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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모메 식당>의 비밀

열심히 하다 보면 잘 될 수밖에 <카모메 식당>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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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헬싱키 길모퉁이에 새로 생긴 카모메 식당. 이곳은 야무진 일본인 여성 사치에가 운영하는 조그만 일식당이다. 일본식 주먹밥을 대표 메뉴로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지만, 손님은 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만화 마니아인 토미가 찾아와 대뜸 ‘독수리 오형제’의 주제가를 묻는다. 뒤이어 눈을 감고 세계지도를 손가락으로 찍은 곳이 핀란드여서 이곳까지 왔다는 미도리도 나타난다. 짐 가방을 잃어버려 신세를 지게 된 마사코도, 어느 날 남편이 사라져 절망한 이웃도 모두 카모메 식당으로 모인다. 이런저런 사연을 지닌 손님이 카모메 식당을 찾는 것은 좋은데... 도대체 진짜 손님은 언제 오는 걸까?

오픈 한 달째. 손님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그래도 사치에는 꿋꿋이 매일 아침 문을 열고 손님맞이에 정성을 다한다. 자연스럽게 사치에의 동료가 된 미도리와 마사코도 접시 닦기와 바닥 청소에 열심이다. 머리를 맞댄 사치에와 미도리는 핀란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기로 한다. 첫 번째 메뉴는 핀란드식 오니기리다. 오니기리라 불리는 일본식 주먹밥에 넣는 재료를 핀란드 식재료로 채워보자는 미도리의 제안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는 처참한 실패였다. 사치에는 곧장 두 번째 메뉴를 준비한다. 시나몬 롤이다. 이번에는 성공이다. 달큼하고 향긋한 빵 굽는 냄새가 손님들을 불러 모은다. 그래도 여전히 손님보다 직원이 더 많은 식당이지만, 어느덧 단골손님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었다.

영화에서 단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오픈마인드를 가진 사치에다. 우연히 들어온 손님이 커피 맛있게 내리는 법이라고 가르쳐 준 코피 루왁(원두 한가운데를 손가락으로 찌르며 주문을 거는 의식 행위)을 의심 없이 따라 하고, 오니기리에 넣는 재료를 핀란드인 입맛에 맞춰보자는 미도리의 제안 역시 존중했다. 결과적으로 실패였지만, 사치에는 무조건 의심과 반대가 아닌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테스트해 본 후에 결정한다. 두 번째 메뉴였던 시나몬 롤 역시 오니기리 메뉴 개발에 실패한 미도리의 민망함을 달래주기 위해 결정한 메뉴였다. 좋은 마음으로 낸 제안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당사자가 상처입지 않도록 배려하는 사치에의 마음 씀씀이가 고맙게 느껴지는 장면이다.
카모메 식당에 손님이 가득 차 분주한 장면은 영화 종반에서야 가능하다. 영화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텅 빈 가게를 보여준다. 그런데도 그들은 늘 바지런하게 뭔가를 한다. 사치에의 신념은 분명하다. 열심히 하다 보면 잘 될 거고, 그래도 안 되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언젠가는 손님이 올 테니 그때를 위해 준비한다는 것. 영화는 식당 경영의 흥망성쇠가 아니라, 오히려 손님을 향한 사치에의 한결같은 공손함, 가게 운영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평상심을 유지하며 서비스에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는 태도, 유행을 좇기보다는 자신만의 정체성을 꿋꿋이 지켜내려는 뚝심 따위가 삶의 이상적인 좌표가 될 수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손님으로 가득 찬 식당에서 여전히 분주한 사치에와 미도리와 마사코의 모습이다. “코피 루왁”을 외치며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 다양한 재료 실험에 동참하면서,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치에의 태도. 늘 준비하고 자기 위치를 지키는 카모메 식당 주인의 모습이 인상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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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식당, 상품만 팔지 않는다! 라이프스타일을 판다!

단순히 물건을 사기 위해 매장을 찾는 시대는 지났다고 한다. 커피가 아닌 ‘문화’를 팔고, 과자가 아닌 ‘정’을 파는 것처럼 상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파는 시대가 된 것이다. 카모메 식당과 주인공 사치에가 그렇다. 사치에는 배고픈 사람들에게 음식과 커피를,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간과 온기를 제공한다. 매번 창문 밖에서 염탐하던 부인이 들어와 판매하지도 않는 술을 요구하자 두말하지 않고 술을 내주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결국 그녀는 가족 같은 단골이 된다). 손님에게 카모메 식당은 ‘누구나 부담 없이 들어와 자신을 위해 기운 나는 음식을 먹는 편안한 공간’이다. 손님에게 카모메 식당은 품위 있게 요리를 즐겨야 하는 ‘레스토랑’이 아니라 ‘소박하고 정갈한 음식으로 상처와 피로를 덜어주는 다정한 공간’이 된 것이다. 사치에의 카모메 식당은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우러 오는 손님으로 앞으로도 늘 가득 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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