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1도

꿈의 버스를 움직이는 열정의 온도

김해고용센터 홍여진 팀장

누군가는 정보를 찾지 못해 멈추고, 누군가는 용기가 없어 한 발을 떼지 못한다. 고용서비스가 필요한 지점은 바로 그 망설임의 순간—‘알지만 못 하는’ 현실과 ‘하고 싶지만 못 하는’ 마음 사이에 있다. 김해고용센터 홍여진 팀장은 청년을 현장으로 데려가고, 기관과 기관을 잇고, 상담과 제도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며 센터를 ‘사람의 움직임이 시작되는 공간’으로 이끌고 있다.

글. 김혜영  사진. 김근호

현장에 답이 있다 청년을 ‘찾아가고, 함께 가는’ 고용서비스

홍여진 팀장은 청년을 둘러싼 오해부터 바로잡았다. “요즘 청년들은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보다 정보의 문턱이 높고, 혼자서는 첫걸음을 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거다. 그래서 그는 상담창구 안에 머무르기보다, 청년을 직접 데리고 현장으로 나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센터가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청년이 일자리와 만나는 ‘동선’을 바꾸는 행정으로 확장된 순간이었다.

“청년들이 다 검색해서 다 알 거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진 않더라고요. 우리가 움직여야 정보를 접하고, 반응도 확실히 좋아졌어요. 그래서 ‘같이 가주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느꼈죠.”

그가 강조한 키워드는 ‘동력’이다. 취업 실패가 반복되면 구직 의지가 꺼지기 쉬운 만큼, 센터는 구직의 온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일 경험·기업탐방·현직자 특강’ 같은 프로그램으로 끊임없이 다시 움직이게 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고용노동부 양산지청(관할)과 김해고용센터는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연계해, 청년이 상담—프로그램—취업지원 제도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거리의 한계를 넘어 ‘청년 취업버스’가 만든 기회의 루트

홍 팀장의 대표 사업인 ‘청년 취업버스’는 말 그대로 ‘거리’가 만든 취업 장벽을 낮춘 프로젝트다. 청년이 “가라”는 말만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면, 이동 자체를 서비스로 만들자는 발상이었다. 버스를 타고 기업 현장을 탐방하고, 기업 설명회를 듣고, 그 자리에서 면접까지 연결하는 흐름은 ‘취업’을 단번에 현실로 바꾼다. 특히 센터가 행정 구역의 경계를 넘어 광역 단위로 구직자와 기업을 잇는 방식은, ‘일자리의 지도’를 더 넓게 펼쳐 보이게 했다.

“그냥 ‘가보라’고 하면 잘 안 가요. 그래서 버스로 함께 가서 현장을 보고, 기업 설명도 듣고, 바로 면접까지 연결했더니 반응이 확 달라졌죠. ‘이런 좋은 사업이 있는 줄 몰랐다’는 청년들의 반응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이 사업은 김해를 시작으로 부산까지 확대되며 광역형 채용서비스로 발전했고, 실제 취업으로 이어진 사례도 꾸준히 쌓였다. 센터가 단순히 ‘일자리 정보를 쌓아두는 곳’이 아니라, 일자리로 향하는 루트를 열어주는 곳이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홍 팀장은 “옆에 있어주니 든든했다”는 청년들의 말을 통해, 취업 지원이 숫자 이전에 관계와 신뢰의 경험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다고 말한다.

기관을 묶고, 공간을 열다 청년통합 고용네트워크의 ‘한 장소’ 힘

홍 팀장이 특히 힘을 준 축은 청년통합 고용네트워크이다. 취약청년(구직단념·장기구직·고립은둔·학교밖·자립준비·다문화 등)은 범주가 다르더라도 어려움의 패턴이 닮아 있기에, 기관별로 따로 관리하기보다 한꺼번에 발굴하고 함께 지원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에 지역의 14개 기관이 참여하는 협업 구조를 만들고, 한 기관의 프로그램을 다른 기관 청년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연결의 통로’를 넓혔다. 여기에 청년 미래일자리 이음 프로젝트, 봄날 靑春(청춘) 릴레이 캠페인 같은 특화사업을 더해 ‘관심—참여—상담—제도’로 이어지는 접점을 촘촘히 만들었다.

“취약청년은 따로따로 떼어 놓고 보면 ‘구분’이 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단계가 이어져 있어요. 그래서 기관들이 각자 관리하는 게 아니라 묶어서 발굴하고, 한 번의 프로그램을 함께 경험하게 하자는 취지였죠. 오프라인에서 한 장소에 연결해두는 것도 정말 크다고 느꼈습니다.”

그는 네트워크를 ‘문서’로만 두지 않았다. 유관기관 담당자가 물리적으로 드나들고 즉시 연계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활용해, 현장에서 바로 이어지는 협업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센터의 대표 제도인 국민취업지원제도 같은 지원사업도 자연스럽게 안내되고, 참여로 연결되며 ‘제도 너머 사람’에 닿는 통로가 넓어졌다. 홍 팀장은 성과를 서두르기보다 과정의 품질을 먼저 챙기는 이유를 이렇게 정리했다. “과정이 좋으면 결국 성과도 따라온다”—그 믿음이 김해 현장의 ‘일의 온도’를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끌어올리고 있다.

‘당신의 일의 온도는 몇 도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답했다. “100도를 기준으로 처음 이 자리에 왔을 때는 80도쯤이었는데, 지금은 90도예요. 조금씩, 계속 올라가고 있어요.” 두려움은 어느새 재미가 되었고, 막막함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홍여진 팀장의 ‘공감 1도’는 오늘도 누군가의 망설임 옆에 서서, 첫 발걸음이 현실이 되도록 조용히 등을 밀어주고 있다.

“청년들이 움직이지 않는 게 아니라, 혼자서는 첫걸음이 어려울 뿐이어서 고용서비스는 정보를 넘어서 함께 현장으로 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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