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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과 변화로 높이는 일터의 온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광역노동기준감독과

느리지만 확실한 변화. 노동환경은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 가고 있다. 그 중심엔 현장과 행정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찾는 근로감독관이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광역노동기준감독과(이하 광주청)는 ‘적발’이 아닌 ‘개선’을, ‘처벌’이 아닌 ‘변화’를 선택하며 일터의 온도를 높이며 2025년 올해의 근로감독부서로 선정됐다.

글. 차은서  사진. 오충근

지역 특성 고려한 현장밀착형 감독

“전국의 모든 근로감독관들이 저마다의 현장에서 정말 밤낮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단순히 실적이 좋아서 선정된 것이 아니라, 저희가 일관되게 추진해 온 방향성 자체를 인정받은 것 같아서 그 점이 더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광주청이 노동감독의 기준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아 매우 기쁜 마음입니다.” 박봉섭 광역노동기준감독과장의 소감이다.

‘올해의 근로감독부서’는 고용노동부가 매년 노동 사건 해결, 근로감독, 노사협력 세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둔 감독부서를 선발하는 제도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 체불사건 수사 등 부서 전체의 노력으로 노동자 권익보호에 이바지한 부서가 선정된다. 지난 2025년에는 5개 부서가 「올해의 근로감독부서」로 함께 선정됐으며, 광주청 광역노동기준감독과도 명예로운 이름을 올렸다. 광주청 광역노동기준감독과는 지역 특성에 적합한 감독계획을 수립해, 실질적 도움을 주는 협업 감독을 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봉섭 과장은 “광주 지역은 제조업, 특히 자동차 부품 및 연관 산업의 비중이 높아 원·하청 구조가 복잡한 사업장이 많은 특징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사업장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파악했고, 그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감독 계획을 수립했습니다. 감독 착수 시에는 법 위반 사항 적발에 그치지 않고, 근본 원인을 파악한 뒤 노동 현장이 개선될 방안을 함께 고민했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광주 지역 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의 경우 원청의 입찰 경쟁으로 도급비는 계속해서 낮아지는 문제를 겪고 있었다. 도급 단가의 하락은 곧 직원들의 임금을 비롯해 노동환경의 악화로 이어졌다. 광주청은 이런 구조적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관계 기관과 협력해 기업 지원, 일터 혁신 컨설팅, 취업 알선 등을 연계하며 노동 환경이 살아날 수 있도록 조치했다. 지난해 지역특성에 맞는 취약업종 40개 사업장에 대해 감독을 실시해 194건의 위반을 확인하고, 불법파견 업체 8곳을 형사 입건했으며, 체불 임금 10억여 원을 전액 청산시켰다.

개선과 변화를 위한 실질적 감독

광주청은 ‘적발 위주가 아닌 실질적 도움을 주는 감독’으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표현은 간단하지만, 그 말이 성립하기까지 현장에서 일어나는 과정은 그리 단순하지 않다.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같은 위반이 발생하는 걸 보면서, 이건 단순히 법을 몰라서가 아니라는 걸 느꼈습니다. 원·하청 관계, 인력 운영 구조, 오랜 산업 관행 같은 구조적 요인들이 뒤엉켜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 상황에서 적발하고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광주청의 기반이 됐다. 감독 대상을 선정할 때부터 광주 지역의 노동시장 데이터를 분석하고, 산재예방지도과·지역협력과·지방고용센터 등 다양한 유관 부서와 사전 협의를 9회 이상 거쳤다. 언론 동향을 수시로 모니터링하고, 감독 착수 전에는 해당 사업장에 대한 내사 보고서를 42회나 작성했다. ‘감독을 나가는 일’이 아니라 ‘감독을 준비하는 일’부터 이미 현장 밀착형으로 진행되고 있던 것이다.

“단순히 위반 사항을 지적하고 끝내지 않았습니다. 감독 이후에는 원청인 기아·현대차와 협력사가 함께 참여하는 간담회를 열어, 도급비 현실화 문제나 물가 상승률 반영 방안 같은 구조적 해결책을 함께 논의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담아 자구책을 마련하도록 한 거죠.”

이렇듯 적극적인 사후 조치는 관습으로 굳어진 일터에 던진 작은 돌멩이 하나와도 같았다. 간담회 이후 원청 기업은 상생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견해를 내놓았고, 그 변화는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상시로 현장 상황을 주시하고, 부서 간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진 덕이었을까. 광주청의 이러한 노력은 나주 외국인 노동자 폭행 사건 대응에서도 빛을 발했다. 2025년 7월 벽돌 공장 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폭행 및 직장 내 괴롭힘이 언론에 보도되자, 광주청은 즉시 감독팀을 구성해 현장에 투입했다. 폭행 가해자는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고, 체불 임금 청산과 고용 허가 취소까지 연계 조치했다.

감독 실효성 높이는 소통과 사후관리

적발보다 사후조치로 일터의 변화를 이끄는 광주청. ‘노동자의 권리 구제’가 최우선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난해 광주청은 임금 체불 기업을 다수 적발했지만 이들을 처벌하는 것보다 노동자들이 밀린 임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먼저 마련했다. 광주청 노동기준감독과 이홍민 감독관은 “정말 사정이 어려워서 임금을 체불한 기업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처벌로 끝나면 기업도 노동자도 힘들 뿐이라고 생각했죠. 지역 검찰과 협업해 체불 임금의 지급 기한을 연장하고, 노동자들이 모두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앞이 막막했던 사업주가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하셨는데 그럴 때면 우리가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하며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럼에도 감독의 현실을 녹록지 않다. ‘법적 판단과 현장 현실 사이의 간극을 조율하는 것’은 마음처럼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이홍민 근로감독관은 그럴 때마다 공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더 좋은 해결법을 찾기 위해 부서원들과 머리를 맞댄다.

“현장 특성상 법을 현실적으로 이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사업장의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위반 사항은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죠.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감독관으로서 가장 고민되는 부분입니다. 저희는 팀 내 사례 공유와 내부 토론을 통해 판단의 일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고, 복잡한 사안은 본부에 문의해 판단 기준을 함께 세우고 있습니다.”

광주청은 올해 ‘실질적 도움을 주는 감독’을 한층 더 강화해 노동 약자를 보호하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는 노동 약자의 실질적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습니다. 정기 점검 위주가 아니라, 신고 사건 부서와 상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상습 체불이나 법 위반 징후가 포착된 사업장에는 즉각적인 전수조사 감독을 할 계획입니다. 또 최근 급증하는 가짜 3.3 프리랜서, 즉 근로자성이 인정되어야 하는데도 개인사업자로 위장해 노동법 보호 밖에 놓인 노동자들을 집중적으로 발굴할 것입니다. 익명 제보를 통한 숨은 체불 청산도 확대해, 드러나지 않는 곳의 부조리까지 바로잡는 감독을 완성해 나가겠습니다.“

기업 처벌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선택한 광주청 광역노동기준감독과. 그들이 지나간 자리에서 더 공정하고 따뜻한 일터로의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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