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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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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전례 없이 바빠진 시장이 있죠?
바로 배달 시장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4월 집계된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총 12조 26억 원으로 매달 증가추세에 있다고 하는데요.  배달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라이더들의 권리도 커지고 있을까요?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 저자이자 라이더로 활동 중인 박정훈 씨를 만났습니다.

글 황정은 | 사진 이용기 

  •  Q.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라는 책을 쓰셨어요. 
    ‘직업이 아닌 이것’은 당연 라이더를 지칭하는 거겠죠?      

    정확히 말하자면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를 말해요.  라이더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는 물론이고 편의점이나 햄버거 프랜차이즈 기업에서 일하는 알바노동자도  포함하죠.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닐까?’란 생각은 사실 제 경험에서 나왔어요.  수많은 아르바이트를 섭렵했고 지금도 맥도널드,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동네 배달대행 등을 통해 라이더로 일하고 있죠.   

  •  Q.  요즘은 빠른 배송을 두고 ‘치타배달’이라고 표현한다죠?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겠지만,  라이더 입장에서는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을 것 같은데, 실제 노동환경은 어떤가요.    

    플랫폼을 통해 음식배달을 요청하면, 늦어도 60분 안에는 받아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 60분 중에 15분은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라, 사실 라이더에게 주어진  시간은 45분이라고 보시면 돼요. 한 건을 배달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30분,  한 건당 배달료는 3천 원 정도니까 보통 여러 개의 배달을 묶어서 갑니다.  그래야 수입이 남으니까요. 보통 3~4개의 주문을 한 번에 처리하다보니,  정말로 치타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죠.    

  •  Q.  그래도 일한 만큼 벌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배달 건수에 따라 수입이 달라지는 구조니까, 많이 버는 라이더도 있고 그렇지 않은 라이더도 있겠죠.  하지만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일의 양에는 ‘한계’가 있잖아요.  일한 만큼 고스란히 수입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요.  라이더는 한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지만, 소속된 근로자처럼 일을 하는 ‘개인사업자’거든요.  보험료나 유지비를 모두 자체 부담해야 하는 시스템이에요.  사고가 발생한 경우라도 온전히 자비 부담을 해야 하기 때문에 수입에 비해 리스크가 훨씬  더 클 때도 많고요.    

  •  Q.  라이더는 ‘산재가입 당연 가입 대상자’예요.  사고 부담 책임이 라이더에게 있다니 언뜻 이해가 안 가는데요.     

    맞아요. 산재보험의 경우 라이더는 당연 가입 대상자예요.  사고의 위험이 높은 라이더들에게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되어주고 있죠.
    그런데 문제는 ‘산재적용 제외신청서’에 있어요. 만약 점주가 “산재 적용을 받지 않겠다는  신청서를 쓰면, 월 1만 5천 원씩 더 가져갈 수 있다”고 말하잖아요?  그러면 많은 라이더들이 산재보험에 들지 않아요. 월수입이 고정적이지 않다보니  당장의 보험료가 부담으로 느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강제가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회사에 입사할 때, 4대 보험 가입이 당연한 것 처럼요.     

  •  Q.  전국적으로 라이더로 일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아쉽게도 정말 알 수 없는 영역이에요. 이 산업은 규제가 없기 때문에 종사자 수 파악도 쉽지 않거든요.  플랫폼에 속하지 않고 전통적 의미의 배달을 계속하시는 분들도 많고요.  신고가 안 되면 집계가 안 되는 거죠.  

      
  •  Q.   라이더들의 권익 개선을 위해 배달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을 만들었어요.  어떤 부분이 가장 먼저 개선되어야한다고 보세요.      

    우선 플랫폼 사가 일방적으로 근무조건을 변경하는 관행이 바로잡힐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문자 하나로 여러 근무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라이더들이 취약한 노동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니까요. 보험료 문제도 어떻게 해결해 나가면 좋을까를 고민 중인데요.  앞서 잠깐 말씀드렸지만, 오토바이 유상운송보험이 현실적으로 가장 큰 고민이에요.  보험료 자체가 비싸거든요. 자차보험을 제외하고서라도 연간 보험료가 2천만 원대를 기록하다보니,  목숨 걸고 치타배달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예요.    

  •  Q.  현재 고용노동부가 산재보험 적용을 너머 ‘전 국민 고용보험’  제도 도입을 위해 법 개편을 준비하고 있어요.  산재보험은 물론이고 고용보험이 적용되면, 라이더의 삶도 개선되겠죠?   

    그럼요. 기대되는 부분이에요. 저는 산재보험의 전면 적용이 현실화되면 고용보험 역시  자동으로 해결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산재보험료를 징수할 수 있다면 고용보험료 징수도  어렵지 않을 테니까요. 그런데 저는 사회보험이 조금 더 현실적인 제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실업급여’라는 보호막이 생기는 고용보험도 물론 큰 장점이 있지만, 수입이 높지 않은 배달 노동자들은  실업급여를 받게 되더라도 최저임금 수준에 미치거든요. 그럴 바엔 차라리 1~2주 쉬고,  다른 일자리를 찾는 게 나은 거죠. 반면 사회보험은 보험료의 계산에 있어서도 위험의 정도보다는  소득에 비례해서 분담하니까 여러모로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어요.

      
  •  Q.   특수형태근로종사자도 행복한 사회가 되기 위해선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플랫폼 사업이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는 만큼, 라이더들도 많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늘어날 거고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일하는 사람 누구나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관심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 모두 행복하게 일하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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