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프리뷰

키링의 귀환

열쇠는 없지만
키링은 갖고 싶다

비밀번호나 지문으로 문을 여는 지금, 키링 열풍이 불고 있다.
길에서 동물 모양이나 캐릭터 키링을 부착한 가방이나 핸드폰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SNS에 올라오는 MZ세대의 키링 착용 인증 사진.
열쇠 없는 그들이 키링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글. 정자은  참고.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 외 다수

다시 돌아온 키링 유행

한때 키링에는 열쇠가 있었지만, 지금 키링은 스마트폰이나 가방에 달려있다. 돌이켜보면 약 20년 전에도, 지금처럼 젊은 세대 사이에서 각자의 개성을 살린 핸드폰 액세서리가 인기를 끌었다.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김용섭 트렌드 분석가에 따르면 키링은 이미 열쇠가 아닌 스마트폰이나 가방과 짝을 이루고 있다. 과거 언젠가 키링의 정체성은 진작에 무너진 것이다. 열쇠에 달지 않으면서도 키링이라 부르는 건, 열쇠라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Z세대의 레트로(때론 뉴트로) 욕망에 부합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 키링과 오픈런

키링 열풍을 반영하듯, 2022년 하반기 국내 편의점 3사에서는 캐릭터 키링을 출시했다. ‘포켓몬키링젤리’와 ‘짱구키링젤리’, ‘산리오서프라이즈마이키링’은 오픈런까지 일으켰다. 2023년 1월 기준 누적 판매량 1,000만 개를 기록할 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키링에 대한 인기는 여전하다. 에이블리나 지그재그 등 인기 쇼핑몰에서도 키링 관련 기획전이나 베스트 상품에 키링 상품이 올라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바이브컴퍼니 생활변화관측소에 의하면 2022년 이후 본격적으로 증가한 키링에 대한 관심은 2020년에 비해 2023년 현재 4.5배 이상 증가했다. 키링 연관 브랜드 순위 변화를 살펴보면 2021년은 명품 브랜드 키링에 대한 언급량이 주를 이뤘다. 2022년은 산리오나 포켓몬, 헬로키티와 같은 캐릭터 키링 브랜드가 상위권에 올랐다. 키링에 대한 인기가 절정을 달리는 2023년에는 모남희나 젤리캣, 코지모지, 마뗑킴 등의 키링 전문 브랜드가 대거 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가방 대신
키링으로 꾸미는 세대

MZ세대, 특히 Z세대에게 키링은 레트로 문화처럼 기존에 접하지 못한 새로운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MZ세대, 특히 Z세대에게 키링은 레트로 문화처럼 기존에 접하지 못한 새로운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패션업계는 불황형 소비와 레트로 트렌드 등이 맞물린 결과라 보고 있다. 새 가방을 사는 것 대신 캐릭터 인형 키링을 가방에 매치하면 기존과 다른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고가의 가방대신 적은 비용으로 새 가방을 드는 것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뉴진스나 블랙핑크 등 셀럽들이 키링으로 스타일링한 후 SNS에 인증샷을 올리는 것 역시 큰 몫을 한다. 모남희, 젤리켓, 마지셔우드, 마뗑킴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되는 인형 키링을 가방에 단 후, 인증하는 것 역시 쉽게 볼 수 있는 요즘 SNS 문화다. 한 브랜드의 인형 키링의 경우, 품절대란이 일어나면서 2~3배까지 주며 리셀하는 광경도 일어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액세서리이자 자신을 표현하는 가성비 패션 소품. 한동안 여러 브랜드에서 키링 제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