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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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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 스토리

서브타이틀이미지 꽃씨 심다

4호선 경마공원역 1번 출구. 이 길을 30년째 걸은 주인공이 있습니다. 마토 발행을 돕는 경마장 발매직원 김희숙 씨인데요. 그녀가 최근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습니다. 이는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이라고 하는데요. 어떤 공적을 세웠는지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글 이선주 / 사진 스튜디오J

  • ‘고객은 왕이다’가 강요된 사회

    김희숙 씨가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한 데에는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제도 마련에 큰 공을 세웠기 때문입니다. 그간 ‘고객은 왕’이라는 개념 아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발매직원들은 숱한 상처를 견뎌야만 했는데요. 이 때문에 이직률도 높고 마음에 남은 상처는 큰 트라우마가 되기도 했습니다.

    “갈수록 서비스업이 많아지고 있잖아요. 고객의 편의를 돕는다는 차원에서는 이롭지만, 다시 말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서비스를 받는 사람이 ‘정해져 있는’ 다소 불공평한 구조인 셈이죠. 서비스업이 건강하게 유지되려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에 대한 보호 조치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김희숙 씨는 기존 ‘고객 응대 지침서’에 ‘발매직원을 위한 보호 조치’도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직원이 건강해야 건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신념이 바탕이 되었는데요. 그녀의 생각에 회사도 적극 동참했습니다. 결국 회사도 직원도 모두가 웃으면서 일할 수 있는 ‘건강한 근무 환경’이 구축된 셈입니다.


가슴 아픈 경험이 값진 결과로

고객의 폭언이나 폭행, 신체접촉이 있어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발매직원들은 새로이 정립된 표준지침서 덕분에 이제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까지는 그리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돈을 잃은 고객들은 기분이 안 좋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럴 때마다 발매직원들은 화풀이 대상이 되곤 했어요. ‘야’, ‘너’라는 호칭은 예사였고, 욕도 일상다반사로 들었죠. 너무 오랫동안 욕설에 노출되어 있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욕을 듣는 게 당연시되는 분위기도 마음이 아팠어요. 그래서 이번 수상은 제게 그간 고생했던 것들을 한꺼번에 보상받는 느낌이 컸던 것 같아요.”

경기를 앞두고 약 20분 간 진행되는 마토 발행 시간은 발매직원들에게 감정노동의 연속이었습니다. 화풀이 대상이 되는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다보면 마음속 깊은 곳에 생긴 상처는 쉬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벌써 20년이 지난 일인데도, 제 마음속에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하나 있어요. 마토 발행 시간이 마감됐는데, 고객 한 분이 왜 발행이 안 되냐면서 다짜고짜 욕을 하셨죠. 차분히 설명을 드려도 막무가내였어요. 당시 제가 임신 중이었는데, 눈물이 나는 걸 간신히 참았어요. 자존심도 상하고, 울면 뱃속 아이에게 더 미안할 것 같더라고요. 되돌아보면 이런 경험들이 있었기에 누구보다 감정노동자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아이러니하게도 가슴 아픈 기억들이 고객 응대 표준지침서에 발매직원을 위한 보호 조치를 반영할 수 있었던 디딤돌이 되었네요.”


  • 감정노동자 보호, 사후관리보단 사전예방이 우선!

    환경을 탓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간의 숱한 경험들을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데 적극 활용한 김희숙 씨. 덕분에 동료 발매직원들은 감정노동에 시달리지 않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악성고객의 폭언, 폭행, 신체접촉이 발생했을 때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고객의 폭언 등으로 업무를 할 수 없는 경우 30분에서 1시간 정도 휴식시간이 주어지거나 귀가 조치도 가능해졌습니다. 나아가 형사고발까지 가능합니다. 휴게공간의 마련 역시 그녀가 만든 대표적인 성과입니다.
    감정노동자 보호법 제정과 맞물려 근무환경이 많이 개선돼 뿌듯하다고 전하는 김희숙 씨. 하지만 그녀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말합니다. 특히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선 사후관리보다 ‘사전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요. 그녀의 말처럼 갑과 을이라는 불공정한 구조에서 벗어나 ‘내 식구처럼’ 여긴다면 이 시대의 감정노동자는 조만간 없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TIP 경마장 內 감정노동자 보호, 이렇게 달라졌습니다

    + 휴게공간의 마련
    + 악성고객의 폭언, 폭행, 신체접촉 발생 시 회사에서 적극적으로 조치
    + 사안이 심각할 경우, 악성고객의 영구퇴장 또는 형사고발 조치 가능
    + 폭언한 고객이 발매직원에게 사과할 수 있도록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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