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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면서 일하고,일하면서 배웠다”

일학습병행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개발자 김규태 씨

평일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토요일엔 대학에 간다. 23살 김규태의 일주일이다. 일터에서 배우고, 배운 것을 다시 일로 증명하는 시간들. 그의 성장에는 일학습병행이라는 이름의 시간이 함께 있었다.

글. 차유미  사진. 오충근

일학습병행, 성장 속도를 바꾸다

김규태 씨는 현재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는 ‘하마랩’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방송사 TV 애플리케이션과 모바일 서비스, 산업 현장에 적용되는 프로그램까지, 그는 실제 사용 환경을 전제로 한 개발 업무를 맡고 있다. 회사에서는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김규태 씨는 그 안에서 기획된 기능을 코드로 구현한다.

그의 일상은 회사에만 머물지 않는다. 김규태 씨는 일학습병행을 통해 대학 과정을 함께 이수하고 있다. 평일에는 회사에서 실무를 담당하고, 주말에는 학교로 이동해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이론을 배운다. 학교에서 다룬 내용은 곧바로 업무로 이어지고, 업무 중 마주한 질문은 다시 학습의 출발점이 된다. 그는 이 시간을 ‘일과 배움이 분리되지 않는 생활’이라고 말한다.

김규태 씨에게 일학습병행은 새로운 도전이라기보다 이미 익숙한 선택에 가깝다. 단순히 지식을 쌓는 데 그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쓰이는 기술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그는 이 과정을 ‘경력을 멈추지 않는 학습’이라고 표현한다. 일학습병행은 그에게 제도가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하나의 방식이다.

코드는 중학교 때 시작됐다

김규태 씨는 중학교 시절 처음 코딩을 접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동아리 활동처럼 자연스럽게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 선택은 오래 이어졌다. 그는 “어쩌다 보니 천직처럼 잘 맞았다”고 말한다. 코딩은 흥미였고, 곧 진로가 됐다.

디지털 특성화고 진학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었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 그는 학생 신분으로 일학습병행을 처음 경험했다. 학교에서 배우고, 회사에서 실무를 익히는 구조였다. 당시에는 학생이 중심이었다. 배움이 우선이었고, 일은 그 배움을 확인하는 과정에 가까웠다.

졸업 이후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직장인이 된 뒤에도 다시 일학습병행을 선택했다. 이번에는 회사에 소속된 상태에서 대학 과정을 병행하는 형태였다. 그는 이를 두고 “같은 제도지만 체감되는 무게는 전혀 달랐다”고 전한다. 책임은 커졌고, 그만큼 성장의 속도도 빨라졌다.

일학습병행 제도란?
일학습병행은 기업에 소속된 근로자가 현장에서 일하며 동시에 체계적인 교육을 받는 제도다.
학습과 일이 분리되지 않는 구조를 통해 조기 취업과 경력 형성을 동시에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일하면서 배우는 구조, 배우면서 일하는 시간

김규태 씨가 경험한 일학습병행은 일과 학습이 서로를 보완하는 구조다. 회사에서 쓰는 기술을 바탕으로 학교에서는 이론을 정리하고, 그 이론은 다시 현장에서 검증된다. 회사는 배움의 출발점이 되고, 학교는 그 경험을 정돈하는 역할을 한다.

평일에는 회사에서 근무하고, 토요일에는 학교 수업을 듣는다. 일정은 빽빽하지만, 그는 이런 구조가 오히려 자신에게 잘 맞는다고 말한다. “누군가 계속 이끌어주는 환경이 있어야 더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묵묵히 오늘도 목표를 잃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회사에는 현장교사가 배정돼 있다.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과 실무를 연결하는 역할이다. 이론 수업은 짧게 진행되고, 이후에는 실제 업무처럼 과제가 이어진다. 김규태 씨는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그 자체가 수업이 된다”고 말한다. 배움과 일이 분리되지 않는 이유다.

프로젝트와 자격증, 그리고 목표

김규태 씨는 지금까지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방송사 애플리케이션과 모바일 서비스, 구인·구직 플랫폼 개발까지. 그는 테스트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사용 과정에서 드러난 불편함을 개선하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작은 수정과 보완이 쌓여 경험이 됐다.

자격증 역시 그 과정의 일부였다. 정보처리기사,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일학습병행 자격, AWS 자격증까지. 그는 “시간이 허락하는 만큼 다음 단계를 준비해 왔다”고 말한다. 현재의 목표는 기술사다. 장기적으로는 CTO가 되는 것을 그리고 있다.

그의 계획은 개인의 성공에만 머물지 않는다. 서른 즈음에는 기술 책임자의 자리에 서고, 마흔이 되면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강연을 다니며 후배들에게 자신만의 선택의 기준을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다. “저처럼 방향을 몰라 고민하는 사람이 덜 헤맸으면 좋겠다”는 말에는 그가 걸어온 시간이 담겨 있다.

제도가 아니라 사람의 이야기

김규태 씨는 일학습병행 우수사례로 선정돼 독일과 스위스를 방문했다. 제도가 처음 시작된 현장에서 본 풍경은 인상 깊었다. 그곳에서는 대학 진학보다 ‘일하며 성장하는 경로’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그는 한국 사회 역시 다양한 선택이 더 자연스러워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회사 이야기도 같은 맥락에서 나온다. 평균 연령이 젊고, 새로운 시도를 제안하면 “한번 해보라”며 기회를 주는 분위기. 역량이 있다면 믿고 맡기는 문화다. 김규태 씨는 이를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표현했다.

회사가 일학습병행을 운영하는 이유 역시 인재의 성장과 장기적인 발전을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김규태 씨의 이야기는 제도 설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학습병행은 그에게 정책이 아니라 삶의 리듬이었다. 배우고, 적용하고, 다시 배우는 과정 속에서 그는 자신의 경로를 만들어 왔다. 지금도 그는 현장에서 코드를 짜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이 경로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하나의 선택지가 되기를 바라면서.

그에게 일학습병행은 단순히 제도가 아니라 경력을 멈추지 않는 학습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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