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 캔 스피크> 속 옥분 할머니는 동네 구청에 수백 건의
민원을 넣으며 ‘민원왕’이라 불린다. 처음엔 귀찮은 존재처럼 보였지만,
그 민원의 바탕엔 동네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는 진심이 있었다.
결국 옥분 할머니는 한 사람의 목소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사례는 행정도 마땅히 그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글. 편집실
이미지 출처. 영화 <아이 캔 스피크> 공식 포스터
민원 현장은 늘 살아 있는 정책의 시험대다. 고용노동부는 국민 생계와 밀접한 민원, 권리구제,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한 민원을 다루는 만큼, 현장의 직원들이 체감하는 애로사항이나 제도개선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2024년 12월 기존에 운영하던 ‘일반제안’ 제도를 한층 발전시켜 ‘열린제안’을 새롭게 선보였다.
‘열린제안’은 고용노동부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올리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별도의 게시판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업무망 메인화면에 ‘열린제안’ 게시판을 배치해 접근성을 높여 직원들이 현장에서 직접 마주하는 문제점과 개선 아이디어를 폭넓게 제안할 수 있게 하였고, 수집된 안은 본부 담당 부서의 검토와 논의를 거쳐 실현 가능성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직원들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상·하반기 우수제안 선정 및 매월
우수 제안자·답변자를 선정하여 소정의 상품을 제공하고, 우수 제안으로 선정된 사례는 공지하여 직원들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에 ‘열린제안’으로 개편된 이후 접수 건수는 167건(월평균 15건)에서 424건(월평균 50건)으로 233%, 제안자는 82명에서 261명으로 218%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국민의 생활과 직결되는 우수 제안들은 실제 정책과 제도개선에 반영하여 현장의 목소리가 행정 혁신으로 이어지도록 했다.
익산지청에서는 고령자와 노안 민원인을 위해 ‘큰 글자 심리검사 책자’를 제작·배포할 것을 제안했다. 실제 심리검사는 국민취업지원제도·구직자도약패키지 참여 시 필수 절차인데, 고령자에게는 작은 글씨가 큰 불편이었다. 제안의 반영으로 큰 글씨 책자가 배포되면서, 민원 만족도와 행정 효율성이 모두 향상됐다.
이 외에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가 국민내일배움카드 이용 시 상담사를 거치지 않고 참여자가 임의로 수강신청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산 시스템을 개선하여 민원인 편의를 도모했다. 그리고 고용조정의심 사업장이 전산에 등재되는 시점을 개선하여 행정처분, 고용허가제 재발급이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등 민원 해결과 업무 효율을 동시에 개선한 사례도 있다.
‘열린제안’의 궁극적인 목적은 단순한 내부 업무 개선을 넘어 국민이 체감하는 민원서비스 품질 향상에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세심한 제안이 정책과 행정 절차에 곧바로 반영되면 민원 처리의 신속성과 정확성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대기·반복 민원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행정은 결국 국민을 위한 것이다. 공무원 개개인의 창의와 열정이 모여 하나의 정책이 되고, 그 정책이 국민의 삶을 개선할 때 국민은 행정을 신뢰하게 된다. 고용노동부의 ‘열린제안’과 같은 제도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현장 중심의 적극행정 문화가 확산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