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청년 프리랜서 오픈마이크’ 개최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현장의 목소리를 담다

고용노동부는 10월 15일 서울고용노동청 청년ON라운지에서 ‘청년 프리랜서 오픈마이크’를 개최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청년의 권리 보호를 주제로, 현장 경험과 정책 제안을 듣는 자리였다.

글. 차유미 사진. 김경수

제도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

먼저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계약 형태 때문에 「근로기준법」과 사회안전망의 테두리 밖에서 일하는 사람이 869만 명에 이르며, 그중 가장 큰 비중이 20~30대라고 짚었다. 조사에 응한 청년 플랫폼 종사자·프리랜서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17.5%였고, 20대 초반 일부는 가입 여부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잦은 과업 변경, 보수 지급 지연 같은 경험은 경력이 쌓일수록 늘었고, 응답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일하는 사람 기본법」과 분쟁조정 지원체계를 원했다. 20대 초반 상당수가 다른 일 경험 없이 곧바로 프리랜서로 첫발을 내딛는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일의 기준이 생기기 전에 계약과 협상을 혼자 익혀야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반가운 소식도 있었다. 10년 동안 요구해 온 플랫폼 프리랜서 경력증명서 발급이 최근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시작됐다. 이력서에 적을 경력을 공식적으로 증명할 길이 처음 열린 셈이다. 김 소장은 「일하는 사람 기본법」이 제정되면 일상에 필요한 권리도 하나씩 갖춰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은 형식과 관계없이
모든 일하는 사람이 보호받아야
한다는 그 실질에 기초해서
만들어지는 발명품입니다.”

보수의 기준, 계약의 기본

이어 현장의 이야기가 쏟아졌다. 자유발언에서는 영상 편집 마케터, 방송·미디어 노동 상담 활동가, 성교육 강사, 문화예술교육가 겸 심리상담사, 지역에서 활동하는 배우 등 청년 프리랜서들이 목소리를 더했다. 올해 직장을 나와 영상 편집을 시작한 마케터는 원본을 고르고 자막과 소리를 다듬는 시간까지 보수에 어떻게 담을지 고민했던 경험을 꺼냈다. 지인을 통해 계약서 없이 맡은 행사 상세 페이지 작업은 행사가 무산되며 정산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는 “처음 일을 맡기는 사람도, 처음 일을 하는 사람도 서로의 역할과 책임을 이해하고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바랐다. 한 해 100여 명의 방송 노동자를 상담하는 미디어 노동인권단체 활동가는 드라마부터 OTT, 숏폼까지 미디어 현장 곳곳에서 프리랜서가 일한다고 소개했다. 계약서 작성이 현장에 자리 잡도록 하는 장치, 계약서 제목보다 실제 일하는 방식을 살피는 근로감독 지침, 새로 생겨난 숏폼 장르에 대한 초기 관심을 제안했다. 두 사람의 발언은 일감을 연결하는 것만큼이나 어떤 조건으로 시작하고 마무리할지 함께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데 닿아 있었다.

일에 대한 애정, 그 곁에 필요한 울타리

2019년부터 활동해 온 성교육 강사는 일하는 시간을 스스로 꾸릴 수 있다는 점을 프리랜서의 매력으로 꼽으며 이 일이 적성에도 잘 맞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 일을 후배에게 자신 있게 권하려면 강사비 지급 기준과 기댈 창구가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작을 병행하려 프리랜서를 택했다는 문화예술교육가 겸 심리상담사는 일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소득 증빙의 숙제를 이야기했다. 사전 회의와 기획, 결과보고서 작성처럼 계약서에 드러나지 않는 일까지 일한 시간으로 인정받기를 바랐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배우는 예술인 상당수가 공공 지원사업 안에서 일하는 만큼, 사업을 내는 쪽이 계약과 보상 기준부터 함께 살펴봐 주길 요청했다. 예술인 프리랜서 비율은 정부 조사로 약 65%지만 현장 체감은 80%를 넘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세 사람의 이야기는 한곳으로 모였다. 좋아서 택한 일을 오래 이어갈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과 관계없이 기본이 갖춰진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선언에서 의무로, 기본법이 여는 다음 장

김영훈 장관은 “어떤 제도라는 것이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의 말씀이 새로운 발명품의 완성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며 제도를 ‘발명품’에 비유했다. 1944년 필라델피아 선언의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를 인용하며, 기본법은 선언에 그치지 않고 나라가 의무를 지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혼자가 아닙니다, 나라가 함께하겠다는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기본법의 연내 제정과 이를 토대로 한 소득기반 고용보험 도입,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확대를 추진한다. 노무제공자의 생활안정과 권익보호를 아우르는 K-노동복지회의소(가칭)도 설계 중이다. 한편, 중소·영세 사업자에 대해서도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사회보험료·모성보호·금융 지원 등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 장관은 이 자리가 “때로는 놀이터가 되고 때로는 위로받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명칭도 청년들과 함께 짓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마무리 발언에서 “‘모든 날 모든 순간이 헛된 날이 아니다’라는 것은 나라가 지켜야 할 의무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여러분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나라가 의무를 진다는 겁니다.
다시 말해서 여러분 혼자가 아닙니다.”

현장의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