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일
에너지 수확 관리자
버려지는 에너지를 줍는 사람들
당신이 걷는 매 순간, 공장에서 새어 나오는 열기, 허공을 떠도는 와이파이 신호. 이 모든 것이 전기가 될 수 있다면?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 기술은 주변 환경에 흩어진 미세 에너지를 포착해 전력으로 바꾼다. 그리고 이 기술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에너지 수확 관리자가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리. 편집실
자료. IDTechEx 보고서, Energy Harvesting 직무 분석
보이지 않는 전기를 설계하는 사람들
에너지 수확 관리자는 특정 환경에서 버려지는 에너지원을 분석하고, 이를 최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기획·운영한다. 진동, 열, 빛, 전자기파 등 다양한 에너지원을 파악하고, 압전 소자나 열전 변환기 같은 하베스팅 장치를 설계한다. 전력 관리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IoT 기기와 연동해 에너지 자립형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실이 된 에너지 수확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클럽 ‘와트(WATT)’에는 춤추는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전기를 만드는 댄스 플로어가 설치되어 있다. 각 모듈은 최대 25와트의 전력을 생성한다. 국내에서도 보도블록에 압전 소자를 삽입해 가로등 전원을 보조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공장의 폐열은 열전 소자를 통해 전기로 전환된다. 체온과 외부 온도 차만으로 작동하는 스마트워치도 개발됐다. 독일 디자이너 데니스 지겔은 전자기장 수확기를 개발해 커피머신, 휴대전화, 고압선 근처의 전자기파를 모아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나노부터 네트워크까지
이 직업은 공학 지식과 시스템 설계 역량을 모두 요구한다. 전자공학, 신소재공학, 기계공학, 에너지공학 전공이 유리하며, 전력 변환 기술과 나노 소재, IoT 네트워크에 대한 이해가 필수다. 에너지 하베스팅 분야의 직무는 연구개발, 시스템 엔지니어링, 제품 설계 등으로 다양하며, 전기공학과 재생에너지 원리에 대한 전문성이 중요하다.
현재 에너지 수확 전용 자격증은 없지만,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기사, 에너지관리기사, 전기기사 등이 실무 진입에 도움이 된다.
배터리 없는 세상의 건축가
세계적인 기술 시장 분석기관인 IDTechEx 조사에 따르면 열전 에너지 하베스팅 시장은 2026년까지 10억 달러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 시장은 2025년 6억 1,000만 달러에서 2030년 9억 5,000만 달러로, 연평균 9.1%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연결 시대가 오면 수조 개의 IoT 센서가 설치된다. 이 모든 기기의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스스로 에너지를 만드는 자립형 기기가 필수가 되고, 이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전문가의 가치는 급상승할 것이다. 에너지 수확 관리자는 단순히 전기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움직임을 가치로 바꾸는 기술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