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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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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을 만나다

자신이 하고 있는 게임의 원리를 궁금해하던 아이가 있습니다. 게임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원리를 파악하면서 시작한 웹 프로그래밍은 아이를 기능올림픽까지 출전하게 만들었죠. 바로 2017년 국제기능올림픽 웹디자인 및 개발에서 금상을 획득한 허동욱 씨의 이야기입니다.
[글 노혜진 사진 김정호]

  • 초등학교 때 독학으로 시작한 프로그래밍

    "게임이 어떻게 구현이 되고 동작이 되는지, 궁금했어요. 처음에는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나중에는 게임할 생각도 하지 않고 게임 작동 원리를 찾아서 들여다보곤 했죠." 궁금증은 사라지지 않고 더욱 확장이 되었습니다. 허동욱 씨는 프로그래밍의 원리를 알기 위해 책을 사서 공부를 시작합니다. 책에서 모르는 것은 인터넷을 찾아보았다고 해요. "중학교 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 독학을 시작했어요. 하나하나 알아가는 게 재미있어서 프로그래밍 언어들을 여러 가지 경험해 봤죠." 무난하게 중학교 시절을 보내고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었을 때 허동욱 씨의 아버지는 색다른 권유를 하게 됩니다. 바로 공부보다는 적성에 맞는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양영디지털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이었어요. "아버지가 제가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을 유심히 보셨나 봐요. 어머니는 제가 공부를 해서 남들과 같이 대학에 진학하기를 바라셨지만, 저 역시 하고 싶은 게 뚜렷했거든요."

  • 학교의 권유로 시작하게 된 기능반

    고등학교에 진학한 허동욱 씨는 학교 측으로부터 기능반에 들어오라는 권유를 받게 됩니다. 전국대회와 국제대회까지 나갈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특별반이었죠. "학교에 진학할 때 면접을 보는데, 제가 그 자리에서 초등학교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했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 얘기를 듣고 저에게 연락하신 것 같더라고요. 제 입장에서는 일반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좋아하는 프로그래밍만 계속 할 수 있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죠." 허동욱 씨는 기능반에 들어가서 웹 언어를 다시 배우게 되는데요, 처음에는 헷갈리고 어려웠지만 금세 적응을 할 수 있었다고 해요. 그렇게 웹 언어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배우고 난 후 2학년에 처음으로 출전한 지방대회에서 허동욱 씨는 7등에 머무릅니다. "저는 프로그래밍을 했으니까 다른 학생들보다 실력이 월등하다는 자만심이 있었던 거죠. 지방대회가 18시간 과제였는데요, 9시간만에 문제를 풀어 버리고 확인도 안 했어요. 틀린 부분을 확인했어야 하는데 다 맞았을 거라는 자만심이 있었던 거죠." 하지만 결과를 확인해 보니 틀린 부분이 많았다고 합니다. 허동욱 씨는 그때 자신의 부족한 점을 많이 깨닫게 되었다고 해요.

역전 또 역전의 연속이었던 지방기능경기대회와 전국대회

2015년 지방경기대회에서 3등을 거머쥔 허동욱씨는 전국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잠도 자지 않고 연습에 매달립니다. 그 결과 1등까지 할 수 있게 되었죠. "전국대회 1등을 했을 때 제가 있던 경기도에서 1, 2, 3등이 나왔어요. 재미있는 건 지방대회 1등했던 친구가 2등, 2등했던 친구가 3등을 하고 3등을 했던 제가 1등으로 올라섰다는 건데요, 0.1점만으로도 등수가 갈리는 상황에서 2등인 친구가 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한 거예요. 문제 1개에 1점이거든요, 등수가 아예 멀어졌다고 생각하니까 눈물이 났어요." 답답한 상황에서 시간만 흘러갔는데요, 결과는 허동욱 씨의 1등이었습니다. 허동욱 씨가 틀린 것도 맞는데, 확인 과정에서 순위권이었던 다른 선수들도 모두 틀렸던 것이죠. 안도의 한숨과 동시에 눈물이 났다고 해요. "전국대회 한달 후에 국가대표 선발전이 있었는데요, 한 달 간격으로 1차 2차를 진행하는데, 선발전 1차에서 3등을 했어요. 1, 2등과 점수 차도 많이 났고요." 허동욱 씨는 국가대표에 연연하지 말자고 마음을 비웠다는데요, 어려운 부분을 위주로 공부하고 2차전에 임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2차전에서 점수를 역전하여 국가대표에 선발될 수 있었습니다.

평생의 꿈이었던 국제기능올림픽

허동욱 씨는 국가대표로 선발 후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향해 쉬지 않고 달렸다고 합니다. "이번 올림픽이 다른 때보다 준비 기간이 길었어요. 보통 5~6개월의 준비기간을 가지는데 그보다도 1~2개월이 기니까 체력적으로 힘들고 슬럼프도 왔죠. 하지만 이 고난의 시간이 메달로 다 갚아질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버티기는 힘들었지만 정신을 계속해서 다잡았습니다." 선수들의 훈련시간은 아침 8시 30분부터 밤 9시까지. 하지만 허동욱 씨는 하면 할수록 압박감이 크게 느껴 져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까지 연습을 했다고 해요. "대회 시작 전 여름에 현지적응 훈련을 다녀와서인지 당일까지는 긴장을 안 했는데 실제 대회가 시작될 때 긴장이 확 되더라고요. 국내대회와 국제대회는 시작하는 방식도 달랐거든요." 대회 첫째 날에는 음악 관련 사이트 만들기, 둘째 날에는 최단 경로를 찾는 알고리즘 풀기, 셋째 날에는 게임 만들기로 진행된 국제기능올림픽에서 허동욱 씨는 금메달을 획득합니다. "금메달인 걸 알았을 때 지금까지의 모든 고생이 보상을 받는 느낌이었어요. 보통 호명을 하기 전까지 선수들은 자신이 메달권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저는 금메달 선수들만 미리 인터뷰를 진행하는 바람에 호명 전에 알 수 있었죠."

로봇사업부에서 키워가는 미래의 꿈

현재 허동욱 씨는 로봇사업부에서 협동로봇을 제어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처음 해 보는 일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열심히하고 있다고 합니다. "전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해서 축구 선수, 테니스 선수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운동보다 프로그래밍이 더 좋았기 때문에 다른 걸 포기하면서도 프로그래밍을 놓지 않았어요.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재미있고 행복하다는 게 지금의 저를 만든 원동력이 아닌가 싶어요." 허동욱 씨는 앞으로도 회사에 성실하게 다니면서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얘기했는데요, 미래의 자신이 어떻게 성장할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고 말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자신의 적성을 찾아서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해 간 허동욱씨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자신의 일에 보람과 행복, 즐거움을 느낀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을까요. 미래를 향해 힘차게 전진하는 허동욱 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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