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일

탄소를 붙잡아 지구를 지키다

Carbon Capture and
Storage Researcher

탄소포집저장 연구원

공장 굴뚝 위로 흰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 안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이산화탄소가 섞여 있다. 이 기체를 붙잡아 땅속 깊이 되돌려 보낼 수 있다면 어떨까. 그 질문에 답하는 기술이 탄소포집저장(CCS)이고, 그 길을 설계하는 사람이 탄소포집저장연구원이다.

글. 송송이 출처. 국제에너지기구(IEA) 리포트, 노던라이츠 일러스트. AI GENERATED

굴뚝에서 지층까지,
이산화탄소의 여정

탄소포집저장이란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안전하게 운반해 적절한 지층에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사람들이 바로 탄소포집저장연구원이다. 연구원이 다루는 일은 크게 포집, 운반, 저장의 세 단계로 나뉜다. 시멘트처럼 원료인 석회석이 열에 분해되면서 이산화탄소가 나오는 산업은 연료를 바꾸는 것만으로는 배출을 모두 줄일 수 없기에, 이 기술이 특히 주목받는다. 먼저 발전소나 시멘트 공장의 배출가스에서 이산화탄소만 골라낸다. 이산화탄소와 잘 결합하는 액체에 흡수시키거나, 고체 표면에 달라붙게 하거나, 특정 기체만 통과시키는 막을 쓰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연구원은 이 과정에 드는 에너지를 줄이고 회수율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다.

이렇게 모은 이산화탄소는 압축해 파이프라인이나 선박으로 옮긴 뒤, 지하 800m보다 깊은 지층에 주입한다. 이 깊이에서는 압력이 높아 이산화탄소가 액체처럼 빽빽해져 좁은 공간에 많이 담긴다. 물론 아무 곳에나 넣을 수는 없다. 알갱이 사이에 빈틈이 많은 사암층이 저장 공간이 되고, 그 위를 치밀한 암석층이 뚜껑처럼 덮고 있어야 한다. 주입한 뒤에도 지진파로 땅속을 촬영하듯 살피고, 압력을 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이산화탄소가 어디로 퍼질지 예측한다. 화학공학자는 분리 공정을, 지질학자는 저장 지층을, 환경공학자는 주변 생태계를 맡는다. 여러 분야가 한 팀이 되어야 완성되는 기술이다.

북해 바닷속에서 쌓인 30년의 기록

노르웨이 슬레이프너(Sleipner) 사업은 이 기술의 교과서로 꼽힌다. 1996년부터 천연가스에서 분리한 이산화탄소를 북해 해저 아래 약 800~1,000m 지층에 넣어 왔고, 누적 저장량은 2,000만 톤을 넘어섰다. 30년 동안 이어진 지진파 관측 자료는 지하 저장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귀한 근거가 되었다.

또 다른 사례인 노르웨이의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는 여러 산업 시설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선박으로 운반해 해저 지층에 저장하는 기반 시설이다. 2025년 8월 노르웨이 시멘트 공장에서 온 첫 이산화탄소가 해저 약 2,600m 지층에 주입되었다.

다만 탄소포집저장은 에너지와 비용이 필요하고, 저장 부지의 적합성과 장기적인 안전성을 검증해야 하는 기술이다. 연구원들은 효율과 경제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세심하게 살핀다.

과학적 호기심을 기후 해결의 열쇠로

우리나라도 2025년 2월 「이산화탄소 포집·수송·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며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그만큼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탄소포집저장연구원을 꿈꾼다면 화학공학, 환경공학, 에너지공학, 지질학, 재료공학 등을 공부해 연구개발로 나아갈 수도 있고, 포집 설비를 운영하는 엔지니어, 저장소를 관측하는 모니터링 기술자, 자료를 해석하는 데이터 분석가로 일할 수도 있다. 안전관리와 정책, 탄소 감축량 검증도 같은 생태계에 속한다. 대학 연구실이나 관련 기관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이산화탄소 포집 효율을 비교하거나 지하 지층의 특성을 분석하는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은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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