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의 레시피
골목 추억을 깨우는
갑오징어 튀김과
마늘종 소스
어린 시절 오징어는 어판에 흔하고 저렴한 해산물이었다. 참오징어, 무늬 오징어, 귀오징어, 갑오징어 등 종류를 불문하고 회, 숙회, 찌개, 볶음 심지어 오징어채로 만든 반찬까지 다양한 형태로 일주일에 한두 번은 밥상 위에 올랐다. 어머니가 오징어 튀김이라도 하던 날에는 놀이를 그만두고 당장 집으로 뛰어갔던 고소한 기억이 난다.
글과 레시피. 레이먼 킴
일러스트. 냉무
레이먼 킴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로 작은 특별함을 더하고자 한다.
오징어로 만든 여러 요리들 중 역시 어린 아이 입맛에 가장 잘 맞았던 게 튀김이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어머니께서 수분이 많은 오징어는 튀기면 기름이 너무 튄다고 잘 안 해 주셔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직도 오징어 요리는 역시 튀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도 튀김을 시킬 일이 있으면 새우 튀김이나 고기 튀김은 건너 뛰어도 오징어 튀김은 반드시 주문하는 편이다.
요즘 오징어가 금값이라지만 희한하게도 길거리 포장마차나 분식점, 마트 냉동실에는 매우 합리적인 가격으로 존재한다. 그 이유는 시판되는 튀김용 오징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어른 팔뚝만한 날렵한 동해산 참오징어가 아니라 아르헨티나나 페루에서 잡히는 홈볼트(Humbolt) 계열의 대왕오징어를 가공해서 만들어서이다. 대왕오징어는 살밥이 두껍고 커서 가공용으로 좋지만, 특유의 맛과 향은 물론이고 수분이 한참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먹고 나면 50% 정도 부족함을 느낀다.
이런 대왕 오징어 튀김의 단점이 장점이 되기도 한다. 비록 특유의 향이나 맛은 참오징어에 비해 한참 떨어지지만 바삭한 튀김 옷 안에 ‘두툼한 식감’이 있다. 흔히들 오징어 식감을 묘사할 때 ‘쫄깃’이나 ‘탱탱’하다고 하지만 대왕오징어 튀김은 휠씬 ‘서걱’하는 두툼한 식감을 자랑한다.
그래서 진한 참오징어 맛에, 두꺼운 대왕오징어의 식감이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다가 몇 년 전 고흥에서 먹은 갑오징어 튀김을 생각해 내고 갑오징어를 사서 튀김을 해 먹는다.
갑오징어의 만만찮은 가격에 냉동을 사지만 봄 조항(3월~5월)이나 가을 조항(9월~11월)에 갑오징어 가격이 내리면 넉넉히 사서 손질을 해 얼려 두었다가 볶음을 하기도 하고 튀김을 주로 한다. 특히 봄 조항으로 잡은 갑오징어를 사면 회로 좀 먹고 일부는 튀김을 해서 5월이면 한참 제철인 마늘종을 넣은 소스를 만들어 찍어 먹는다.
누군가는 그럴 것이다. 비싼 갑오징어로 하필이면 튀김이냐고, 하지만 다르게 보면 집에서 하기 어려운 오징어 튀김을 그 비싼 갑오징어로 하니 얼마나 맛있겠는가?
3월 말부터 시작되는 갑오징어 봄 조항이 5월 말에 끝난다.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지금이 제일 적기다.’
갑오징어 튀김과 마늘종 소스
계량 1 큰술 = 15g, 1 작은술 = 5g, 1 컵 = 250ml
재료
(튀김) 갑오징어 2마리, 튀김가루(시판용) 1/2컵 + 덧 가루, 찹쌀가루 1/2컵, 물1/2컵, 옥수수 전분 2큰술, 소금 약간, 튀김용 기름
(소스) 마늘종 6대, 청양고추 1개, 홍고추 1개, 마요네즈 1컵, 간장 2큰술, 고추기름 2큰술, 설탕 1큰술
이렇게 만들어요!
갑오징어의 뼈를 제거하고 눈과 입을 떼어낸 후 몸통을 동그랗게 썬다.
(넉넉히 즐기고 싶다면 몸통에 칼집을 넣어 길쭉하게 썰어주는 것도 좋다.)
튀김가루에 찹쌀가루와 전분, 소금을 넣은 후 찬 물을 부어 반죽을 만든다.
갑오징어에 튀김가루를 한번 묻히고 털어낸 후 만들어 놓은 튀김 옷을 입혀 170도에서 초벌을 튀긴 후 180도에서 다시 한번 튀긴다.
소스를 만들기 위해 마늘종과 청양고추, 홍고추를 잘 씻어서 잘게 잘라 둔다.
마늘종을 끓는 소금 물에 20초 정도만 데쳐서 찬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잘라 둔 모든 재료와 나머지 재료를 넣고 잘 섞어 소스를 완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