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우린

건강한 닭,
신선한 계란 배송의 첫 콜라보

계란 정기구독 서비스 소셜벤처기업 ‘월간계란’

품질 좋고 맛있는 유정란을 산지 직송으로 편히 먹을 수 있는 요즘.
한 알, 한 알 아침에 손수 수거한 계란을 당일 배송한다.
월간계란도 월간기부 프로젝트도, 처음 시도하는 것이 많은 구독서비스 기업 월간계란 이야기.

글. 정자은  사진. 월간계란

구독경제가 하나의 문화이자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특정 주제의 아이템을 구독하면 정기적으로 콘텐츠나 상품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신선식품으로까지 구독경제의 영역은 확장되는 분위기다. 깨지기 쉬운 계란도 문 앞 배송이 가능하다.

계란과 구독서비스의
첫 만남

기업 월간계란은 우수한 품질의 계란을 정기적으로 배송해 준다. ‘계란 월 정기구독 서비스’를 생각하면 된다. 월간 계란 주여달 대표가 사업의 아이템을 계란으로 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신선한 계란 확보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충남 홍성에 외할아버지 때부터 운영하던 양계 농장이 있습니다. 당일 암탉이 낳은 무항생제 방사 유정란을 우체국 택배를 통해 고객님 댁으로 발송하고 있어요.”

갈수록 구독서비스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지만 신선식품, 그 중에서도 깨지기 쉬운 ‘계란’으로 관련 사업을 기획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주여달 대표는 3대째 가업으로 지켜 오던 양계 비즈니스를 잇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개인적인 커리어를 활용해 월간계란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었다.

“양계장에서는 매일 건강한 닭이 달걀을 생산합니다. 신선한 계란을 안정적으로 유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했죠. 안정적인 판로만 있으면 달걀을 바로 배송하고 재고 관리의 부담도 적을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정기구독 고객이 모집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생각의 전환,
계란 안전하게 배송하기

월간계란을 설립한 시기, 그때만 해도 ‘정기구독’이라는 서비스 자체가 낯설었다. 정기구독도 생소하지만 이런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식도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렵게 느껴지는 과도기였던 시절도 있었다. 좋은 상품, 편한 서비스, 상호 신뢰가 쌓이면서 계란 월 정기구독 서비스는 자리를 잡게 됐다.

“시간이 지나니, 알아서 제 때 품질 좋은 달걀이 집으로 배송되는 부분에 대해 만족도가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지, 그 처음만 지나면 그 다음은 순조롭잖아요. 식재료 중 달걀만큼은 신경을 안 써도 되니, 바쁜 현대사회에 제격인 서비스였던 것 같습니다.”

2020년 가을부터 시작된 월간계란, 초창기와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발전했고 개선됐을까. 초기에는 1회성으로 달걀을 구매하는 고객의 비중이 대부분이었다. 4년차가 된 지금은 정기구독으로 달걀을 편히 받는 고객의 비중이 상당히 늘었다. 택배 배송 서비스의 포장 방법도 매년 환경을 생각해 간소화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월간계란은 닭의 건강관리를 위해 평사 내 방사 사육방식을 선택했다. 닭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기까지 처음에는 힘든 부분도 있었다. 케이지 닭장 사육이 일반적이었지만 가업으로 양계가 3대째 이어지면서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닭의 건강을 위한 사육환경은 지속적으로 개선됐습니다. 달걀 품질도 좋아졌고요. 넓은 공간에서 암탉과 수탉이 자유롭게 지냅니다. 모래 목욕을 하거나, 날갯짓을 하며 날기도 합니다. 닭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있는 만큼, 달걀 품질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흰자와 노른자의 구분이 선명하죠. 맛도 더 고소합니다.”

그는 말한다. 사람도 자유롭고 행복하게 지내면 스트레스가 적고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사람도 닭도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처음은 힘들기도 하고
시작은 미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처음을 깨기 위해 노력하면
진심은 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계란 판매량만큼
기부처도 늘어난다

마트에서 장 보는 것에 익숙한 소비자에게, 달걀의 택배 배송은 처음이라면 불안감을 느끼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월간계란은 안전 배송을 위해 꼼꼼히 포장했다. 달걀이 깨지지 않고 소비자 문 앞까지 도착하는 경험을 한 이후로는 주문량도 늘었다. 우체국 신선택배와 협업해 안전 배송을 진행했다.

“우체국 기사가 생계란 배송임을 인지하도록 택배 박스 디자인을 변경했습니다. 택배 포장 방법을 연구해 파손율도 최대한 낮추고 있습니다. 물론 배송 상황이나 지역에 따라 1~2알 정도 깨지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깨진 알을 사진 찍어 전달 주시면, 다음 배송 시 더 알을 챙겨 보내 드리거나 포인트 적립 등으로 보상하는 방법으로 보완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계란 판매와 함께 매월 달걀 기부도 진행한다. 2020년 가을에는 한곳이던 기부처가 이제는 두 자릿수로 늘었다. 월간계란의 첫 기부처는 서울역 뒤편에 자리한 쪽방촌이다. 계란 판매량이 늘면서 추가 기부처를 알아봤다. 복지 사각지대를 찾고자 고민하다, 가정폭력 피해 아동 쉼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비공개적으로 운영돼 재정이 부족하고 도움이 필요한 곳이다. 매달 마지막 주 판매 수치를 기반으로 계란 알 수의 10%를 그룹홈 소속의 가정폭력 피해 아동 쉼터와 쪽방촌 노인분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동자동 사랑방 단체에 기부한다.

“처음은 힘들기도 하고 시작은 미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처음을 깨기 위해 노력하면 진심은 통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시골에서 정성스럽게 기른 닭들이 낳은 달걀을 우체국 택배를 통해 집 앞에서 만나 보시면 새로운 경험을 느끼실 겁니다.”

어쩌다 우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