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상생은 개인과 개인뿐 아니라 정책과 공동체가 함께 결승선으로 달려가는 과정이다.
몇 초의 승부로 끝나는 단거리 레이스가 아니라 수년, 수십 년을 두고 달려가는 마라톤과 같다.
한 사람의 우승자가 아니라 모두의 완주를 위해 지혜를 나누고,
기회를 연결하는 이들이 있다. 청주고용센터, 고용 어벤져스를 만나보자.
글. 차유미
사진. 김규남
청주고용센터가 담당하는 청주권역은 청주를 중심으로 북부권(진천, 괴산, 증평)과 남부권(보은, 옥천, 영동)으로 구분된다. 이 지역은 오송생명과학단지의 바이오헬스 산업, 오창산업단지의 스마트 IT 산업, 송두산업단지의 식품 산업, 옥천의 의료기기 산업 등 다양한 산업이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수도권이나 대도시에 비해 인력 수급이 쉽지 않은 중소도시 특성상,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필요한 인재를 모두 확보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청주권역은 전국 평균보다 실업률은 낮고 고용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청주고용센터의 ‘키움 컨설팅팀’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키움 컨설팅팀은 고용노동부 청주지청을 중심으로 충청북도, 충북중소벤처기업청, 충북기업진흥원, 충북테크노파크, 한국산업인력공단,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등 지역 내 산업 지원기관들이 모두 참여한 협업체다. 이들은 공동 컨설팅, 기업 설명회, 인재 채용, 사례관리, 우수기업 발굴 등 7개 세부 사업을 통해 통합
지원체계를 마련했다.
김상관 취업지원총괄팀장은 “기업도약보장패키지는 구인난을 겪는 기업을 위해 채용부터 근로 환경 개선까지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청주고용센터는 이 정책을 현실에 맞게 풀어내기 위해 각 기관과 지원정책을 하나로 모으는 데 집중했고, 그 결과물이 바로 키움 컨설팅팀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키움 컨설팅팀은 단순한 컨설팅에 그치지 않고, 각 기관이 제공하는 기업 지원정책을 총정리한 가이드북을 제작해 기업 담당자가 손쉽게 정책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이드북에는 인재 채용 장려금, 자금, 판로, R&D, 근로·산재, 시설지원 등 11개 분야에 걸친 총 178개 사업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직접 상담을 통해 취업 알선과 교육 연계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며,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2024년 하반기 기준으로 32개 기업, 420여 명의 취업 알선(지난해보다 32.1% 증가)이 이루어졌다.
청주고용센터는 앞으로도 지역 고용환경 개선을 위한 민·관 협력 모델을 지속 확산할 계획이다. 키움 컨설팅팀은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청주고용센터가 구직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올케어(All-Care)’ 서비스를 펼치며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고용촉진장려금 시범사업’을 중심으로 실업 해소와 지역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이 사업은 일자리가 절실한 구직자에게 실제적인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기업에는 필요한 인재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민취업지원팀 서은혜 팀장은 이를 위해 복지기관, 사회적기업, 공공기관, 상공회의소 등 10개 기관과 협의체를 구성해 다양한 공동 행사를 기획하고 있으며, 자립 준비 청년의 참여를 극대화하고 있다.
한편 직업훈련과 취업 연계를 위해 ‘직무체험 탐방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청주고용센터는 서울에서 청주로 이전한 한국전기공사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 훈련 희망자와 지역 내 구직자에게 직무 설명과 체험 기회를 무료로 제공했다. 현재는 IT 관련 기관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해 더 많은 분야에서 체험이 가능하다.
청주고용센터는 취업이 성사된 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간다. 취업자의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을 직접 방문해 컨설팅을 실시하고, 기업과 취업자 양측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실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자립 준비 청년 지원성과는 전국 대비 절반 이상을 청주에서 기록했으며, 실업급여 장기수급자와 구직도약패키지 연계를 통한 취업 지원, 현장 방문 컨설팅 등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신해민 기업지원팀장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외부 조직과 기관이 서로 하는 일을 공유하고 교류해야만 가능한 성과입니다”라며 “우리 센터는 배려와 양보를 바탕으로 한 건강한 조직 문화를 갖추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청주고용센터의 이 같은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은 지역사회 고용 안정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다른 지역의 모범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청주고용센터가 행정기관을 넘어 ‘아이디어와 배려가 샘솟는 일터’라는 점이 눈에 띈다. 대내외 협력체계뿐 아니라, 실무에서 나온 작은 아이디어 하나하나가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며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센터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작은 제안도 빠르게 실행에 옮겨지며 눈에 띄는 변화를 끌어내고
있다.
직업능력개발팀 최선 팀장은 “청주 지역의 직업훈련기관을 훈련 직종별로 정리한 디지털 지도 및 디지털 리플렛을 제작해 상담자에게 안내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QR코드를 찍으면 원하는 훈련기관의 위치, 개설 과정, 운영 시기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요. 상담 도중 한 직원이 ‘이런 게 있으면 좋겠다’는 말에
착안해 실제로 제작하게 됐습니다”라며, 실무자 중심의 빠른 실행력을 강조했다.
고객을 위한 작은 배려가 업무 효율로 이어진 사례는 또 있다. 업무 시작 전부터 몰리는 실업급여 신청자들을 위해 대기자석에 번호표를 부착한 것이다. 실업급여팀 김윤숙 팀장은 “센터 복도, 계단 등 좁은 공간에서 오래 기다리시는 분들을 위해 아침 8시부터 대기실을 개방하고, 도착 순서대로 앉을 수 있도록
번호를 붙였습니다. 아주 작은 변화지만 고객 불만이 현저히 줄었고, 접수도 훨씬 빨라졌어요. 이런 질서 있는 모습은 아마 우리 센터만의 자랑이 아닐까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김승희 청주고용센터 소장은 “이렇게 내외부 기관이 함께한 협의체가 형식이 아닌 유기적인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모두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책임감 덕분입니다. 기업과 근로자, 지역사회, 그리고 유관 기관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함께 고민했기에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키움 컨설팅을 비롯한
청주고용센터의 활동들이 단순한 논의의 장을 넘어 실질적인 변화와 상생의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소회를 전했다.