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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막했던 시간 끝에서
다시 출발선에 서다

고용센터 상담사와 함께 취업의 방향을 찾은 박예랑 씨

낯설고 막막했던 취업 준비의 시간 끝에 박예랑 씨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김주아 상담사와 함께 취업을 준비한 그는 지금 경남 창원의 제조업체 ㈜동우정공에서 생산관리자로 근무하고 있다.

글. 김혜영  사진. 김근호

“하나씩 알아가는 게 재미있어요”

취업한 지 한 달 반. 아직은 모든 것이 처음이다. 하지만 박예랑 씨는 요즘 회사에 출근하는 시간이 꽤 즐겁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다는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하나씩 알아가는 게 재미있어요.”

현재 그는 ㈜동우정공에서 릴리프 밸브 생산과 관련된 생산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업무 자체도 처음이지만, ‘회사 생활’이라는 경험 자체가 처음에 가까웠다. 올해로 서른. 늦은 나이에 사회생활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부담도 없지 않았다.

“나이로 보면 조금 늦은 시작일 수도 있는데, 그래도 배우는 과정 자체가 재미있다고 느껴져요.”

무엇보다 회사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직원분들도 그렇고 회사 분위기 자체가 되게 좋아요. 시스템도 유연한 느낌이고, 사람들도 잘 대해주시고요. 그래서 적응도 조금 빠르게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창원고용복지플러스센터 김주아 상담사 역시 현재 회사를 추천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규모가 아주 큰 회사는 아니지만 업계에서 꾸준히 운영돼 온 기업이었어요. 저는 청년들에게 회사를 추천할 때 단순히 채용 공고만 보지 않거든요. 직원들이 오래 근무하는지, 조직 분위기는 어떤지, 복지는 어떤지까지 같이 봐요.”

특히 김 상담사는 오랜 취업지원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오래 다닐 수 있는 환경’인지 중요하게 살폈다고 말했다.

“예랑 씨는 이전에 강사 활동도 했고, 안정적이지 않은 일을 오래 경험했던 친구였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안정적으로 꾸준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막막했던 취업 준비, 함께여서 든든했어요

처음부터 취업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예랑 씨는 이전까지 예체능 관련 활동과 강사 일을 해왔고, 제조업 분야는 2년 전 몇 개월 근무해 본 게 다였고, 취업은 거의 처음이었다. 채용 공고를 볼 때마다 벽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많았다.

그러던 중 인터넷을 통해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알게 됐다. 하지만 센터를 직접 찾아가는 일 역시 쉽지는 않았다. 그러나 센터에서 처음 만난 김주아 상담사의 인상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든든해 보였어요. 엄청 꼼꼼하셨거든요.”

김 상담사는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예랑 씨와의 상담을 공개 공간이 아닌 별도의 상담실에서 진행했다. 단순히 취업 정보만 전달하는 방식이 아니라, 청년 한 사람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 과정이 먼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청년마다 상황이 정말 다르거든요. 먼저 청년들의 고민과 어려운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이야기를 듣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상담은 일주일에 한 번씩 이어졌다. 상황에 따라 전화 상담도 병행했다. 예랑 씨는 새로운 직업 선택과 자신에게 맞는 회사와 직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예전에 강사 활동을 하면서 생활이 불규칙하다 보니 이제는 좀 더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런데 일반 회사나 직무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 어떤 일이 저와 잘 맞는지 고민이 많았던 것 같아요.”

고민이 많았던 만큼 그는 하나씩 취업 준비를 이어갔다. 상담사와 진로상담을 하며 적합한 직무 방향을 찾았고, 지게차 자격증을 준비했다. 또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면접 준비도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이력서 쓰는 법도 사실 잘 몰랐어요. 교육을 듣고 입사지원 컨설팅을 받으면서 ‘아, 이렇게 준비하는 거구나’를 처음 알게 됐죠.”

김 상담사는 창원 지역 제조업 특성과 예랑 씨의 성향을 함께 고려해 방향을 잡아갔다.

“처음에는 예랑씨가 취업시장 정보 자체를 거의 몰랐어요. 그래서 관내에 어떤 업종의 회사가 있고 어떤 회사가 안정적인지, 어떤 직무가 본인에게 잘 맞고 적합할지 다양한 검사 도구를 활용하며 계속 함께 이야기했죠.”

결정적인 기회는 고용센터 채용행사였다. 김 상담사는 ㈜동우정공 인사 담당자와 직접 소통해 예랑 씨에게 행사 참여를 권유했고, 평소 관심 있던 생산관리직 면접 기회에 맞춰 지원 준비를 도왔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도 직무에 맞게 새로 다듬어, 처음으로 완성도 있는 입사지원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지도했다.

예랑 씨는 이러한 과정들을 지나며, 처음보다 조금씩 생각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부족한 것만 계속 생각하면 기회를 놓치게 되더라고요. 안 하면 바뀌는 게 없으니까요. 실패를 해야 또 배우는 거고요.”

김 상담사 역시 그 변화를 느꼈다고 했다.

“처음에는 구직활동 자체를 주저했지만, 준비하면서 ‘한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보였어요. 저는 그 변화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부러지지 않고 오래 가고 싶어요”

예랑 씨는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잠시 고민한 뒤 이렇게 말했다.

“부러지지 않는 게 목표예요.”

힘든 순간이 와도 무너지지 않고, 유연하게 오래 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의미였다.

“너무 버티기만 하기보다는 힘들 땐 잠깐 쉬고, 다시 힘내서 오래 가고 싶어요.”

김 상담사는 그 말을 듣고 공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예랑 씨는 힘든 상황이 와도 다시 받아들이고 가보려는 마음이 있는 친구예요. 저는 그게 정말 중요한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도 그는 예랑 씨에게 “혼자 고민하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한다.

“취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거든요. 회사 안에서 적응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요. 힘든 일이 생기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편하게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예랑 씨 역시 취업을 고민하는 청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누구나 서툴고 미숙한 게 당연한 것 같아요. 그런데 겁먹고 안 움직이면 결국 바뀌는 게 없더라고요. 일단 어떤 것이든 시작해 보고, 그다음에 생각해 봐도 늦지 않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취업은 혼자 하는 싸움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었어요.
곁에서 같이 봐주는 사람이 있어서
끝까지 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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