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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을 깨야 기억되겠지, 마이클을 데려와!”
<에어>

“규칙을 깨야 기억되겠지, 마이클을 데려와!”
<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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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농구리그 NCAA 결승전에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우승을 이끌며 세간의 주목을 받은 마이클 조던. 컨버스와 아디다스에 밀려 시장점유율 18%에 불과했던 나이키. 영화 <에어>는 1980년대 꼴찌 스니커즈 브랜드였던 나이키를 일약 1등으로 끌어올린 에어 조던 신화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다.

1984년 당시 나이키는 농구를 비주류 스포츠로 취급하고 있었고, 러닝화 시장마저 리복에 뒤처진 상태였다. 나이키의 농구화 사업부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 눈에 들어온 건 새롭게 떠오르는 루키 ‘마이클 조던’. 소니 바카로는 마이클 조던을 새로운 모델로 발탁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간단치 않다. 마이클 조던의 몸값을 감당하기 힘든 예산 구조와 무엇보다 마이클 조던과 그의 어머니가 아디다스를 선호한다는 것. 내부에선 여러 명의 스타를 기용한 NBA 플레이어 시리즈를 기획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려 한다. 소니는 조던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나이키는 조던과 함께 점프하는 기적을 이룰 수 있을까?

바카로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마이클 조던과 어머니 들로리스 조던을 설득한다.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잊히겠지요, 당신만 빼고” 이 매혹적인 말에 어찌 흔들리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게 바카로의 사활을 건 노력을 높이 산 나이키는 NBA 플레이어 시리즈 예산 25만 달러를 에어조던 프로젝트에 투자한다. 마이클 조던과 나이키, 둘이 함께 써 내려갈 에어 조던 신화의 시작이다.

‘마이클 조던이 신기전엔, 신발은 그저 신발일 뿐이다’

소니 바카로는 마이클 조던에게 말한다. “우리는 당신을 신적인 존재로 만들 거고, 당신은 세상을 바꿀 거예요” 결국 마이클 조던은 나이키와 계약하게 되고, 바카로는 자신의 임무를 다하였으며 에어 조던 시리즈는 80년대를 넘어 현재까지도 명맥을 이어 오는 신발 아니, 문화가 되었다. 에어 조던1은 판매 첫해에 1억 달러가 넘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렸다. 이후 나이키는 기어코 컨버스를 인수하면서 농구화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하게 된다. 그 기세를 몰아 나이키는 스포츠 의류 산업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과시하며 명실상부한 스포츠 1위 브랜드로 자리 잡는다.​

흥미로운 건 에어 조던1이 당시 NBA 규정에 수록된 색상구조 원칙을 위반한 농구화였다는 점이다. 즉 마이클 조던이 빨간색인 에어 조던1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서면 벌금 5000달러를 협회에 지불해야 했다. 그럼에도 나이키는 벌금 5000달러를 매 경기마다 지불하겠다는 파격적인 조항까지 포함한 계약서를 마이클 조던에게 내밀었다(나이키가 홍보를 위해 부풀린 이야기라는 말도 있지만, 실제로 마이클 조던은 NBA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하얀색 에어 조던1을 신고 경기에 나섰다). 이후 수많은 NBA 스타들은 자신을 모델로 한 농구화를 제작할 때마다 에어 조던1의 사례를 들며 상당한 금액의 개런티가 포함된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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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고 싶다면 혁신하라

나이키 CEO 필 나이트에게 마이클 조던은 생존을 위한 위대한 도박이었다. 여러 명의 스포츠 스타와 계약해 위험을 분산하던 관행을 파괴했다. 혁신이란 이런 것. 조던과 나이키의 계약조건은 스포츠용품 업계에 전례가 없는 사례로 당시 라이선스 구조를 철저히 무시한 계약으로 회자되고 있다. 에어 조던1은 기존의 틀을 과감히 부수며 유행을 넘어 문화가 되었다. NBA의 흥행과 조던의 가능성을 예감한 나이키의 선택은 지속적 개선이 아닌 파괴적 혁신을 부르짖은 21세기 ‘창조적 혁신’의 거장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게 한다. 운동화 브랜드의 전설이 되었고 현재도 굳건하게 1위를 지키는 나이키. 에어 조던은 단순한 스니커즈 운동화가 아니었다. 혁신을 넘어서면 마침내 문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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