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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으로 만든 꽃한송이로
전하는 마음

국민내일배움카드로 꽃다운 세상을 만드는 유현미 씨

육아로 경력을 내려놓았던 세 아이의 엄마 유현미 씨는 다시 한 번 삶의 방향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국민내일배움카드를 통해 떡케이크 과정을 수강하며 그녀는 오랜만에 ‘나’의 시간을 되찾았다.
배움은 곧 창업으로 이어졌고, 그녀의 손끝에서 정성과 예술이 깃든 떡케이크가 태어났다.
이제 그녀는 이 기술을 지역사회와 나누며, 인생의 두 번째 봄을 피워가고 있다.

글. 차유미  사진. 김경수

경단녀에서 창업가로, 다시 피워낸 이름

“다시 제 이름을 부르고 싶었어요.”

유현미 씨는 자동차 전장회사와 선박회사에서 10여 년간 근무했다. 그러다 남편의 유학을 계기로 퇴사했고, 세 자녀와 함께 낯선 타국에서의 생활이 시작됐다. 매일 부엌에서 식사를 준비하고 아이들을 돌보는 일이 일상이었지만, 그는 단순히 가정을 돌보는 데 그치지 않았다. 유학길에 오른 남편의 후배들, 현지에 적응하지 못한 유학생들을 위해 그녀는 밥을 짓고, 정을 나누며 공동체를 만들었다.

“유학생활 중에 어려움이 많다 보니 서로 도우며 같이 식사를 나누었지요.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고, 공동체가 생겼죠. 밥이 사람을 붙잡고, 이어주는 게 제 역할이었어요.”

8년의 유학 생활을 마친 후 돌아온 한국. 오랜 경력의 공백, 변화한 환경, 나이라는 현실 앞에서 그는 다시 ‘자기 자신’을 찾기 위해 국민내일배움카드 제도를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된다. 선택한 건 ‘앙금플라워 떡케이크 디자이너 자격증’ 과정이었다. 손에 익은 ‘부엌일’이 기술로 연결되던 순간이었다.

“그게 내 손에 익은 일이었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됐어요.”

확신으로 빚은 기술,
그리고 꽃 위에 얹은 사명

현미 씨는 기초부터 심화까지 2개월간 과정을 빠짐없이 수료했다. 수업이 끝나면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유인물에 주석을 달고, 실전 상황을 상상하며 스스로 반복 학습을 이어갔다.

“수업에서 받은 유인물, 선생님이 흘려 말한 팁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정리했어요. 이걸 그냥 넘어가면 나중에 뭔가를 놓칠 거라는 생각이 늘 있었죠.”

여기에 그는 SNS 활용 교육까지 병행했다. ‘시크릿 인스타그램 과정’을 통해 떡케이크를 알리는 전략, 해시태그 활용, 고객과의 소통 방식 등을 체계적으로 익혔다.

“온종일 떡을 만들고, 밤에는 마케팅 강의를 들었죠. 체계적으로 배운 덕분에 지금은 제 작업을 꾸준히 알릴 수 있어요.”

그녀의 몰입은 결과로 이어졌다. 2023년 ‘대한민국 월드 푸드 챔피언십’ 전시경연 부문 금상,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최우수상, 2024년 ‘대한민국 국제요리&제과 경연대회’ 전시경연 금상, 농촌진흥청장 최우수상 수상 등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모두 입상한 그녀는, 그간의 집중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처음부터 창업이 목표였기 때문에 집중도 자체가 달랐어요. 내게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죠.”

현재 현미 씨는 김포 고촌 지역을 중심으로 예약 픽업 방식으로 꽃떡을 판매하고 있다. SNS와 지역 맘카페를 통해 고객과 소통하고 있으며, 단골손님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꽃떡이 만든 연결,
공동체를 위한 시간

떡 위에 올린 앙금 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을 전하는 도구이자, 누군가의 하루를 위로하는 마음이다. 유현미 씨는 배운 기술을 공동체와 나누는 데 주저함이 없다. 장애인 복지관, 자폐·지적장애인 시설 등에서 떡케이크 수업을 열며 기술을 공유하고, 함께 빚는 기쁨을 전하고 있다.

한 수강생은 수업이 끝난 후 현미 씨에게 동화책 <좋은 날엔 꽃떡>을 선물했다. 마을 사람들에게 떡을 빚어 위로와 축하를 전하는 주인공의 이야기. “선생님이 꼭 그 주인공 같아요.”라는 그 말은 지금도 그녀의 마음에 남아 있다.

“고작 떡 하나일지 몰라도, 누군가에겐 위로가 되고 축하가 되는, 하루를 바꾸는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유학 시절 공동체의 ‘밥을 짓는 언니’였던 그는, 이제는 마을을 잇는 ‘떡을 빚는 이웃’이 되었다.

삶을 바꾼 건 작은 용기 하나였다

창업 초기, 그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사업자 등록을 마친 후 첫 홍보를 시작했지만, 주문이 들어오는 것이 오히려 두려웠다. 포털 사이트에 처음 등록한 날, 쉴 새 없이 걸려오는 광고 전화에 지쳐 거칠게 대응했는데, 알고 보니 한 통은 실제 고객의 주문 전화였다.

“그분 덕분에 정신이 번쩍 들었죠. 지금은 그분 가족 전체가 단골이에요.”

현미 씨는 이후 자신의 실수와 경험을 SNS에 솔직하게 공유했고, 그 진정성은 사람들의 마음에 닿았다. 아이들도 엄마의 일에 응원을 보낸다.

“엄마가 뭔가를 만들고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걸 아이들이 알아요. 때로는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지만 기꺼이 기다려줘요.”

요즘 그는 여름 비수기를 대비해 제과 상품을 개발 중이다. 동시에 기존 소상공인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전문 강의가 제도적으로 마련되길 바란다.

“중·고급자 또는 스킬업 같은 고급 강의가 국민내일배움카드와 연계된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기회는요, 그냥 오는 게 아니라 알아볼 수 있어야 해요.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모르고 지나치면 그건 기회가 아니거든요. 저도 몰랐다면, 지금 이 일은 없었을 거예요. 주변에 있는 도움을 잘 찾아보고, 주저하지 말고 활용해보세요. 그게 인생을 바꾸는 시작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유현미 씨는 오늘도 떡을 빚는다. 그리고 누군가의 하루에, 조용히 꽃 한 송이를 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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