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드론 하면 공중을 날아다니는 무인 비행체를 떠올리지만,
물속을 누비며 탐사와 각종 작업에 나서는 이른바 수중 드론도 존재한다. 수중 드론 조종사는 상황과 목적에 발맞춰
수중 드론을 운용함으로써 물속에서의 일들을 효율적으로, 안전하게 수행하는 데 일조한다.
글. 강진우
물속에서는 생각보다 다양한 일들이 이뤄지고 있다. 바닷속 깊은 곳을 살펴보고 지식과 자원을 얻는 해양 탐사,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구조 활동, 선박이나 수중 구조물의 점검 및 유지 보수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을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란 쉽지 않다. 잠수 시간 및 수심에 뚜렷한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흐린 수중 시야, 갑작스러운 조류 변화, 해양 생물의 위협 등 원활한 수중 작업을 방해하는 요소도 많다. 잠수병에 걸리거나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경우도 때때로 발생한다.
사람이 수면 위에서 원격으로 조종하는 무인 잠수정(ROV· Remotely Operated Vehicle), 즉 수중 드론은 사람 대신 물속으로 들어가 여러 작업을 수행하는 장비로서 다양한 수중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
해양환경공단은 바다에 가라앉은 침적 쓰레기 위치 파악과 수거에 수중 드론을 활용한다. 해양경찰은 선박 전복 사고 등 각종 해양 사고의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수중 탐색에 특화된 무인 잠수정을 운용한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심해 탐사와 연구에 수중 드론을 투입 중이며, 해운사들은 선박 하부 유지
보수를 위해 수중 드론을 도입하고 있다. 수중 구조물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주체들도 수중 드론 활용성 확대에 열을 올리는 상황. 덕분에 수중 드론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수중 드론 조종사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수중 드론 조종사는 수시로 변화하는 물속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목표로 삼은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드론 조종 실력은 기본이며, 드론을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위한 수중 지식을 두루 갖춰야 한다. 예를 들어 해양 탐사 드론을 운용한다면 바닷속 상황에 대한 각종 지식과 정보를 꿰고 있어야 수월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며, 수중 구조물을 유지 보수해야 한다면 해당 구조물과 보수 요령에 대해 숙지해야 한다.
수중 드론 조종사는 조종에 더해 수중 드론의 관리와 정비도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기계 설비를 다루는 데 능숙한 공학 계열의 인재를 수중 드론 조종사로 채용하려는 경향이 있다.
국가 공인 수중 드론 조종사 자격증은 아직 없지만 잠수사, 해양기술사 등 수중 과업과 관련된 국가 공인 자격증을 취득하면 채용 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민간 자격증인 수중드론조종사, 공공안전수중드론조종사, 수중드론정비사, 해양수중드론조종자 등의 취득도 수중 드론 조종사 입문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을 활용한 자율무인잠수정(AUV·Autonomous Underwater Vehicle) 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수중 상황 대응력, 정밀 작업 능력 등은 사람이 조종하는 수중 드론이 월등하게 높기에, 수중 드론 조종사의 미래는 앞으로도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