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JANUARY/ vol. 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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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먹은 대로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했지만 현실은 차가웠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자신감이 흔들렸습니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는 그때마다 그를 다잡아 줬습니다.
덕분에 작년 6월 국립외교타운 환경관리 공무직으로 취업한 그는,
지난 취업 여정을 이 한마디로 정리합니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있었기에 네 번째 희망을 피울 수 있었습니다.”

강진우 / 사진김재이

처음 맞닥뜨린 취업의 어려움

2020년 이전까지 조진영 씨의 취업 길은 탄탄대로였습니다. 20년 다닌 대기업에서 나온 뒤에 하고자 하는 대로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고수익의 컨설팅기업 헤드헌터로, 중소제조 기업관리직으로 변신하며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쌓았기에 2019년 말 회사의 경영난으로 퇴직할 때도 자신 있었습니다. 지금껏 그래 왔듯, 성실하게만 준비하면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50대에 들어선 만큼 정년 없이 기술로 승부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구직급여를 받으며 목공 일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이 생각처럼 풀리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몸을 쓰려니 체력이 달렸습니다. 경험 있는 청년들이 취업에 유리하다는 점과 목공업계 사정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자, 일 자리가 더욱 아득해졌습니다. 조진영 씨의 마음은 점점 조급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 구직급여를 받을 수 있는 달이 한 번밖에 남지 않았더군요. ‘이러다가는 아무것도 못하겠구나’ 싶은 생각에 식은땀이 날 지경이었습니다. 회사를 나오며 결심한 바가 있으니 열심히 목공을 배웠지만, 굳이 이 길에만 매달리지 말고 여러 방향으로 일자리를 찾아야겠다고 결심했죠.”

그때 불현듯 떠오른 장면이 있었으니, 구직급여를 신청할 때 봤던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의 간판이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혼자만의 힘으로 충분히 일자리를 찾을 수 있다고 자신했기에 대수롭 지 않게 넘어갔지만, 현실이 녹록지 않음을 실감하고 나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훨씬 빠른길임을 직감한 것입니다.

어려울수록 힘껏 잡은 희망의 동아줄

  • 조진영 씨는 작년 4월 처음으로 중장년일자리센터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막연하게 구상했던 대로목공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자 컨설턴트가 차분하게 업계 상황, 현재 경력을 바탕으로 한 취업 가능성 등을 설명하며 새로운 길도 함께 모색할 것을 권했습니다. 조진영 씨는 첫 번째 상담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가 어떤 모습인지를 되돌아봤습니다. 고심 끝에 그는 일자리의 안정성이 최우선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 “장고 끝에 내린 결론을 컨설턴트님께 말씀드리니 소방안전관리직, 보안경비직, 시설관리직 등 정년이 보장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직군을 여럿 소개시켜 주셨어요.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 일할 수 있는 직군이 바로 환경관리직이었죠. 공공기관의 환경관리 무기계약 공무직으로 취업하면 급여가 조금 낮더라도 길게는 만 65세까지 일할 수 있기에, 이쪽으로 취업지원서를 넣기로 결정했습니다.”

  • 목적지를 정했지만 닿는 길은 자갈밭이었습니다. 이 분야의 일자리는 대부분 국가직무능력표(NCS)을 기반으로 한 블라인드 채용이었기에, 지원자 모두가 ‘0’에서 출발해 자신이 얼마나 이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지를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로 설명해야 했습니다. 글쓰기가 서투르다 보니 처음에는 서류전형에서부터 떨어졌지만, 컨설턴트의 맞춤형 첨삭을 받으며 보완하자 면접 소식을 알려오는 곳이 많아졌습니다. 조진영 씨는 면접에서 떨어지는 와중에도 컨설턴트와 모의면접을 진행하는 등 희망의 끈을 더욱 세게 부여잡았습니다. 그 끝에서 2020년 6월, 그토록 기다리던 문자 메시지가 조진영 씨 핸드폰으로 전달됐습니다.
    ‘국립외교타운 환경관리 공무직 최종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되찾은 여유, 다시 꿈꾸는 미래

그로부터 1년 반이 지난 지금, 조진영 씨는 즐거운 마음으로 국립외교타운 환경관리 공무직으로서의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외교타운 건물 내부의 방역 소독은 물론, 외부의 환경 미화도 그의 손에 의해 이뤄지는데요. 여권을 재발급 받거나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국립외교타운을 찾은 밝은 모습으로 쾌적하게 사용하는 모습을 볼 때면 자신의 일로 국위선양 을 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이야기합니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있습니다. 열심히 사회생활 할 때는 몰랐는데, 중장년이 되어 직접 취업에 나서 보니 우리 사회에는 이런 취업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는데요. 특히 상담자들의 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시는 컨설턴트님들의 노력에 정말 감동했습니다. 사실 처음 상담 받을 때만 해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하나같이 본인 일처럼 최선을 다해 지원을 해주시는 모습에 용기를 얻 어 끝까지 취업에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원하던 일자리를 찾은 덕분에 마음의 여유를 얻은 조진영 씨는 취미로만 여겼던 사진과 여행에 대해 조금씩 공부하며 정년 이후의 삶을 그려 나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10년 이상 남았는데 벌써?’라고 하겠지만, 안정적일 때부터 차곡차곡 준비하는 자만이 원하는 미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경험했기에 그는 묵묵히 내일을 향해 걸어갑니다.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와 함께 인생 네 번째 취업의 꽃을 피우는 데 성공한 그의 앞날이 오래도록 아름다움으로 물들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