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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NO!
회식 자리에서 하면 안 되는 말

회식(會食)은 직장이나 단체의 구성원들이 함께 식사를 하며 관계를 돈독히 하는 모임을 뜻한다.
상사, 동료, 후배가 한자리에 모여 술잔을 나누고 소통하는 이 문화는 오랜 시간 동안 조직 내 결속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아왔다. 슬기로운 회식을 위해 ‘회식 금지어’를 알아두자.

글. 편집실 
자료.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대응 매뉴얼(고용노동부), <MZ세대와 조직문화>, 표준국어대사전 외

동료 간의 유대감 형성, 협업의 윤활제

회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평소 업무 중 나누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편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업무 속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개인의 면모를 알게 되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면서 동료 간 신뢰와 팀워크가 높아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 신입사원에게는 조직 문화를 체험하고 선배들과의 거리감을 줄일 수 있는 자리로도 기능한다.

그렇다고 해서 회식이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만을 낳는 것은 아니다. 특히 언어 사용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회식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요즘 애들은 말이야”, “결혼은 했니?”, “남자는 술을 좀 마실 줄 알아야지”와 같은 발언은 듣는 이에게 불편함을 줄 뿐만 아니라, 세대 간 감수성 차이를 드러내며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표현은 때로는 성 고정관념이나 직장 내 위계를 무의식적으로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최근 직장 내 세대 구성원이 다양해지면서, 회식의 의미도 바뀌고 있다. 더 이상 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이 아닌, 자발적인 참여와 자유로운 분위기를 존중해야 하는 자리로 인식된다. 특히 외모나 사생활, 개인 신념에 대한 언급은 회식 자리에서 피해야 할 대표적인 주제다.

예컨대 “그 나이에 그 직급이면 안 늦었나?”, “나라면 진작에 퇴사했을 거야”와 같은 말은 개인의 노력과 상황을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조직 내 위계문화를 강화하는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편한 자발성, 긍정적 에너지가 핵심

많은 기업이 이제 ‘강요 없는 회식’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점심 회식이나 음주를 배제한 간단한 식사 자리가 선호되며, 회식 여부를 사전에 구성원들과 상의하거나 불참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일부 기업은 회식 중 금지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내부 교육에 활용하기도 한다. 이는 건강한 언어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자, 조직 내 갈등을 줄이기 위한 예방책으로 볼 수 있다.

존중이 회식을 바꾼다. 직장 내 회식 문화는 시대와 구성원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자리가 진정으로 소통하고 관계를 쌓는 ‘건강한 쉼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회식 자리에서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상대방의 감정을 배려하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존중은 말에서 시작되고, 회식 문화의 품격도 그 언어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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