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도입된 고용보험 제도가 올해 30주년을 맞았다.
단순한 실업급여 지급 제도로 시작된 고용보험은 지난 30년간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굵직한 경제·사회적 위기를 거치며 대한민국 사회안전망의 핵심축으로 자리 잡았다.
구성·자료. 고용노동부
고용보험 도입 30주년을 맞아 2025년 9월 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고용보험 30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 행사는 고용보험이 지난 30년간 근로자의 실업 시 생계 보장과 재취업 지원을 통해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해온 성과를 돌아보고, 노동시장 변화에 맞춘 미래 발전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기념사, 축사, 주제 영상 상영, 기념 퍼포먼스와 함께 고용보험 제도 발전 유공자 33점에 대한 포상도 진행됐다.
고용보험은 1995년 도입된 사회보험 제도로, 근로자가 실직했을 때 실업급여 지급, 직업훈련, 고용유지 지원 등을 통해 생계와 재취업을 돕는다. 임금근로자에서 시작해 예술인·노무제공자·플랫폼종사자까지 적용 대상을 넓혀왔으며, 현재 1,500만 명 이상이 혜택을 받고 있다.
고용보험의 진가는 경제 위기 때마다 입증됐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대량 실업 사태에서 실직자들의 생계를 보장하며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실업급여와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해 기업의 고용 유지와 실업자의 재취업을 지원하는 완충 역할을
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는 전례 없는 규모의 지원을 통해 경제적 충격을 완화했다. 현재 2024년 기준 180만 명이 실업급여를, 313만 명이 직업훈련 지원을 받고 있어 그 역할이 지속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기 임금근로자 중심이었던 고용보험은 변화하는 노동시장에 맞춰 적용 범위를 꾸준히 넓혀왔다. 4대 보험 중 가장 늦게 도입됐지만 1998년 가장 먼저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며 제도적 기반을 다졌다.
최근에는 프리랜서, 특수고용직 등 비전형 노동자 증가에 대응해 2020년 예술인을 시작으로 2021년 노무제공자, 2022년 플랫폼종사자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현재 1,537만 명이 고용보험 혜택을 받고 있다.
고용보험은 다가올 30년을 위해 또 한 번의 큰 변곡점을 앞두고 있다. 2025년부터는 고용보험 가입의 오랜 기준이었던 ‘주 15시간 이상 근로’ 규정이 폐지되고, 소득을 기반으로 하는 전면적인 개편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이는 N잡러의 증가와 고용 형태의 다변화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고용보험의 문턱을 낮춰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더욱 유연하고 포괄적인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려는 노력이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고용보험은 단순한 실업 부조를 넘어 평생직업 시대에 발맞춰 직업 훈련 지원 등을 강화하며 ‘일할 기회’를 제공하는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의 핵심으로 그 역할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