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1도
함께 살아가고
함께 땀 흘려 일하는 동지
안산지청 외국인력팀 김종민 팀장
외국인 이주노동자와 함께 일하는 길을 만들고, 넓히고, 끊기지 않게 잇는 일. 고용노동부 안산지청 외국인력팀은 고용허가제 22년의 현장에서 그 길을 법으로 다지고, 이름으로 이어 왔다. 이주노동자가 일하고 생활하는 현장에서 이들이 지키고자 한 것은 결국 한 가지였다. 서로 다른 언어와 국적을 넘어, 같은 일터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존중받는 일이다.
글. 차유미
사진. 오충근
법이 사람을 지키는 자리
안산지청 외국인력팀은 안산과 시흥 지역의 사업주와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고용허가제와 관련한 업무를 담당한다. 고용허가제는 내국인 채용이 어려운 중소기업이 합법적으로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제도다. 이주노동자는 점수제를 통해 사업장에 채용돼 입국하고, 팀은 취업 기간의 체류 관리부터 출국과 재입국에 이르기까지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안산은 고용허가제 초기부터 이주노동자를 많이 고용해 온 대표적인 지역이다. 사업장과의 협조도 비교적 원활하지만, 상시 30인 이하 사업장이 83%에 이르고 노후화된 공단이 많아 근무환경이 매우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고용허가제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 연수생 제도에서는 민간 위탁업체의 불법 수수료 징수와 불법체류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 기관 중심으로 운영되는 제도로 출발했다. 김종민 팀장은 무엇보다 원칙을 강조한다.
“고용허가제는 외국인 노동자가 입국하는 순간부터 출국까지 정부가 관리하는 만큼 철저히 법의 테두리 안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낯선 땅에 안전한 하루를 놓다
현장을 살피다 보면 제도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보인다. 안산지역에는 노후화된 공단이 많고, 사업장 건물을 숙소로 사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도점검 과정에서 숙소 시설을 확인한 것이 시설개선 사업의 시작이었다. 안산지청은 지자체의 숙소 관련 재정 지원, 보건소의 방역·위생점검, 소방서의 화재 예방 업무를 연결했다. 각 기관의 역할을 조율하고 사업주 설문조사와 현황 통계를 확인하며 컨트롤 타워 역할을 맡았다.
숙소를 개선하는 과정에서는 사업주의 부담도 함께 살폈다. 외국인 노동자에게 숙소를 제공하는 일은 사업주에게 금전적인 추가 지출이거나 관리의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주의 부담을 덜면서도 노동자의 거주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었다. 김종민 팀장은 숙소 개선의 효과를 과장하지 않았다.
“숙소(기숙사) 시설이 개선된다고 해도 혁신적인 변화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다만 국내에 머무는 동안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거창한 변화를 약속하기보다 하루를 안전하게 보낼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평행선에도 건널 수 있는 길이 있다
올해로 고용허가제는 22주년을 맞았다. 김 팀장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제도가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앞으로의 방향을 ‘상생’에서 찾는다.
“사업주와 노동자는 이해관계가 다를 수 있지만, 고용허가제에서는 서로 돕고 이해하는 상생의 가치를 실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일터에서 일해야 하는 현실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는 말이다.
현장의 사업주들은 종종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사업을 할 수가 없어”라고 말한다. 소위 ‘3D’ 업종을 비롯해 단순 노무 분야에서 이주노동자가 많은 부분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이들을 단순히 인력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외국인 이주노동자는 함께 살아가고 함께 땀 흘려 일해야 하는 동지라고 생각합니다.”
1970~80년대 독일의 광산과 병원, 사우디의 건설 현장으로 떠나 땀 흘려 일했던 한국 노동자들 역시 낯선 나라에서 같은 노동자로 받아들여졌다. 이제는 우리가 그 자리에 서 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일터에서 하루를 보내는 시대, 그 관계를 동료의 자리로 옮겨가는 것이 김 팀장이 생각하는 상생이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일터에서 하루를 살아갑니다
외국인 노동자는 함께 일하는 동료입니다
함께 일한다는 것
이주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는 일터 안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현재 고용허가제의 송출국은 18개국이다. 김 팀장은 이들이 한국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가 본국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주노동자를 대할 때 최대한 성의 있고 친절하게 일하려 한다고 말한다.
“고용노동부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가 대한민국의 인상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한 나라의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가 마지막으로 꺼낸 이야기는 자신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 관한 것이었다. 고용허가제 업무는 민원이 많고 전화도 많으며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는 업무지만,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에게는 고생한다는 말 한마디가 잘 전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저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게 “고생한다”는 말 한마디가 건네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주노동자를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하고, 안전한 하루를 만들고, 같은 일터의 동료로 바라보는 일. 결국 그 모든 일은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