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후진국형 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하며,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불시 점검과 현장 중심 대응에 나섰다.
구성·자료. 고용노동부
고용노동부는 지난 7월 말부터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전국 고위험 사업장에 대해 대대적인 현장 점검을 시작했다.
7월 22일 임명된 김영훈 장관은 첫 공식 일정으로 수도권 건설현장을 예고 없이 방문해 추락 방지 시설 설치 여부 등 핵심 안전수칙 이행 상태를 확인했다. 현장에서는 일부 법령 위반 사항이 적발됐고, 김 장관은 “여전히 현장에는 ‘설마’ 하는 안전불감증이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후 7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산업현장 점검을 직접 주 1회 이상 실시하겠다”고 보고하며, 산업재해 구조 자체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폭염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지난 7월 30일에는 동탄의 한 물류센터를 불시에 방문해 폭염 대응 실태도 점검했다. 이번 점검은 지난 7월 22일
건설공사 현장에 이은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의 두 번째 현장행보로, 폭염에 특히 취약한 실내 물류 작업장의 실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조치다.
김 장관은 자신을 ‘산업안전감독관’이라 자처하며 현장 점검의 필요성을 직접 강조해왔다. 그의 이같은 행보는 현장 중심의 실질적 대응을 중시하는 입장을 반영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8월 6일 전국 17개 시·도 노동 담당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산업재해 및 임금체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중앙-지방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지방자치단체 협업 사례를 공유하고, 현장 중심 노동권 보호 강화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 정부는 지방공무원에게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부터 고용노동부는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택배업체 주요 5곳을 대상으로 합동 불시 점검에 돌입했다. 폭염 속 노동자 보호, 과로 방지, 불공정 하도급 관행 근절 등을 중점 점검했다.
이어 8월 7일 김영훈 장관은 끼임사고가 반복된 경기도 안양의 제조업 사업장을 불시 점검했다. 산업안전감독관, 안전공단, 민간예방기관과 함께 현장을 점검하고, 외국인 노동자들을 격려하며 차별 없는 안전한 작업환경을 당부했다. 김 장관은 산업안전감독관들과의 간담회에서 ‘산업안전 특공대’로서의 자부심과 책임을
나누며 서로 격려했다. 한편, 8월 21일에는 전라북도 전주시에 있는 종이제품 제조업 사업장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산재 예방을 위한 경각심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라며, “비용보다 생명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현장 점검과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는 589명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추락(38.5%), 끼임(11.2%), 부딪힘(8.5%) 등 이른바 ‘후진국형 사고’가 전체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재해 유형을 분석해 산업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12대 핵심 안전수칙’을 도출했다. 김 장관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에서 12대 중과실을 엄중히 다루듯, 후진국형 사고에 대해서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산재현황, 밀폐공간·위험기계 보유 등을 기반으로 고위험 사업장 2만6천 곳을 우선 선정해 추진된다. 각 사업장에는 전담 감독관을 지정하고, 불시 점검을 원칙으로 하는 밀착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산업안전감독관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인력 총 900명은 2인 1조로 편성되어, 안전관리 취약
사업장을 사전 예고 없이 불시에 방문해 점검·감독을 실시한다. 각 사업장은 최소 1회 이상 직접 방문 점검을 받으며, 필요 시 재점검을 통해 위험 요소의 완전한 시정 여부까지 확인하게 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산업안전감독관은 이제 과거와는 다른 역할을 해야 한다”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법에 따라 엄정히 대응해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감독관과의 직접 소통 체계도 구축하겠다”며, “노동자의 안전 문제는 반드시 현장에서 달라졌다는 체감이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도 긴밀히 협력해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산업안전 특공대장을 자처한 김영훈 장관의 진심행보와 특공대의 활약이 앞으로 선진국형 산업현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