 직장에서 25년, 두 직장을 통틀어 30년을 넘게 일하고 ‘퇴직’이란 것을 하니 처음에는 자유로움이 주는 해방감이 참 좋았어요. 은퇴를 했던 2004년에는 ‘인생 이모작’이라는 말도 없을 때였죠. 저 역시 두 번째 인생이나 새로운 시작 같은 것보다는 우선 일에서 해방됐다는 마음이 컸어요.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넘치는 시간에 어쩔 줄 몰랐죠. 하지만 조금만 지나니 현실이 보이더군요. 살아갈 날은 많고 현실은 부족하니 일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주차단속원, 시설관리인, 경비원부터 강남 입시학원 생활 지도원 등 단순 노무직을 몇 달씩 다니며 5년을 보냈어요.”
강남의 입시학원 생활 지도원으로 일하고 있을 때, 인근에 있는 직업소개소가 김현 씨의 업무 공간에서 쉽게 보였습니다. 그곳을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을 보며, 김현 씨는 처음으로 ‘직업이란 무엇일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의 취업 문제를 고민하며 해외 취업 소개소에 함께 방문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딸은 미국에는 수학이나 과학 교사 28만 명이 부족하다는 정보에 임용고시 대신 해외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연히 딸과 함께 방문했던 해외 취업 소개소에서 김현 씨는 처음으로 ‘직업상담사’라는 직업을 마주합니다. 당시 사장이던 직업상담사에게 “그 일은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느냐?”고 물어봤더니,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먼저 따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나이는 단순히 숫자에만 불과한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에 걸림돌이 되진 않습니다.

국민내일배움카드, 도전의 발판이 되다
김현 씨는 곧바로 을지로에 있던 직업전문학교를 찾아갑니다. 동료 수강생은 직장에서 수강지원금을 지원해 다닌 데 반해 김현 씨는 자비로 등록해 직업상담사 과정을 들었습니다. 고용노동부의 국민내일배움카드가 처음으로 탄생했던 시기가 바로 김현 씨가 직업상담사 시험 준비를 하던 때입니다. 결국 2010년, 김현 씨는 초기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남은 직업상담사 교육을 지원받았습니다.
직업상담사에 합격 후 대림역 인근에 직업소개소를 창업한 김현 씨는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본격적인 인생 이모작을 시작합니다. 워크넷을 통해 대학교에서 강의를 수료하고 4주의 집체교육을 통해 교직과정까지 수료해 강의를 나가게 된 것입니다. 구직자들이나 실직자들의 집단상담 시 동기부여를 만들어주기 위해 좀 더 전문적인 과정을 수료하고 싶었던 김현 씨는 2014년 집단상담프로그램 교육을 받기 위해 두 번째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사용합니다.
강의를 나갈수록 중장년층들이 퇴직 후 막막해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김현 씨가 그랬던 것처럼요. 그의 강의는 사내 퇴직 연수 교육보다 실용적이라는 칭찬도 종종 들었습니다. 점점 기업체나 기관 강의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습니다. 덕분에 민간 최초 퇴직예정자 대상 사회연대은행 KDB 시니어 브리지 아카데미 과정을 시작으로 2014년엔 50+재단 이모작지원센터 교육과정까지 수료했습니다. 2016년엔 사회연대은행으로부터 ‘앙코르커리어 1차 심화교육 역량강화’ 목적으로 강의 섭외를 받고 강사팀을 손수 구성해 퇴직한 시니어를 대상으로 NCS 직업기초능력 정보를 강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커리어를 쌓아오다 보니 저절로 기회가 오곤 했어요. 2019년 ‘제2회 대한민국 일자리 아이디어 공모’에서 최종 수상을 했던 일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당시 9명의 수상자에서 저를 제외하곤 모두 20~30대로 젊었죠. 저는 수년간 직업상담사로 일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신중년의 맞춤형일자리(직업훈련교사로 재취업하는 방안)’에 대해 발표했어요. 고급인력인 중장년의 직무 경험이 그냥 사장되거나 퇴장되지 않고 경력으로 직훈교사자격을 취득하거나 NCS 확인 강사 등으로 재취업하는 아이디어였죠. 지금의 저처럼요.”

끊임없는 도전으로 꾸준히 쌓아가는 커리어
탄탄한 인생 이모작으로 매일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김현 씨는 지난해 지인의 추천으로 유튜브에도 출연하게 됐습니다. 그는 유튜브 채널에서 인생의 위기, 새로운 도전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젊은 세대와 교류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를 계기로 김현 씨는 유튜브와 1인 미디어 교육에 관심 갖게 됩니다.
지난 4월에는 국민내일배움카드가 75세 미만까지 지원이 된다는 소식에 망설임 없이 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영상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그는 그동안 블로그 운영자 및 직업정보제공사업체를 운영하는 CEO로서, 직업전문학교의 유튜브에서 다수의 동영상 강의를 한 경험을 살려 더욱 활발한 유튜브 활동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제가 습득한 직업정보를 알려 사회에 환원하고 싶습니다. 특히 유튜브를 활용한다면 복지혜택이 부족한 사각지대의 취약계층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리라 믿습니다. 나이가 단순히 숫자에만 불과한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에 걸림돌이 되진 않습니다. 저 역시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세 번이나 이용해 복지서비스를 받았습니다. 자기계발의 원동력이 되는 국민내일배움카드가 없었다면 도전하려 할 때마다 조금씩 멈칫거렸을 겁니다. 많은 분이 저를 보고 힘내서 새로운 내 일을 향해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