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땠을까

수고했다,
또 잘해보자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속
일하는 모든 이들에게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가 끝났지만,
드라마 속 인물들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그들의 고민과 선택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너무 평범해서다.
화면 속 이야기가 어느 순간 우리의 이야기로 겹쳐지는 이유다.

글. 편집실  
자료. JTBC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 공식 포스터

일은 바쁘고 마음은 더 바쁜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는 <미생>의 퇴직 버전이라 할 만큼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승진 경쟁에 흔들리고 상사의 말 한마디에도 마음이 복잡해지는 주인공 김 부장의 모습은 많은 직장인의 현실과 같다. 직급이 올라가도 여전히 평가와 압박 속에 놓인다는 점에서, 그의 흔들림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을 대변한다.

김 부장이 새 사업을 고민하거나 상사의 분위기에 덜 흔들리려 애쓰는 장면은 그래서 더 현실적이다. 새벽까지 쌓인 업무 메일을 지우며 “오늘은 조금만 나를 챙겨보자”고 다짐하는 누군가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드라마는 그 모습을 특별한 사건 없이도 담담하게 보여준다. 그 담담함이, 오히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닮게 만든다. “왜 이렇게 짠하냐!”라는 한마디의 대사가 오랫동안 맴도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족이라는 공간이 주는 작은 기운

드라마 속 가족들은 서로를 밀어붙이기보다 ‘각자의 자리에서 잘 해봐’라고 말한다. 아내는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아들은 진로를 다시 그려본다. 그 과정에서 김 부장도 자신이 얹어 온 부담을 조금 내려놓는다.

극 중 가족은 갈등의 소재로 소비되지 않는다. 대신 서로의 선택을 “해봐도 좋다”고 응원하는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모습은 집에서조차 ‘일 이야기’가 따라오는 현실 속 노동자에게 작은 위안을 준다.

우리가 바라는 가족의 모습도 결국 이렇다.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주지 않아도, 적어도 내 편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존재. 드라마의 가족은 그 기본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그래서 결국 남는 건 ‘오늘의 나’

ACT 직원들의 서사는 더더욱 현실적이다. 누군가는 승진에서 밀리고, 누군가는 뒤늦게 인정받고, 어떤 동료는 부서 이동을 통해 다시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모두 조금씩 상처받으면서도 다시 일어선다.

우리 일터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장면들이다. 평가 결과에 마음을 졸이고, 변화한 팀 분위기에 적응하고,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되묻는 순간들. 드라마는 이 흔한 이야기들 속에서 특별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다만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건 직함이 아니라, 오늘 나를 움직이게 한 작은 이유라는 사실을.

드라마 속 인물들은 극적이지 않다. 그래서 더 현실적이고, 그래서 더 친근하다. 직장에서 흔들리고, 집에서 다시 고민하고, 다음 날 또 출근하며 하루를 이어가는 모습은 결국 우리 모두의 리듬이기도 하다. 드라마가 남긴 메시지는 크지 않지만 분명하다.

“당신이 겪는 고민은 당신만의 고민이 아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든 노동자에게 이 말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