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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건강하고 안전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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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건강하고 안전하게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 교수

중증 환자 위급 상황 시 외상 환자 65%, 쇼크 환자 90%가 병원 간 이송 중 상태가 악화됩니다. 즉각적으로 전문 처치를 하지 않으면 환자의 생명과 건강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급박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도로 위에서 생사를 오가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중환자실이 달립니다. 모든 국민이 병원이 아닌 곳에서도 응급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국내에 첫 달리는 중환자실을 만든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노영선 교수님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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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달리는 중환자실이라고 불리는 특수구급차 안에서 중환자를 이송하면서 병원이 아닌 도로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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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달리는 중환자실’은 어떻게 고안하게 되었나요?

달리는 중환자실은 중증 환자들이 치료를 위해서 한 병원에서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해야 할 때 이용하게 됩니다. 이런 환자들은 병원을 나가게 되면 굉장히 위험하게 되는데 응급의학과 전문의랑 응급구조사 간호사가 한 팀이 되어서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처치와 치료를 하면서 병원과 병원 사이의 공백을 메꿔주고, 그 공백을 책임지는 응급 의료 서비스라고 할 수 있어요.

응급의료 체계는 국가별로 시스템이 달라요.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 신고된 환자가 중증 환자로 판단되면 의사가 직접 환자를 찾아가는 응급 의료 서비스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우리나라의 응급의료 체계는 구급대가 현장에 출동해서 환자를 의사 곁으로 데리고 오는 시스템이죠. 각 시스템의 장단점이 있고, 다른 보건의료 체계나 보험 체계나 이런 것들하고 맞물려서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뭐가 더 좋다 뭐가 더 나쁘다라고 얘기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중증 환자 경우에는 의사가 직접 환자 곁으로 가는 시스템이 안전한 면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도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안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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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달리는 중환자실’에서 이송했던 환자 중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으신가요?

방송에서도 말했었는데, 코로나19 확진 산모가 갑자기 양수가 터져서 산모가 분만할 수 있는 음압 분만실이 필요했는데 음압 분만실과 신생아 격리 병상이 같이 있는 병원이 없었어요. 격리실에서 분만을 했었는데 달리는 중환자실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신생아를 안전하게 음압 격리실로 이송했었어요. 그때 태어난 아기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최근에는 대동맥 파열로 인해 원주에서 닥터헬기를 타고 온 환자가 기억납니다. 저희가 노들섬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수술할 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했습니다. 저희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모두 환자를 위해 대기했다가 촌각을 다투면서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죠. 환자들을 제때 수술받게 만들어주는 게 저희가 할 일이고,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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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생명과 직결되는 진료과인 응급의학과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원래 하고 싶었던 일은 지역사회 보건소장이었어요. 그런데 보건소장을 하려고 하니 1차 의료를 전공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1차 의료를 하는 대표적인 과가 가정의학과와 응급의학과가 있는데 가정의학과는 조금 더 만성적인 질환을 다루는 반면에 응급의학과는 환자가 당면한 응급 질환에 대해서 그 질환을 즉각적으로 해결하는 면이 있습니다. 때문에 환자에게 주는 도움이 훨씬 더 크다고 판단했고, 제 성격에도 더 맞는 것 같아 응급의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보통은 예측 가능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힘들어하잖아요? 저는 예측 가능하지 않은 것을 좋아해서 인 것 같기도 해요. 아무래도 응급의학과는 24시간씩 근무해야 되고 정해진 스케줄에 맞춰 환자가 오는 게 아니니까요. 제가 틀에 박힌 걸 싫어하는 것 같아요. 아침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고 이런 삶을 살고 싶진 않거든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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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응급의학 전문의이면서 동시에 예방의학자이신데요.

예방의학자는 질병을 예방하는 의학자이지만, 환자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진료를 하는 의사는 아니에요. 예방의학과는 크게 보건정책 그리고 역학, 환경 보건으로 나뉘어 있어요. 크게 세 파트로 이루어진 예방학 안에서도 저는 통계를 사용해 질병의 원인을 연구하는 역학을 전공했어요. 우리나라의 데이터들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병이나 혹은 질병을 유발하는 어떤 요인 혹은 환자들의 치료 결과를 분석하고 이 치료 결과들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어떤 일을 해야 되는지를 분석하고 발표를 하죠.

그냥 딱 들어도 응급의학과하고 예방학과는 하는 일부터 완전 다르거든요. 처음과 끝이라고 할 수 있죠. 환자가 아프면 응급실에 오게 되지만 환자가 진료를 하고 치료 결과가 좋아져서 지역사회에 나가서 일상생활을 하게 되면 예방의학과의 대상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서로 다른 일이긴 하지만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을 해요. 응급의학이 시스템을 다루는 학문이고 예방의학도 역시 시스템을 다루는 학문이어서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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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료 분석을 좋아하셔서 논문 쓰는 것을 좋아하신다 알고 있는데요.

논문 쓰는 행위도 재미있긴 하지만 그냥 저 혼자 재밌다고 쓰는 건 아니에요. 논문을 쓰는 목적 자체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니까요. 예를 들자면 ‘전 좌석 안전벨트 착용 의무화’나 ‘심폐소생술 교육 보급’에 제 논문이 주요 근거가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연구 결과가 활용되는 걸 보는 게 사실 의사로서 가장 뿌듯한 것 같아요. 연구가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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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들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현실판 ‘채송화’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본인과 가장 비슷한 캐릭터는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특별히 없는 것 같은데요?(하하) 너무 다들 인간적이고, 다들 주위에서 볼 수 있을 만한 캐릭터들이긴 하거든요. 사실 유연석(안정원 역) 말고는 대부분은 다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을 법한 캐릭터예요. 조정석(이익준 역)과 같이 약간 오지랖 넓은 그런 의사들도 사실 많아요. 그런데 현실에는 유연석(안정원 역)처럼 숭고한 의사보다는 다른 캐릭터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저랑 가장 비슷한 캐릭터가 뭐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전미도(채송화 역)와 제일 비슷한 것 같긴 해요. 극 중에서 채송화는 훨씬 더 정적이긴 한데 저는 그분보다는 좀 더 동적이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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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월간내일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부탁드립니다.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데는 굉장히 많은 노력이 들어갑니다. 물론 모든 환자는 모두 자기가 가장 응급하고, 가장 중증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희는 의료인의 입장에서 질병의 위중도를 판단할 수밖에 없어요. 환자의 아웃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질환들은 1분 1초가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런 질환이라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저희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생명만큼 다른 사람의 생명도 귀히 여겨주시고 그 생명을 살리기 위한 여러 사람들의 노력을 다 같이 존중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영상인터뷰서울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노영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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