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중장년고용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장년고용강조주간’을 맞아 전국에서 다양한
채용지원 행사가 마련됐다. 중장년고용 활성화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한 것.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해법을 찾아 나선 현장을 담았다.
글. 김주희 사진. 김경수
일할 의지가 있는 중장년층이 정년퇴직이나 구조조정 등의 이유로 일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많다. 퇴직한 후에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곤 한다. 초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중장년들이 활발하게 일하는 환경이 갖춰져야 하는 터. 전국의 중장년내일센터에서는 다양한 정책과 서비스를 통해 중장년일자리 창출
및 재취업을 지원하는 중이다.
노사발전재단 경기중장년내일센터는 만 40세 이상 중장년의 평생 현역을 위해 생애경력설계서비스, 퇴직 예정자를 위한 전직스쿨 프로그램, 재취업을 위한 재도약 프로그램 등 종합고용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경기 지역 기업을 대상으로 애로사항과 고용 현황을 진단·분석하고, 채용부터 정년연장 등 계속고용제도까지
안정적인 고용 환경을 지원하는 중이다. 지난 9월 17일에는 특별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목받았다. 이관민 선임컨설턴트는 실효성 있는 지원책을 모색하고자 원탁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매년 9월 셋째주, 장년고용강조주간을 지정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장년고용강조주간 20회를 맞이해 전국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는데요. 경기중장년내일센터는 고용노동부 경기지청 수원고용복지플러스센터와 협력해 기업과 중장년, 사업주 단체, 고용지원기관 담당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중장년, 기업의 내일을
열다’라는 원탁회의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파악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한층 의미를 더한다. 근로자와 기업 그리고 유관기관이 함께하는 통합적 관점을 통해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수원컨벤션센터 회의실에서 진행된 회의에는 중장년 재직자·구직자 뿐만 아니라 11개사 기업 담당자, 인천·안산·평택·용인·화성중장년내일센터와 노무사 등 총 43명이 참석했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한 부분은 참석자였습니다. ‘어떤 분들의 의견을 들어야 정책 지원이 효과적으로 전파될 수 있을까?’, ‘중장년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정년 연장 등 지속 가능한 고용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까?’ 고민했죠. 의견 경청 못지않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했고, 다양한 목소리들이
흩어지지 않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과정도 고려했습니다. 각 기관의 전문가들이 힘을 보탠 덕분에 ‘활짝 열린’ 소통의 장을 만들 수 있었어요.”
2시간에 걸쳐 진행된 행사는 지역고용네트워크 경과보고를 비롯해 기업의 중장년고용 애로사항과 개선점 경청, 중장년 재취업 사례 소개 그리고 질의응답 시간으로 구성했다. 가장 먼저 경기중장년내일센터와 수원고용복지플러스센터의 일자리 협력망 ‘지역고용협의체’ 2025년 경과보고가 진행됐다. 고용부의 종합지원을 받은
기업 사례도 공유했는데, 각 기업은 좋았던 점과 개선 사항를 제안해 주목받았다. “기존에는 중장년 채용을 인맥이나 내부 추천을 통해 일부 직종에 한정해 진행했는데, 앞으로는 전 직무로 채용 범위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중장년 구직자들이 전직을 위해 자격증 취득, 일경험제 참여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등 긍정적인 피드백이 이어졌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잦은 입·퇴사는 리스크가 될 수밖에 없잖아요. 기업 담당자님이 ‘중장년이 청년보다 적응도 빠르고 이직률도 현저히 낮다, 중장년 채용을 늘려갈 것’이라고 하신 말씀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청년과 중장년, 기업이
서로 상생하는 일자리가 되면 가장 좋겠지만, 한 살이라도 어린 근로자를 채용하고자 하는 기업이 많은 현실이라서 더욱 인상 깊게 다가온 것 같아요.”
중장년 구직자의 목소리도 깊은 울림을 더했다. ‘경력’보다 ‘나이’를 먼저 보는 고용시장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인생 2막을 새롭게 연 취업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 것. 한 중장년 구직자는 “기업의 입장과 고용 동향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을 얻은 자리였어요”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를 통해 ‘중장년 경력지원제’에 대해 알게 된 지방자치단체 담당 주무관은 중장년의 일경험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등 유의미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경기중장년내일센터는 이번 원탁회의를 통해 나온 의견을 충실히 수렴하고, 이를 서비스로 확대·연계할 계획이다. 노사발전재단 김현규 중부지사장은 “중장년과 기업, 지역 산업을 연결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일자리 확대를 위해 기업 애로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현장과 소통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경기중장년내일센터 마계희 소장 또한 더욱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서비스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해 12월,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습니다.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장년 채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에 들어섰는데요. 원탁회의에 참석한 기업과 중장년 근로자의 의견을 바탕으로 기업에서 필요한 적합 직무를 발굴할 것입니다. 또 이를 지원하기 위해 중장년 우수인재 풀을 구축하고 기업에 인재를
추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함께 그리고 멀리’ 가려거든 보폭과 속도, 방향 그리고 마음을 맞춰야 한다. 이번 원탁회의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연결하며 이인삼각을 실현한 경기중장년내일센터. 앞으로도 모두가 상생하는 지속 가능한 동행을 모색하고, 중장년고용의 새로운 미래를 활짝 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