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맑은 정신으로 새해 계획을 세우고 싶다면,
강원도 깊은 산속에 자리한 오대산 월정사와 전나무숲길을
걸어 보자. 오랜 사찰이 간직한 경건한 기운을 느끼며,
전나무숲의 푸른 자연 속을 향유하는 사이, 마음 한편을
어지럽히던 생각들이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글. 김민영
사진. 정우철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좋은 이때, 맑은 자연 속으로 가 생각을 정리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마땅한 장소로 쉬엄쉬엄, 자연과 교감하며 걷다 보면 도착하는 오대산 월정사를 추천한다.
강원도에 있는 오대산은 강릉, 정선, 평창의 태백산맥 주맥에 자리한 만월산, 장령산, 기린산, 귀왕산, 외려산을 가리킨다. 다섯 개의 산을 가리켜 오대산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그 깊은 산 중에 월정사가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4교구의 본 사찰로 알려진 이곳은, 우리나라에서도 큰 사찰에 속한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이후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새해가 되면 ‘달의 정기, 깨달음의 빛이 머무는 곳’이라는 월정사의 이름처럼, 달처럼 맑은 지혜와 자비로움을 얻고자 찾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가장 빠르게 가는 방법은 월정사 주차장에 주차하고, 오대천 위의 금강교를 건너서 가면 된다. 천왕문을 지나면 사찰의 모습이 한눈에 담기는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국보 제48호 팔각구층석탑이다. 이 탑이 더 특별한 이유는 한국전쟁 이후로 대부분의 우리 문화재가 소실되었음에도 팔각구층석탑의 청동제
풍경 장식이나 탑의 맨 꼭대기 지붕돌 위에 있는 금동장식의 머리 형태가 완벽하게 남아 있어서다. 고대 중세 불탑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있는 유물로써, 2025년에는 원본을 불탑에서 분리 후 보존 처리해 박물관에 전시하고 있다. 현재 월정사에 있는 것은 복제품이다. 그런데도 가치가 있는 탑 앞에서 사람들은
기도를 드리고, 시간을 보내다 간다.
고요한 월정사 내부를 걷다 보면, 새롭게 짓는 시설과 기도를 드리는 법당 적광전, 범종의 풍경이 오대산의 경치와 함께 어우러진다. 고요하면서도 맑은 기운이 감도는 이곳에서 조금 더 오래 머무르고 싶다면, 월정사 템플스테이를 신청해 보는 것도 방법. 사찰 뒤편에 넓게 마련된 월정사 템플스테이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에 속하기 때문이다.
월정사 투어는 사찰을 둘러보는 데서 끝나면 안 된다. 일주문부터 금강교까지 이어지는 전나무숲길은 광릉 국립 수목원(경기 포천시)의 전나무숲, 변산반도 국립공원 내소사(전북 부안군)의 전나무숲과 함께 우리나라의 3대 전나무숲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약 1km의 거리에 쭉 뻗은 전나무가 숲을 이뤄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힐링을 선사한다.
이곳을 향유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숲길을 따라 걸으며 자연과 교감하는 것. 천천히 걷다가 숲 중간에 마련된 쉼터에 앉아 쉬어도 좋고, 벤치에 앉아 오대천의 맑은 물소리를 들어도 좋다. 날씨가 따뜻한 계절에는 황톳길을 맨발로 걷는 체험도 가능하다. 걷다가 운이 좋으면 다람쥐나 새를 만날 수도 있고, 2006년
쓰러지기 전까지 숲에서 가장 오래된 수령 600년의 쓰러진 전나무의 흔적을 볼 수도 있다.
사계절 언제나 풍경이 좋아 월정사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가 된 이곳. 드라마 <도깨비>에서 나온 것처럼, 하얀 눈이 내린 숲길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는데 한겨울에 찾을 계획이라면 때를 잘 맞춰 눈에 담아 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