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APRIL / vol. 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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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무려 여섯 부문 후보에 지명되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화 ‘미나리’.
이 영화는 정이삭 감독이 어린 시절 해외에서 이민자로서
생활한 경험이 담긴 자전적인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지난 해 세계를 놀래킨 영화 <기생충>처럼 4월 25일,
또 한 번 한국 영화계에 희소식이 들려오길 바라며,
영화 <미나리> 속 노동법을 살펴봅니다.

권찬미 / 사진제공 판씨네마(주)

“새롭게 시작하자 이 땅에서”

한 가족이 미국의 농촌으로 이사옵니다. 밝은 남편 제이콥(배우 스티븐 연)의 표정과는 달리 아이들의 손 을 잡은 아내 모니카(배우 한예리)의 얼굴은 다소 어둡습니다. “여보, 여기에 살다가 아이들이 아프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요. 여기서 가장 가까운 병원이 1시간이나 걸려요.” 아내는 도시를 떠나 농촌에 정착하 는 것이 영 못 미더운 모양입니다. 두 부부의 직업은 병아리의 암수를 가려내는 병아리 감별사. 오랜 기간 이 작업을 통해, 두 아이와 함께 하는 가정의 생계를 꾸렸죠. 하지만 남편은 자신이 평생 병아리 감별을 하 다가 생을 마감하게 될 수도 있단 사실이 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땅에서 자신의 농장을 갖는 꿈을 꾸며 낯선 땅 아칸소로 이사를 합니다. 씨를 뿌리는 남편과 생계를 잇기 위해서 병아리 감별사 일을 계속 하는 아내. 이 가족은 과연 낮선 도시 아칸소에서 잘 뿌리내릴 수 있을까요?

“미나리는 어디에서나 잘 자란단다”

한편 부부 모두가 생계의 전선에 나가 있는 동안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 머나먼 한국에서 아이들의 외할 머니 순자(배우 윤여정)가 찾아옵니다. 어머니를 통해서 고국의 그리움을 해소하는 엄마는 반가움에 눈물 을 터뜨리지만, 미국에서 나고 자란 데이빗(배우 앨런 김)은 한국에서 온 할머니라는 존재가 낯설기만 합 니다. 게다가 할머니와 한방에서 지내는 것이 불편해서 계속 툴툴거리죠. 할머니는 아랑곳하지 않고 데이 빗과 자기만의 방식으로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한국의 카드게임인 고스톱을 가르쳐 주거나, 낯선 농작물 인 미나리에 대해서 알려주며 개울가에 씨를 뿌리고 기르는 과정을 보여주죠. 데이빗은 조금씩 할머니에 게 마음을 열지만, 할머니는 아프기 시작하고 아버지의 농작물은 물이 공급되지 않아서 시들어 갑니다. 타 국에 온 가족들, 그리고 함께 씨 뿌려진 한국 농작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서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농작물이 수익을 내지 못하고, 할머니는 아프고, 데이빗은 선천적인 심장병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아 내 모니카는 폭발하고 맙니다. 허황된 꿈을 꾸며 생계를 책임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남편에게 더 이상 버틸 수 없음을 선언하죠. 언성을 높이며 싸우는 부부. 한국에서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했던 이들은 처음 미국으로 향한 순간을 동시에 떠올립니다. “함께 미국으로 떠나서 서로를 구원하자”고 말했던 그 순간을 말이죠. 과연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해외로 향한 이 가족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요? 서로가 서로를 구원 할 수 있었을까요? 스크린을 통해서 결말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