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하다 보면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생성형 AI가 원하는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이끄는
신직업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글. 강진우
생성형 AI는 사용자의 지시에 맞춰 여러 형태의 결과물을 내놓는 ‘콘텐츠 제작의 주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결과물의 완성도는 전적으로 사용자에게 달려있다. 사용자가 어떤 지시를 어떤 형태로, 얼마나 구체적으로 정확하게 전달하는지에 따라 생성형 AI가 만들어 내는 결괏값의 수준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이러한 생성형 AI의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지시를 전달하고 원하는 결과물을 얻어내는 ‘AI 시대’의 새로운 직업이다.
생성형 AI 사용자는 전문적이고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가 아닌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쓰는 말, 즉 자연어를 활용해 생성형 AI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이 메시지를 ‘프롬프트(Prompt)’라고 하는데,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프롬프트의 논리 구조와 맥락, 명확한 지시어, 결과물 도출을 위해 필요한 데이터 등을
체계적으로 설계하고 입력함으로써 생성형 AI의 성능과 결과물의 완성도를 극대화한다.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일은 언뜻 생각하기에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정반대다. 2022년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대회’의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작품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은 게임 기획자 제이슨 앨런이 생성형 AI ‘미드저니’로 만들었는데, 앨런은 80시간에 걸쳐 900여 개의
세세한 프롬프트를 작성한 끝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전문적인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왜 필요한지를 실감할 수 있는 일화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중요성은 대중에게 생성형 AI의 위력을 알린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2년이 조금 넘은 시점이기에,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되는 왕도는 정립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공계와 깊은 관련이 있는 여느 AI 분야와 달리,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인문학적 소양이 한층 강조되는 직업이다.
프롬프트는 사람이 사용하는 자연어로 프롬프트를 입력한다. 따라서 한국어·영어 등을 능숙하고도 정확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제한된 단어 내에서 최상의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 프롬프트를 작성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인문학적 통찰력이 요구되며, 프롬프트의 논리 구조를 더욱 치밀하게 만들기 위한 철학적 사고도
필요하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대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의 에단 몰릭 교수가 자신의 SNS에 ‘앞으로는 분명 인문학 전공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밝힌 이유다.
물론 컴퓨터공학·소프트웨어공학·인공지능학 등 생성형 AI 관련 지식을 갖추고 있으면 더욱 좋다. 아울러 최근 속속 개설되고 있는 프롬프트 엔지니어 양성 과정을 수강하고 민간 자격증을 취득하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생성형 AI의 위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정부·지자체·공공기관·기업 등 다양한 형태의 조직에서 생성형 AI 활용성을 고도화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활약상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