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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과 ‘콰이어트 퀴팅’에 대처하기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7명이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여기에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는 ‘콰이어트 퀴팅’ 현상도 더해져 사회적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글. 차유미  
자료. 잡코리아 ‘번아웃 증후군 경험’ 설문 외

번아웃,
이제 직장인의 보편적 경험

‘번아웃(Burnout)’은 1970년대 심리학자 크리스티나 매슬라크가 개념화한 용어로, 정서적 소진, 냉소, 성과 저하라는 특징을 보인다. 최선을 다해 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 동력이 끊기고, 작은 일에도 무기력과 짜증이 몰려오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성실함이 오히려 독이 되어 자신을 갉아먹는 상황, 그래서 번아웃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현대 직장병이라 불린다. 이런 ‘번아웃 증후군’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ICD) 체계에 정식 등재하기도 했다.

지난 6월 잡코리아가 직장인 34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69%가 ‘번아웃 증후군을 겪었다’고 답했다. 특히 30대에서 가장 높은 75.3%의 경험률을 보였다. 한편, 번아웃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무량 경감(60%), 생성형 AI 등 AI 및 자동화 도구에 대한 접근성(36%), 기술 지원(34%)이 필요하다는 답이 나오기도 했다.

직장생활 중, 번아웃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콰이어트 퀴팅, 조용한 거리 두기

최근 번아웃과 함께 주목받는 현상이 ‘콰이어트 퀴팅(Quiet Quitting)’이다. 이는 회사를 그만두지는 않되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며 추가적인 노력이나 헌신을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콰이어트 퀴팅은 단순한 태업이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자기보호 메커니즘으로 해석된다. 과도한 업무와 낮은 보상, 미미한 존재감에 지친 직장인들이 선택하는 소극적 저항의 형태다. 불타버린 뒤 쓰러지기보다, 애초에 선을 긋고 균형을 찾으려는 스스로 찾은 안전장치인 셈이다.

갤럽이 지난 6월 미국 직장인 1만 5,0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 절반은 자신이 맡은 업무 중 최소한만 소화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런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하다

번아웃에 지쳐 있든, 콰이어트 퀴팅을 고민하든, 그것은 나약함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려는 신호이다. 대단한 대책이나 완벽한 회복이 아니어도 괜찮다. 동료들과의 솔직한 소통, 취미 활동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그리고 무엇보다 일과 삶의 명확한 경계 설정이 도움이 된다. 업무 시간 외 메시지 확인을 자제하고, 주말에는 완전히 일에서 벗어나는 연습이 필요하다.

때로는 속도를 늦추고, 때로는 잠시 멈추는 것이 더 멀리 갈 수 있는 지혜다. 당신의 가치는 야근 시간이나 성과 지표로 매겨지는 것이 아니다.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내일은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져보자. 당신은 충분히 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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