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NOVEMBER/ vol. 558
vol. 558
  • >
  • 행복일터 >
  • People

서브메인이미지

권찬미 / 사진김재이

* 본 촬영은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지켜 촬영되었으며, 1:1 대화로 진행되었습니다.

Q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연구하고 계세요. 오랜 기간 많은 연구를 해오셨는데요.
최근 부원장님의 가장 큰 관심 연구 분야는 어떤 것인지 여쭙고 싶습니다.
저를 비롯한 한국노동연구원의 주요 관심사는 산업구조의 대전환과 관련된 것입니다. 전세계적인 추세와 더불어 우리나라에서도 산업구조의 대전환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죠. 특히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디지털화라는 요인 뿐만 아니라 탄소중립이라는 새로운 요인이 주요 산업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저탄소화를 위한 국제적인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습니다.이로 인한 국내외 산업과 노동은 어떻게 변할지 주목하고 있고, 특히 고용의 양과 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Q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전 세계적으로 ‘공정한 전환’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디지털ㆍ저탄소화 등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른
노동전환이 뜨거운 감자인데요.
‘공정한 노동전환’에 대해서 어떤 것인지 쉽게 설명을 부탁드려요.
전세계적으로 내건 슬로건은 애초에 ‘정의로운 전환’이었죠. 그런데 ‘정의롭다’라는 말은 사람마다 기준이 모두 다른 주관적인 표현이기 때문에 정책을 실시할 때 절차를 중요시 한 다는 의미에서 ‘공정한 전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공정한 전환은 산업전환의 절차에서 누구도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사회적 대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Q
몇 년 전부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노동시장의 변화가 예견되기는 했지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라는 변수가 디지털화를 더욱 빨리 앞당겼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실제 디지털화로 인한 산업계의 변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디지털화에서 먼저 피부로 접하는 것은 아무래도 전자상거래 산업의 큰 증가로 볼 수 있죠. 전자상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플랫폼 노동자가 증가하며 실시간으로 노동에 대한 주문이 오가기도 하고요. 직접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사실 디지털화는 모든 사업조직에서 일을 하는 부분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해외 출장이 잦은 업종이 비대면 화상회의로 비용절감을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에 따라서 사업자의 시각도 빠르게 바뀌는 추세입니다.
Q
디지털화로 인한 노동시장의 전환에 대한 유의미한 연구 결과나 수치도 있을까요?
그렇다면 독자들에게 공유 부탁드립니다.
일단 두 가지 측면의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새로운 노동의 출현으로 기존의 노동이 대체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아요. 유통산업을 예로 들어보면 진열, 캐셔 등 대면업종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기술관리자, 데이터 관리자의 인력 수요가 더 늘어날 것입니다. 또 다른 변화는 소득의 양득화가 커진다는 점입니다. 과거에는 회사 간, 업종 간의 임금 격차가 있었지만 같은 조직 내에 소득 양득화는 크게 없었는데요. 앞으로는 개발자, 웹 디자이 너 등의 업종은 더욱 고임금 체계가 되고, 같은 회사 내에서도 기술 유무에 따라 임금의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Q
노동전환의 또 다른 큰 축에는 저탄소화로 인한 노동전환이 있는데요.
저탄소화로 인한 노동전환은 현재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이로 인한 업계의 변화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탄소중립적으로 산업이 변화되면 영향을 받는 산업의 종류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먼저는 기술의 변화로 인해 영향을 받는 산업이 있구요. 그런 산업의 경우 철강, 화학 산업 등이 있는데,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도록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지원이 필요하겠죠. 자동차 산업의 경우도 전기차와 수소차로 전환을 하고 있고 자동차 산업계에서는 부품 협력업 체들이 어떻게 사업전환을 하여 기술을 바꿔나갈 것인지가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변화는 탄소중립 과정에서 아예 일자리가 사라질 위기에 있는 산업도 있습니다. 석탄화 력발전, 전력산업 등이 있죠. 이 과정에서 노동자들의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에 대한 액션 플랜도 마련을 해야 할 것입니다. 시설 관리자 등을 다른 곳으로 재배치하거나 적극적으로 전 직 지원을 돕는 식으로 말이죠.
이처럼 저탄소화로 인한 전환에는 각 산업별로 다양한 양상이 있기 때문에 공정한 전환을 위해서는 관련된 모든 산업에 대해서 디테일한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야겠지요.
Q
노동전환이 세계적인 흐름이다보니 주요국에서도 이에 대한 각각의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각국의 대응 방식에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일과 EU입니다. 독일의 경우 노사정이 협조를 해서 협의도 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협력적인 노사정 관계가 배경이 되죠. 또 EU의 경우 교육훈련에 대한 지원, 소득에 대한 지원이 지역의 경제 부흥을 위한 지원이 이미 시스템으로 잘 만들어져 있어서 얼마나 많은 재원을 투입해서 노동자들을 숙련화할 것인가 등의 문제만 논의하면 되는 단계입니다.
Q
현재 고용노동부에서도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어떤 정책이 있었나요?
고용노동부에서 다양한 고용안전망 정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서 위기가 닥쳤을 때 실제 실업급여 연장 등의 노력을 했죠. 또 수요가 줄어드는 노동자들이 새로운 지식이나 기술에 숙련될 수 있도록 다양한 숙련 교육 등을 시도 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직장과 일에 대한 개념이나 관점도 전과 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구자로서 이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고 계시나요?
과거에 ‘평생직장은 없고 평생직업은 있다’는 말이 IMF 경제 위기가 왔을 때 나왔습니다. 이제는 그 다음 단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직업도 평생 직업이 없는 시대’라는 생각인 건데 요. 평균수명도 길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이 평생에 여러개의 직장 뿐만 아니라 여러 직업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또 직업이 달라지기 위해서는 직업훈련이 업그레이드 되어야겠 죠. 지금은 현장경험으로 숙련된다면 평생교육훈련이라는 말이 이제는 교양적인 부분이 아닌 직무에 꼭 필요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아야할 것으로 보이고, 이는 디지털 기술로 인해서 습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는 많은 직업이 플랫폼 노동으로 가게될 수도 있고, 개인이 자신의 능력을 가지고 여러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봅니다. 그 과정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고용 노동부와 우리 사회시스템의 역할이라는 생각이 들고, 전환기에 이와 같은 능력을 가지는데 도움을 주는 여러 정책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노동자의 입장에서 이처럼 빠른 변화는 두렵기도 한데요.
노동전환으로 인한 변화에 노동자들이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내다보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두려움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변화가 빠르게 크게 오니까 두려운 것이죠. 하지만 두려움이 클수록 기회 또한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로 최근 벤처창업으로 IPO를 하고 주가가 올라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많아졌죠. 전체 경체구조가 기술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발전한다고 하면, 함께 모험과 챌린지를 해보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보이고, 경제와 사회가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체 노동시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생태계가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Q
다가오는 충격을 함께 맞이하는 노동자로서,
또 노동을 연구하는 연구자로서독자여러분에게한말씀부탁드립니다.
새로 다가오는 노동 전환 추세에 사업주와 노동자가 어떻게 함께 발전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함께 정보를 교환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이 첫 번째고, 그것을 바 탕으로 중소기업이 어떻게 사업전환을 해나가야 할지 빨리 발견을 해야 하죠. 그런 노력으로 다같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와 고용노동부에서는 최선의 지 원을 하고, 사업주와 노동자들도 함께 협력하여서 이 대전환의 시기를 함께 극복해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