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1도

기관의 경계를 넘어
일자리 상생의 길을 열다

인천북부고용노동지청 지역협력과

마흔 살에 다시 일을 찾아 나선 한 경력단절여성은 지금 어르신들 앞에서 디지털 교육 강사로 일한다. 고용센터의 상담과 새일센터의 교육, 지자체 일자리사업이 하나의 길로 이어진 덕분이다. 각 기관의 지원을 하나로 이은 것은 인천북부고용노동지청(이하 인천북부지청) 지역협력과가 꾸린 ‘인천서북부 일자리 상생 협의체’다. 지역협력과는 이 협의체를 중심으로 지역의 일자리 협업체계를 구축해 2025년 고용어워즈 우수부서에 선정됐다.

글. 차은서 사진. 김경수

흩어진 고용서비스를 잇는
협의체의 출발

「인천서북부 일자리 상생 협의체」에는 지자체와 고용센터, 대학, 사업주단체, 여성·중장년 지원기관 등 15개 기관이 함께한다. 협의체가 출범한 2025년, 유관기관을 통한 알선취업 인원은 6,512명으로 전년보다 20.4% 늘었다. 185개 기업에 4억 300만 원의 지원금이 돌아갔고, 432명이 일자리를 얻었다. 흩어져 있던 기관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어낸 ‘인천서북부 일자리 상생 협의체’는 현장의 고민에서 출발했다.

그 무렵 지역의 일자리 협업 네트워크는 코로나19를 지나며 끊어져 있었고, 기관마다 고용서비스를 따로 제공하고 있었다.

지역의 사정도 녹록지 않았다. 인천북부지청이 관할하는 계양구, 부평구, 서해구, 검단구, 강화군에는 부평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10곳의 산업단지가 있다. 뿌리산업과 식품·전자 제조업이 발달했고, 사회복지서비스업과 금속가공제품·전자부품 제조업 일자리도 몰려 있다. 문제는 일자리가 있어도 기업과 구직자가 좀처럼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위경오 팀장은 이미 추진 중인 사업에 지역협력과가 어떤 힘을 보탤 수 있을지 묻기 위해 인천서부고용센터와 인천북부고용센터를 찾았다.

“센터는 주로 지자체 일자리지원팀과 연계하는데, 사업을 하다 부딪히는 애로를 푸는 데는 한계가 있었어요. 센터에서는 지역협력과가 자치단체와 일자리 유관기관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 주길 바랐습니다.”

이후 위 팀장은 두 센터의 내·외부 회의에 부지런히 얼굴을 내밀며 따로 움직이던 일자리 사업들을 이을 방법을 찾았다. 위 팀장이 내놓은 답은 인천북부(계양·부평)와 인천서부(서구·강화)를 하나로 묶는 협의체였다.

“협의체를 만들자는 의견을 냈을 때 지청장님이 적극적으로 지지해 주시고 꾸준히 관심을 가져 주셨어요. 과장님은 등불처럼 길잡이가 되어 주셨고요. 센터에 실무협의체가 미리 꾸려져 있었던 덕분에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협의체를 움직이는 소통의 방식

지역협력과는 관내 지자체를 차례로 찾아가는 협업 릴레이 간담회를 열고, 주요 사업주단체를 방문해 애로사항부터 들었다. 2024년 7월에는 4개 구·군청과 여성새로일하기센터, 중장년내일센터, 지역 사업주단체의 팀장급 실무자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공문으로 사전 설문을 보내 구성 희망 여부와 시기, 협의체 이름까지 물었다. 설문에 응한 12개 기관은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25년 4월 8일, 대학을 포함한 14개 기관이 ‘인천서북부 일자리 상생 협의체’라는 이름 아래 처음 마주 앉았다. 지청장이 위원장을 맡은 본협의체는 반기마다 공동사업을 심의하고, 산하 실무협의체는 분기마다 모여 기관별 사업을 공유하고 협업 방안을 논의한다. 청년START, 중고령자NEXT, 여성FLEX, 취약계층EXIT, 기업통합지원으로 구성된 5개 분과가 학령기부터 은퇴기까지의 고용서비스를 맡는다.

2026년 7월 서구에서 분리된 검단구가 합류하면서 지금은 15개 기관 3개 분과(청년, 중장년, 기업분과)가 함께한다.

협의체가 첫발을 떼자마자, 위 팀장은 새로운 과제와 마주했다. 실무협의체의 참여율이 생각보다 낮았던 것이다. 위 팀장은 대면 회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일상적으로 정보를 나눌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

“실무자들이 자주 모이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들어 기관 간 정보를 공유하고 구직자를 서로 추천할 수 있게 했습니다. 청년과 중장년 분과는 어느 정도 활성화가 됐고, 채팅방이 잘 운영되지 않은 기업지원 분과는 전화나 대면으로 사업과 정보를 나눴습니다.” 분과마다 맞는 방식을 찾아가며 협의체는 조금씩 제 모습을 갖춰 갔다.

한 사람의 내일을 만드는 협력의 길

협의체의 성과를 묻자 위 팀장은 한 사례자의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육아로 오래 일을 쉬었던 마흔 살의 천모 씨다. 고용센터가 상담으로 강사라는 진로를 찾아 주자, 부평여성새로일하기센터가 디지털 튜터 과정과 현직 강사 멘토링으로 그 뒤를 이었다. 고용센터는 다시 강의 경험을 쌓을 자리를 마련했고, 지자체 일자리상생사업은 그를 고령자 디지털 교육 강사로 세웠다. 상담과 교육, 현장 경험을 여러 기관이 이어 주면서 천 씨의 취업을 뒷받침한 것이다.

“막연한 계획만 있었는데 상담을 통해 생각을 구체화하고 행동계획을 세우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여러 기관이 협업해 강의할 자리까지 마련해 준 데 무척 고마워하셨어요.”

위 팀장은 이런 사례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내부적인 협업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내 일이 아니니까’가 아니라 열린 마음으로 우리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열정과 주인의식을 가지고 서로 돕는다면 유관기관 간 협업도 순리대로 이어질 겁니다.”

협의체가 자리를 잡으면서 현장의 목소리도 달라졌다.

“협의체 출범 이후 협업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큰 힘이 됩니다. 협의체가 지역의 일자리 문제를 함께 풀어 가는 협력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도록 소통의 장을 계속 열겠습니다.”

코로나19로 멈췄던 기관 간 협력을 다시 일으켜 세운 인천북부지청 지역협력과. 이들이 닦아온 길을 따라, 오늘도 누군가는 취업의 문턱을 넘고 있다.

이금선 인천북부지청 지역협력과장

소통으로 함께 여는 내일

Q. 협의체가 함께 발굴한 공동사업이 있나요?

계양구와 함께 인천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중장년 자격증 응시료 지원사업을 시작했습니다. 2026년 7월 15명을 지원했고, 10월 말 12명을 추가로 지원합니다. 다른 자치단체로도 넓힐 수 있도록 참여기관과 결과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Q. 협의체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

당장은 협업이 필요한 안건을 구체화해 실제 사업으로 잇는 것입니다. 길게는 다섯 개 구·군의 서로 다른 산업구조와 고용 여건을 살려, 지역의 경계를 넘어 함께 풀 수 있는 공동사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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