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하루 뒤에는 늘 일과 삶이 얽힌 고민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고민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 전화기 너머에서 조용히 손 내밀어 주는 곳,
바로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다.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해답을 함께 찾아가며 수많은 사람의 ‘내일’을 돕고 있다.
글. 김혜영 사진. 김근호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이하 ‘센터’)는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대표 상담 창구로, 고용·노동 관련 민원을 빠르게 안내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든 종합 상담 서비스이다. 대표번호인 1350을 비롯해 전국 103개 고용복지+센터의 대표번호를 통해 연결되는 전화 일체를 받고 있다.
“일반적인 콜센터로써의 역할뿐만 아니라 AI챗봇, 카카오톡 기반의 1:1 채팅상담, 1350 모바일 상담 등 다양한 상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신문고를 통해 들어오는 고용노동부 관련 내용을 받아 직접 처리 또는 관련부서 이송 작업 등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센터에서 처리하는 상담업무는 고용노동부와 관련된 제도, 정책, 민원 등으로 나뉜다. 그리고 울산본부를 중심으로 천안, 안양, 광주에 지점을 두고, 세분화된 상담업무를 수행한다. 본부에서는 근로기준, 임금 및 퇴직금, 산업안전 등과 관련된 분야를, 3개 지점은 공통적으로 실업급여 관련 분야를 담당하되
모성보호, 기업지원제도, 취업 등 전문 분야를 지정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는 책임운영기관으로 선정되어 있어 본연의 상담업무 외에도 다양한 지원사업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소년원 및 보호관찰소 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업진로지도 및 청소년 노동법 강의 등을 진행하기도 하고 울산고용노동지청, 지자체 등과 협업해 울산지역 산업단지를 방문, 고용과 노동,
산업안전 분야에 대한 특강이나 상담을 실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상담이란 기관의 정책과 제도에 대해 이해도가 높아야만 수행 가능한 직무인 만큼 센터는 축적된 지식과 노하우를 취업 취약계층과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센터에서 처리되는 각종 상담기록은 고용노동부의 정책자료가 되기도 한다. 직접적으로 대국민 의견 수렴이 이뤄지는 것이라 정책과 제도를 입안하는데 중요한 데이터가 되는 것이다.
“고객의 소리(VOC)는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불편사항을 개선하거나 시스템을 보완하기도 하고, 제도나 정책을 입안하거나 개정하는데 반영되기도 합니다. 저희는 이것을 환류라고 표현하는데요. 센터의 역할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행정해석이 변경된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중 연차휴가 산정방법’을 예로 들면, 형평성 논란이 있던 기존 제도가 보완된 것인데 이와 같이 변경사항이 발생하면 센터로 문의전화가 많이 들어오게 된다. 상담을 통해 센터는 국민들에게 변경된 제도를 법적 용어가 아닌 친근한 일상어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의제기나 불만사항 등 접수된 민원은 기관으로 전달되어 수렴과정을 거치게 된다.
“모든 의견을 반영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국민 다수가 수용 가능한 범위에서 VOC를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꾸준히 시스템을 가다듬고 고도화하려고 합니다. 민간기업 콜센터 등을 방문해 벤치마킹도 하고, AI 상담 등과 같은 신기술을 도입하려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센터에서는 상담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채널도 다변화하고 있다. 전화상담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실업급여 관련 내용은 유튜브 채널
‘1350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https://www.youtube.com/@1350)’에서 상세
안내하고 있다. 청년지원이나 고용, 취업과 관련된 정보는
인스타그램(@1350moel)을 적극 활용 중이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통의 전화벨이 울리고, 660명의 센터 상담사들은 분주하게 상담을 이어간다. 특히 1월~3월이 되면 실업급여 관련 전화가 쉴 새 없이 들어온다. 이 과정에서 때로는 불쾌한 언어가 오고 가기도 하는데, 개인이 감내하기 어려운 감정노동을 겪는 일도 생긴다.
“욕설, 폭언, 협박, 모욕 등에 대응하는 자체적 대응 매뉴얼을 갖추고 있습니다. 상담사의 중단요청에도 계속되는 경우 통화를 즉각 종료하고, 전화 제한 조치 등을 취하게 되는 것인데요. 그럼에도 이미 상황에 노출되며 받은 상처는 돌이킬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특이 민원을 접한 상담사의 경우 심신 회복 시간을 부여하고, 필요한 경우 근로자지원(EAP) 트라우마센터 등에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평상시 심리안정을 위해 힐링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등 상담사들의 정신건강을 지켜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민원인의 입장에서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상담내용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되면 불쾌한 감정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전화기 너머의 상담사들 역시 업무 밖에서는 누군가의 가족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시고, 배려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1350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는 앞으로도 상담사들의 피해를 줄이고, 민원인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하고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기관과 국민 사이를 이어주는 징검다리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해나가며 건강한 조직, 행복한 조직이 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