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1도

사람을 향해 한 걸음 더,
제도 밖의 온기를 잇다

2025년 고용어워즈 우수상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이상은 팀장

고용복지플러스센터(이하 고용센터) 문이 열리면 먼저 들어오는 것은 서류가 아니라 사람의 사정이다. 북향민, 노숙자, 오래 일터에서 밀려나 있던 구직자까지 각기 다른 하루를 안고 찾아온 이들 앞에서 이상은 팀장은 늘 ‘무엇을 더 해줄 수 있을까’를 먼저 묻는다. 2025년 고용어워즈 우수상을 받은 그의 성과도 거창한 구호보다 현장의 빈틈을 메우려는 집요한 손길에서 시작됐다.

글. 차유미  사진. 김동환

사각지대를 먼저 알아본 현장의 감각

이상은 팀장이 노동약자 지원의 필요성을 더욱 깊이 체감한 시기는 서울남부고용센터에서 실업급여팀장을 맡고 있던 때였다. 양천구의 북향민,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과 쉼터의 노숙자들은 고용센터를 자주 찾았지만, 이들을 끝까지 받쳐 줄 촘촘한 지원은 충분하지 않았다. 서류는 접수돼도 마음까지 닿는 서비스는 드물었고,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일수록 제도 앞에서 더 쉽게 작아졌다. 말투와 억양 때문에 시선을 의식하는 이도 있었고, 오랜 단절 탓에 구직 절차 자체를 낯설어하는 이도 있었다. 이상은 팀장은 그 시간을 떠올리며 “이분들도 고용센터의 고객인데, 현실은 밀착지원할 서비스가 부재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마주한 그 공백은 이후 취업지원 업무를 바라보는 기준이 됐다. 사람마다 살아온 사연은 다르더라도, 그 사정을 끝까지 살피는 일만큼은 같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북향민과 노숙자 곁에 더 가까이 선 지원

이상은 팀장이 집중한 것은 단순한 취업 알선이 아니었다. 북향민에게는 지원금 공백을 메우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했고, 노숙자에게는 다시 일상으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한층 세심한 연결이 필요했다. 이상은 팀장은 지역맞춤형 고용촉진장려금 대상에 북향민을 포함하는 데 힘을 보태고, 남북하나재단과 협업해 상담·진로지도·채용행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냈다. 면접장 앞 카페에서 인사법과 답변 요령을 함께 정리하는 동행면접, 취업 뒤 한 달에 한 번 안부를 확인하는 사후관리, 자녀양육이나 생활 적응 문제까지 이어지는 연계 지원은 그 밀도를 보여 주는 장면들이다. 누군가에게는 면접장에 혼자 들어가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큰 벽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상은 팀장은 서류 한 장보다 사람의 떨리는 마음을 먼저 붙들었다.

실제 현장에는 그런 손길의 온도를 고스란히 전하는 사례가 남아 있다. 세 번의 동행면접 끝에 취업한 29세 북향민 여성은 아이를 키우며 새 일터에 첫발을 내디뎠다. 자신감이 낮고 낯선 환경 앞에서 자주 움츠러들던 그는 면접장으로 향하는 길마다 서울서부고용센터의 동행 속에서 조금씩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취업 뒤 안부를 묻는 전화 끝에 건넨 “함께 가 줘서 고맙다”는 한마디는 짧았지만 깊었다. 일자리를 연결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한 사람의 삶이 무너지지 않도록 곁을 지켜주는 지원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보여 주는 말이었다. 이상은 팀장이 “국가가 해야 하는 일이 민간 영역에서는 하지 못하는 노동약자들에 대한 밀착지원”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17개소 협의체로 넓어진 연결의 힘

이상은 팀장의 노력은 한 센터의 실천에 머무르지 않았다. 북향민 취업지원 사례와 협업 방식을 더 넓게 나누기 위해 남북하나재단 소속 취업상담사 교육을 직접 진행하고, 현장 경험을 꾸준히 공유하며 지역 단위 연결망을 키워 왔다. 그 과정에서 북향민 취업지원을 함께 고민하는 17개소 협의체가 구성됐고, 한 지역의 경험은 다른 지역의 길잡이가 됐다. 협의체 안에서는 구인처 정보를 나누고, 채용행사 일정을 공유하고, 실무협의에 함께 참여하며,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지원 방식을 촘촘히 쌓아 갔다. 한 기관이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여러 기관이 함께 풀어 가는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이상은 팀장은 이런 협업이야말로 노동약자 지원의 지속성을 키우는 힘이라고 했다. 북향민이든 노숙자든 한 사람의 삶은 취업 한 번으로 단번에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찾는 과정,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 생활의 불안을 덜어 내는 과정이 차곡차곡 이어질 때 비로소 지원은 삶을 바꾸는 힘이 된다. 협의체는 바로 그 시간을 혼자 견디지 않도록 곁을 나누는 울타리이기도 하다. 현장 곳곳의 손길이 이어질수록 누군가의 하루는 덜 외로워지고, 다시 시작할 용기도 조금 더 단단해진다.

한 사람의 내일을 붙드는 고용행정의 힘

이상은 팀장은 “협업은 사람이 하는 일이고, 북향민에 대한 취업지원은 특히나 더 협업이 절실하다”고도 말했다. 이 말에는 현장의 성과가 결코 혼자 완성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담겨 있다. 유관기관과 손을 맞잡고, 기업과 대화를 이어 가고, 구직자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는 과정이 함께 움직일 때 비로소 한 사람의 내일도 달라진다. 서울서부고용센터에서 이어지는 지원은 결국 사람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에서 출발한다. 북향민의 첫 출근길에도, 노숙자의 다시 시작에도, 그런 손길은 오래 남는다. 좋은 고용행정은 멀리서 빛나는 성과보다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누군가의 내일을 붙들어 주는 힘으로 완성된다. 이상은 팀장이 걸어온 길은 그 단순하지만 귀한 사실을 다시 보여 준다. 제도의 온도는 결국 사람을 향해 얼마나 가까이 다가서는가에 달려 있다는 것.

제도의 빈틈을 먼저 살피고 한 걸음 더
다가서는 노력은 결국 누군가의
내일을 바꾸는 든든한 버팀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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