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땠을까

‘죽은 자의 목소리’
현실이 되어선 안돼

<노무사 노무진>이 보여준 리얼리티

최근 노동현장에서 재해로 인한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며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노동현장에서 사망한 이들의 넋을 보는 노무사 이야기를 그렸다.
그저 드라마 속 이야기라면 얼마나 좋겠냐만, 이마저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더욱 안타깝다.
드라마가 비춰낸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자.

글. 차유미  사진. mbc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 공식 포스터

드라마보다 더 리얼한, 뉴스보다 더 가까이서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죽은 자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노무사’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우리 사회에서 실제 벌어진 재해사망 사건들을 에피소드화했다. 이야기마다 등장하는 '죽은 자'들은 허구의 인물이지만, 그 서사의 바탕은 뉴스에서 접했던 실제 사건들이다. 드라마의 허구성이 오히려 현실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아이러니다.

특성화고 3학년 학생이 현장실습 중 중장비 사고로 목숨을 잃는 장면은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자행되는 미성년 노동착취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 2017년 제주 생수공장, 2021년 여수 요트장 실습생의 안타까운 죽음이 떠오른다. 드라마에서처럼 기업과 학교는 책임을 회피하고 사건은 흐지부지된다. 하지만 이는 허구가 아니라 지금도 반복되는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의 뼈아픈 현실이다. 배움의 터전이 노동착취의 현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반복되는 온열질환 사망, 막을 수 없었나

마트에서 일하던 청년 윤재의 유체이탈 에피소드는 또 다른 사회적 경고음이다. 35도를 넘나드는 지하주차장, 냉방도 없는 환경, 지켜지지 않는 휴식시간 속에서 결국 심각한 탈수로 쓰러지는 모습은 단순한 극적 장치가 아니다. 2021년 하남 대형마트 아르바이트생 사망 사건에서 비롯된 에피소드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온열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과거형이 아니다. 2018년 울산 공원 공사 현장, 2024년 전남 해남 배추밭 미등록 외국인 노동자, 2025년 7월 경북 구미 아파트 공사장 베트남 국적 일용직 노동자까지. 유사한 사례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일터의 안전이 ‘운’에 맡겨진 동안, 노동자의 죽음은 ‘반복되는 뉴스’로만 소비되고 있다.

반복되는 위험, 사라져야 한다

드라마 <노무사 노무진>은 극적 허구를 통해 현실의 비극을 투영한다. 하지만 돌아올 수 없는 노동자들을 위한 제도 개선은 드라마보다 더 절실하다.

고용노동부는 2025년 7월 23일부터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를 본격 시행했다. 전국 취약사업장에 전담 감독관을 지정하고, 12대 핵심 안전수칙을 바탕으로 불시 점검과 즉각 시정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기업의 책임감, 노동자의 권리 보장, 사회적 감시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죽은 자의 목소리’가 아닌 살아 있는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는 일터가 ‘픽션’이 아닌 ‘현실’이 되기를 바란다. 반복되는 위험이 사라지고,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로 나아가길 간절히 소망한다.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 3가지 핵심 POINT!

  • POINT ①

    전국 고위험사업장별 전담 감독관 지정

  • POINT ②

    12대 핵심 안전수칙 선정

  • POINT ③

    불시 점검을 통한 적발·시정조치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